96년부터 이어 내려온 신뢰의 모임 매주 금요일 만나 고민·안부 나눠 80년대 개원, 80년대 학번, 80년대 출생의 치과의사들이 한날한시에 모여 앉아 ‘밥’을 나눈다. “청주에서는 율량동 쪽이죠.” 소위 ‘잘 뭉치는 모임’의 추천을 부탁하자 A 원장은 단호하게 율량동, 내덕동, 사천동을 중심으로 한 청주시 2반(반장 정광섭)을 첫 손에 꼽았다. 그러면서 OOO원장, △△△ 원장 등 충북지부와 청주분회 전·현직 임원들의 이름이 줄줄이 불려나왔다. 이렇게 잡힌 지난 8일 청주 율량동 소재 한 음식점에서의 약속. 모임 시간이 다가오자 하나 둘 공평하게 자리가 채워졌다. ‘중견이나 원로 치과의사 몇 분 나오겠지’했던 섣부른 예측은 깨지고 모임은 어느새 탁자 하나를 더 이어 붙여 제법 규모 있는 ‘한 끼’로 거듭났다. 이들은 놀랍게도 매주 금요일, 1년에 50여 차례나 이런 ‘루틴’을 거듭한다고 했다. 그것도 20년 동안이나. 이날 모인 치과의사 열일곱 명의 ‘스펙트럼’은 생각보다 더 다양했다. “혹시 같은 대학 출신인가요?”, “청주 쪽에 연고들이 있나요?” 연이어 질문을 던져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전혀”였다. 한국 사회에서 학연, 지연, 혈연의 ‘프레임’으로
표민영 분회장 취임 후 매월 식사 모임 수시 영화 번개·야구관람 “호흡 척척” “아~~ 따 형님 오랜만이요. 식사부터 하씨요. 그라제, 우리끼리는 다 형, 동생이구마~~ 잉” 지난 6월 27일 저녁, 걸게 차려진 민어·병어회를 앞에 두고 하나 둘 모인 목포분회(회장 표민영) 회원들의 식사자리가 펼쳐졌다. 40여명이 일렬로 놓인 상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외지인인 기자를 앞에 두고 잠깐 실랑이가 벌어졌다. 병어를 초장에 찍어 먹느냐 고추장에 찍어 먹느냐 잠시 의견이 갈린 것. 정답은 참기름과 버무린 고추장을 찍어 밥과 함께 쌈에 싸먹는다. 맛이 일품이다. 표민영 목포분회 회장(굿모닝치과의원)은 “회원들 많이 오라고 아침부터 계속 문자를 했다. 회원이 모두 참여하는 밴드를 만들어 수시로 모임을 갖는다. 6월에만 두 번이나 영화 번개모임을 가졌다. 7월 23일에도 광주로 기아팀 야구를 보러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표민영 분회장이 취임한 이래 목포분회는 매월 식사자리를 갖고 있다. 산하 5개 반회도 자체적으로 모임을 갖는다. 자꾸 모여 얼굴을 봐야 더 정도 들고 돈독해진다는 것. 모임자리가 생기면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해 회원들이 빈손으로
최근 보톡스 논쟁에 “우리에겐 전신질환 지식 있어” 팍팍한 구강외과 현실엔 “스펙트럼 넓은 매력 어필” “에이,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돼요. 구강외과 사람들 칼은 예리해도 그런 건(시간약속) 무디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기자가 식사 장소에 10분 정도 늦겠다는 양해를 구하자 권민수 원장(MS치과의원)이 전화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다소 안심하고 찾은 논현동의 한 곱창집. 아뿔싸! 5명의 구강외과 검객들이 이미 정좌해 ‘맥주 일합’을 겨루고 있었다. 그들의 시간개념은 칼보다 더 예리해 보였다. 지난 6월 17일 구강외과 출신 소장파 치과의사 6명을 만났다. 개원의(권민수, 서백건 원장)를 비롯해 봉직의(오민석, 황종민, 정영언 원장), 전임의(박재봉 전임의)로 구성된 소장파 모임은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개원에 대한 이야기와 학술, 임상 등에 관한 정보를 나누면서 친목을 다진다고 소개했다. 구강외과 출신의 어려움에서부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영역분쟁’을 거쳐 각종 정치담론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쓴 소주에서 출발해 시원한 맥주로 이어지다 맛있는 ‘소맥(소주+맥주)’처럼 섞이면서 기분 좋게 취흥을 돋웠다. 첫 안주는 ‘구강외과의 현실’이었다. 황종민 원장은 “요새
