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 오징어게임 패러디를 하여 설탕과자 오려내기, 뽑기로 ‘선택 2022’의 선거 참여 홍보를 하고 있다. 물론 투표 표기마크가 부러진 연예인들도 설탕과자 뽑기보다는 더 신중하게 투표를 할 것이라 기대한다. 전 국민이 하나의 선택을 앞에 두고 어쩌면 만(萬)가지 생각과 고민을 하는 시기이고, 이 글이 게재되어 있을 즈음에는 그 결과도 알고 있을 것이다. 대통령 선거라는 선택은 자주 있는 선택 기회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아주 잦게, 특히 치과인으로서는 실제 진료과정에서 매 초마다 선택이라는 과정을 거치고 판단을 하게 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자주 듣는 말이 있고, 영어 알파벳 B-C-D 순서대로 Birth(출생)과 Death(죽음) 사이에는 Choice(선택)으로 채워진다는 말이 참으로 그럴듯하다. 어떤 선택은 돌이킬수 있는 선택이기도 하지만 번복하거나 되돌릴수 없는 비가역적 선택인 경우도 있다. 수 초만에 이루어지는 선택도 있고 수 개월에 걸친 고민으로 이루어지는 선택도 있다. 어떤 선택은 나를 위한 것도 있고 가족을 위한 것도 있고 크게는 조직을 위한 것 그리고 나라를 위한 선택도 있다. 수 초만에 한 선택이 수 개
설날을 기점으로 壬寅年 시작과 함께 평생 처음 전신마취 하에 수술을 받고, 원내 감염으로 코로나 확진까지 받게 되었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20만 명을 육박하고 있으며, 쉽게 끝나지도 않을 것 같고, 우리 회원들도 병원에 가야할 경우가 있을 것 같아서 필자의 경험에서 얻은 몇 가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매년 받는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반검진에 암 진단항목을 추가하자. 그 중의 하나가 전립선암 검사를 위한 PSA이다. 필자도 2년 전부터 수치가 증가 되었지만 설마하고 그냥 지나쳤다. 그러나 1년 전 검사에서도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서 비뇨기과 진료를 받았는데 전립선비대라고 하였다. 70대에 70%이상 비대가 있다고 하는데 비대의 원인은 명확치 않으나, 유전적 원인 및 감염이나 암 등이라고 하였다. 우선 항생제를 포함하여 약을 쓰기로 하였다. 3개월 약복용 후 정상수치로 내려왔다. 암이라면 항생제에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안이한 생각과 장기간 항생제 복용에 대한 걱정으로 항생제를 빼고 2개월간 복용했는데 다시 증가되었다. 이후 항생제를 추가하여 다시 복용하였는데 숫치가 지속적으로 높았다. 조직검사를 빨리 할 수도 있었겠지만 조직검사의 정확
■ 고해상도 파일은 아래 PDF 첨부파일 클릭하세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이용권 원장 ·청주서울좋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instagram@omfs.lee e-mail : denlyk@naver.com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Choral; Ode de Joy) 감상이 연말의 통과의례 1순위라지만, 고전음악 팬 중에는 헨델의 메시아를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한 해에 종지부를 찍는 장중한 마감의 의미가 뚜렷하니까. 아이들이 한창 자라던 90년대에,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그믐날에는 영화 벤허를, 온 가족이 둘러앉아 레저 디스크로 감상하였다. 영화가 끝나고 함께 카운트다운을 하며 듣던 제야의 종소리를 아이들은 지금도 얘기한다. 당시에는 귀하던 소니 40인치 HD TV에 Bose 901 등 스피커 여섯 개를 연결하여 서라운드로 듣던 추억을... 지금은 얼마나 좋아졌는가? 대형 UHD TV도 예전에 비하면 1/10 값이요, 영화나 동영상을 고화질로 자유롭게 다운받아 볼 수 있는 세상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추억 만들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 막히는 학원 스케줄에 가족이 밥 한번 같이 먹기 어려운 ‘교육환경’과 엄청나게 비싼 벌집에 틀어박혀 서로 담을 쌓고 사는 ‘아파트 문화’가 공모하여, 분노조절 장애인과 소시오패스를 양산하고, 이들이 오히려 지도자로서 군림하는 ‘오징어 게임’ 세상을 만들지 않았는가? 인생은 선택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걷는다면, 늦은 저녁 야경까지 서울에 있는 4궁 1묘(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종묘)를 하루에 모두 출사가 가능합니다. 우여곡절이 많은 경희궁까지 합하면 5궁 1묘가 되어 힘들 수도 있겠습니다. 여타 규모가 작은 것들까지 합하면 서울 시내에는 꽤 많은 궁궐이 있습니다. 궁(宮)과 궐(闕)이 합쳐진 궁궐의 궁은 천자나 제왕, 왕족들이 사는 큰 건물을 말하고, 궐은 궁 출입문 양쪽의 망루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궁궐들에는 아주 많은 전각들이 있는데, 그 웅장함에 놀라기도 하고, 찬찬히 자세히 둘러보면 화려함에 감탄하게 됩니다. 나라의 근본인 만백성을 평안하게 다스려야할 임금의 거처였으니, 국가의 천년대계를 세우고 지키기 위함과 왕실의 안녕을 위하여 궁궐 내의 전각들도 함부로 짓지 않았다고 합니다. 궐내에 물길을 내고 산언덕을 만들기도 하면서, 위엄을 잃지 않도록 대전을 짓고, 높은 담으로 쌓인 답답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전망 좋은 루를 올리고, 자손의 번성을 위한 처소를 마련한 것들에는 치밀하게 풍수역학을 따지면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왕실의 안녕이 곧 국가의 번영과 백성의 평안을 위하던 시대에도,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식품 트렌드가 변하고 있습니다. 바로 식품이 간단한 스낵화되는 것입니다. 기존의 하루 3끼라는 식습관에서 벗어나 더 자주 그리고 가벼운 식사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식생활이 기존의 한계에서 벗어나 더 유연하고 개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스낵화되는 것은 식사뿐만이 아닙니다. 출퇴근 시간, 휴식 시간 등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를 이제는 ‘스낵 컬처’라고 부릅니다. 출판시장도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짧은 글들이 인기입니다. 변화를 굳이 멀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스낵 컬처를 즐기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그런 일들이 많아질수록 글이 빽빽한 종이책을 읽던 향수에 빠집니다. 책을 읽는 즐거움에 빠져 남아있는 종이의 두께가 줄어들수록 아쉬워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스낵화된 책, 음식, 웹드라마, 웹툰 등 이제는 1