25년째 매달 한 번씩 정기 모임 진행 소통·화합 돋보이는 대구의 ‘대표 반’ “스페인에서는 김치 안 먹지요?” 지난 14일 기자가 동석한 대구지부 수성구 6반(반장 이승형) 모임 장소는 한 스페인 음식점이었다. 여느 때와는 사뭇 다른 메뉴 선택에 놀란 몇몇 반원은 식당에 들어서면서 “오늘 장소 누가 섭외한 거냐”고부터 물었다. 이반의 터줏대감인 송필경 원장(범어 연세치과의원)은 테이블에 차려진 음식을 쓱 둘러본 뒤 웨이터에게 이렇게 말했다. “스페인에서는 김치 안 먹지요?” 테이블에 김치가 없는 걸 보고 한 농담이었다. 이 말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술’ 없는 점심 식사 자리이지만 자연스레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반원들은 수성구 6반의 유래와 자랑을 슬슬 꺼내놓기 시작했다. 반원들에 따르면 수성구 6반 모임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어느덧 25년째 반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은 매달 둘째 주 화요일 정기 모임을 갖는다. 정기 모임 외에도 누군가 ‘번개’를 치면 대부분 자리를 함께한다. 그만큼 ‘소통’과 ‘단합’이 잘 된다는 뜻이다. 특히 수성구 6반은 가장 막내가 반장을 맡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젊은 회원들의 참여를 더 많이 끌어내기 위함이
경제력은 변수, 진료 보람은 상수 여전히 매력적인 직업 가족이나 친구에게 소개시켜 주고 싶은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 본지가 창간 반세기를 맞아 대한민국 치과계의 ‘미래’를 만나는 장도에 나섰다. 지금 배움의 길을 걷고 있는 학생들은 여러 선배 개원의들의 ‘과거’이자 동시에 ‘미래’라는 점에서 앞으로 우리가 함께 할 50년의 비전을 오롯이 짊어지고 있다. 이번 창간 50주년 기획 시리즈를 통해 예비 치과의사들의 고민과 갈등, 희망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해 치과의사 세대 간 간극을 좁히고 상생의 접점을 고민하기 위한 ‘디딤돌’을 제시할 예정이다편집자 주. ■세대공감 좌담회 ‘고구마 현실, 사이다 토크’ “각자의 꿈을 좇아 서로 다른 도시, 다른 모습으로 20대를 보낸 다섯 젊은이가 같은 꿈을 향해 같은 도시, 같은 모습으로 30대를 맞았다. 어떤 이는 간절히 원했지만 성적 탓에 먼 길을 돌아서, 어떤 이는 현실과의 타협점으로, 또 다른 어떤 이는 우연찮은 기회로 선택한 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이제 그들의 목표는 10년, 20년 후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단순 의술(醫術)을 넘어선 인술(仁術)을 펼치는 치과의사로 재탄생하는 것. 멋진 비상을 꿈꾸는 다섯 명의 예
아무런 목적·부담없이 한달에 한번 미팅 만나면 서로의 삶에 힘 되어주고 의지돼 치과의사로, 엄마로, 아내로 같은 길을 함께 공감하고 의지하며 동행할 수 있는 '평생지기 친구’가 있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참 든든한 일이다. 게다가 그런 친구가 하나가 아닌 여덟이나 된다면. 연세치대 24기 여자졸업생들로 구성된 모임 ‘서른의 향기’가 바로 그런 친구들이다. 모임 멤버 중 한 명인 이윤정 원장은 “동기들이 85명이었는데 이중 여학생이 30명이었어요. 그중 8명이 본과 3, 4학년 때부터 서로 생일을 챙기며 우정을 쌓아 오다가 지난 2001년부터 한 달에 한번으로 모임을 정례화해 15년째 이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당시 멤버들이 모두 30대였기에 모임 이름도 ‘서른향’이 됐다. 이윤정 원장을 비롯해 곽주실, 임성미, 임소연, 장지영, 전혜영 원장은 졸업 후 페이닥터와 개원의를 선택했고 방은경 교수는 현재 이대목동병원 치주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곽주실 원장은 멀리 포항에 개원해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마음만은 늘 함께인 친구다. 멀리 미국에 가 있는 안성희 씨도 늘 그리운 친구다. 미국과 포항에 있는 두 친구를 제외한 여섯 친구가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저녁 정기 모
“저분은 별내 꿈나무에요. 골프신동! 얼마 전에 파4에서 이글을 했어요. 샷 이글을 하고도 입 싹 씻었죠.” “이분은 우리 중랑구회의 해결사에요. 민원고충 해결사!” “여기 계신 분은 낭구회(중랑구치과의사회 골프모임) 회장님이시죠.” “지금 오신 분은 단전호흡을 오래 하신 분으로 고기를 안 드세요. 채식주의자라 고기집에서 모이면 도시락을 싸와요.” 지난 5월 31일 중랑구치과의사회의 핵심반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든든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중랑4·8반 모임이 열렸다. 제일 먼저 참석한 이홍규 회원(중랑구회 부회장)과 정재호 회원(전 중랑구회장)이 회원들의 면면을 특색 있게 소개해 웃음꽃이 핀다. 이날 모임에는 김정현 중랑구회장이 특참한 가운데 주상환 반장(중랑구회 부회장), 김신영·김정환·김진숙·백승엽·서광원·양철승·이홍규·정재호·최익진 회원(가나다순) 등 11명이 참석했다. 무더운 여름을 맞이하기에 앞서 능이버섯 삼계탕을 먹으니 몸에 좋은 능이백숙의 걸쭉한 맛과 함께 경계가 허물어지고 동료애와 정이 깊어진다. 중랑구회는 기금 300~400만원을 배정, 반 모임 시 지원금을 지급하고, 직접 구회장이 반 모임을 함께 하면서 격려금을 주는 등 반회 활성화를
자동차를 사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마음에 드는 차종과 그에 따른 옵션을 고른 후에도 견적 상담, 구매 방법 선택, 등록 등의 절차가 뒤따른다. 특히 구매 방법 선택이 복잡한데, 현명한 소비를 위해서는 각각의 지급 방법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충분히 살펴보고, 자신에게 무엇이 유리한지를 반드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자동차 구매 방법은 보통 일시불, 할부, 리스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일시불은 단어 뜻 그대로 대금 전부를 한 번에 지불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비용처리에 따른 절세효과와 상관없는 급여생활자에게 유리하다. 아무리 금리가 낮다고 해도 할부나 리스에는 이자가 붙기 때문이다. 자동차 일시불 구입에 특화된 ‘오토캐쉬백’과 같은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총 결제 금액의 일부를 포인트로 돌려받거나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할부는 금융회사가 자동차를 담보로 잡고 차 값을 자동차 회사에 지급한 후, 고객에게 선납금을 제외한 대금과 이자를 상환 기간만큼 분할 청구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신용카드 할부와는 달리 총 금액의 일부를 선납해야 하며 근저당 설정, 공증 등의 별도 비용도 발생한다. 이자와 각종 수수료를 물어야 하지만, 목돈이 없어도 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장
치전원에 와 보니 치과간판 이렇게 많았나 싶어 치의 아버지한테 속았구나…힘든 직업 실감 중 본지가 창간 반세기를 맞아 대한민국 치과계의 ‘미래’를 만나는 장도에 나섰다. 지금 배움의 길을 걷고 있는 학생들은 여러 선배 개원의들의 ‘과거’이자 동시에 ‘미래’라는 점에서 앞으로 우리가 함께 할 50년의 비전을 오롯이 짊어지고 있다. 이번 창간 50주년 기획 시리즈를 통해 예비 치과의사들의 고민과 갈등, 희망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해 치과의사 세대 간 간극을 좁히고 상생의 접점을 고민하기 위한 ‘디딤돌’을 제시할 예정이다편집자 주. ■세대공감 좌담회 ‘고구마 현실, 사이다 토크’ 나이 서른이 되도록 각자가 선택한 길 위에서 열심히 달렸다. 그러다 새롭게 찾은 치과의사라는 꿈을 안고 낯선 도시 광주로 모인 네 젊은이. 이들에게 조선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은 스무살 설레임을 갖고 입학한 첫 대학 같았고, 앞서 지나온 대학은 고교시절과 같은 추억일 뿐이다. 민주화 운동의 성지 광주에서, 그것도 5월 18일에 이들을 만나 예비치과의사로서 바라보는 현 치과계와 꿈을 들어봤다. 문승삼 : 건축과 치의학은 닮았어. 심미를 추구하고 설계에 따라 알맞은 재료를 고르고. 서울대 건축
구리시치과의사회(회장 신양호)는 매달 셋째주 월요일 저녁 7시에 정기모임을 갖는다. 매번 ‘왕회장’이라 불리는 이용재 원장 등 20여명이 넘게 참석하지만 지난 5월 16일 모임은 평소보다 적은 15명이 참석했다. 조문건 전 회장을 비롯해 멀리 파주에서 임재혁 원장도 참석했다. 구리시에서 22년째 개원하다 3년 전 파주로 이전한 임 원장은 구리회비를 내면서까지 매번 참석할 정도로 구리분회의 정이 넘쳐난다. 이날 참석한 회원들은 모두 남자회원들이었지만 육아문제와 가사 일에 더 신경을 써야하는 12명의 여자치과의사들은 이창희 여자치무이사 주재로 주로 점심시간에 모임을 갖도록 배려하고 있다. 자리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가정사에서부터 취미 생활, 지인 안부, 치과계 이야기 등을 소재로 시간가는 줄 모른채 담소를 나누다 8시30분 김성수 총무이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번달 주요일정, 1회용 의료기기 사용, 최근 구리지역의 현안과 공지사항 등을 전달하고 이에 대한 회원들의 질문이 이어진다. ‘우리 동네 좋은 치과’ 캠페인에 대한 설명이 나오자 구리시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구리시 좋은 치과’를 특허내 사용하자는 의견도 튀어 나왔다. 김성수 총무는 오는 29일 경기치과인
적잖이 당황했다. 기자는 좌담회라는 무대에 오른 배우들이 고통에 빠져,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대사를 뱉어주길 고대했다. 그러나 여배우들은 “대한민국에서 여성 치과의사로 사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다”는 독백 대신에 한입으로 “나는 여성 치과의사로 사는 것이(혹은 살아온 것이) 너무나 즐겁다”는 인생찬가를 불렀다. 그리하여 애초에 머릿속으로 그렸던 이 좌담회의 페이소스(Pathos · 비극)는 철저히 실패했다. 본 좌담회는 기획 시리즈에 앞서 강남구 모처에서 사전 진행(2월 5일)됐다. 치과 틀에 갇히지 말고 사회에 영향 미쳐야 자기 일에 집중하는 모습 그것이 육아더라 # 성별의 틀 낡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왜 아직도 낡은 틀로 남성, 여성을 구분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옛날에야 여성 치과의사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힘든 점이 많았지만, 이제는 여성 대통령을 배출할 만큼 발전했는데 이 취지가 온당한지 모르겠다.” 좌담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장순희 원장의 일침이 꽂혔다. 장 원장의 말은 이랬다. “내가 치과대학에 입학할 때만 해도 여자는 나 혼자였다. 성적이 월등해도 많은 불이익이 있었고, 개원하고도 ‘여자한테 어떻게 입을 벌려’라면서 무시하기 일쑤였다. 지금은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