저는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구강조직·발생생물학 교실에서 학생 연구원으로, 2021년 전국치대 학생학술경연대회에서 치주인대세포 면역반응 연구를 바탕으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공부와 연구를 병행한 제 경험을 후배들과 공유하고자 글을 작성했습니다. 우선,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본과 1학년 때 수강한 “악골과 경조직” 수업에서부터였습니다. 이 수업에서는 뼈의 발생과 병리, 치조골과 일반 경조직에서의 차이점을 배웁니다. 자유 레포트 과제로 총의치 환자의 치조골 재흡수에 대해 탐구했는데, 힘이 가해지면 더 많은 골 침착이 일어난다는 Wolff’s Law의 일반적인 원칙에 모순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김홍희 교수님께 관련된 교정학, 정형외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논문을 상의드리다가 연구를 직접 해보자는 결심을 했고, 본과 1학년이 끝나는 겨울방학 때부터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10-10 프로젝트에서 지원하는 학생 연구비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실험 관련 인건비와 식비, 연구비를 지원받았습니다. 학생 연구원들은 실험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사용하는 시약 비용도 만만치 않아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기 위해 연구지원금을 적극적으로 알
지난 2년동안 나는 ‘함께아시아’라는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다. 함께아시아는 외국인근로자에게 무료로 치과진료를 지원하는 봉사단체다. 치의학대학원 학생이 아니었을 때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제는 깊은 인연이 되어 나름 의무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치의신보에 칼럼을 올리게 된 계기 또한 함께아시아 때문이니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봉사라는건 생각할수록 복잡하다. ‘봉사라는건 뭘까?’ 라는 질문부터, ‘봉사활동을 하면 착한 사람인가?’, ‘치과의사라면 봉사의 의무가 있나?’라는 질문까지, 생각할수록 추상적이고 복잡할 뿐이다. 가끔은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을 ‘봉사를 “해주는” 사람’이라고 여기게 될 때도 있다. 이 곳을 찾아오시는 환자 분들을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런 마음이 들 때면 죄책감이 들면서도 솔직히 종종 그런 내 모습에 취했던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때에는 누구를 위한 봉사활동인지 헷갈린다. 나를 위해서, 내가 기분 좋자고 하는 활동 같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이따금은 이런 생각도 든다. 봉사를 하는 사람은 착한 사람일까? 나는 매주 봉사활동을 하니까, 적어도 다른사람보단 착한 사람이라고 느껴질 때도 있었다. 봉사
■ 고해상도 파일은 아래 PDF 첨부파일 클릭하세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이용권 원장 ·청주서울좋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instagram@omfs.lee e-mail : denlyk@naver.com
삼일절이 다가오고 있다. 몇 해 전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3.1운동’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삼일운동’을 ‘삼쩜일운동’으로 말하는 학생들이 있었다는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농담조로 말했다면 모르지만 진짜로 그 중학생이 ‘삼일운동’에 대해서 잘 모르고 ‘삼쩜일운동’이라고 말했다면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문제를 제기했던 기사 내용이 기억난다. 이와 비슷한 일은 우리나라 치과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구강검사 시 ‘삼십일번 치아’가 변색되었다고 표시할 때, ‘삼십일번 치아’는 어떤 치아를 가리킨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나라의 많은 치과의사들은 서슴치 않고 ‘삼십일번 치아’는 ‘하악 좌측 중절치’라고 대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치아표기법 중 세계치과의사연맹(FDI)에서 규정한 two-digit system을 사용하여 ‘하악 좌측 중절치’를 ‘#31’로 표기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치의학교육은 초기에는 미국 치과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여겨진다. 미국치과의사협회(ADA)는 치아에 대한 표기법으로 1947년에 Zsigmondy/Palmer 표기법을 공식적으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그 이후 키보드 사용 시 Zsigmondy/Palme
인간은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강화할까요? 철학자의 어깨 위에서 함께 고찰해 볼까 합니다. 20세기 러시아 출신 철학자 아인 랜드(Ayn Rand, 1905-1982)는 모든 인간은 타인이 세운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는 이기주의(利己主義, egoism)를 옹호합니다. 이기주의는 우리 사회에서 다소 부정적으로 교육되어져 왔지만, 이는 휴머니즘(humanism)에 기반한 개념입니다. 휴머니즘은 철학적 사유의 근원으로서 인간내에 실재하는데, 각 인간이 가진 능력과 성품을 존중하고 인간이 가진 현재의 소망과 행복을 귀중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사실, 인간이 자기를 우선적으로 챙기는 것은 자연스럽고 이성적입니다. ‘이성적 이기주의’의 렌즈를 거치면, 모든 행동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평가됩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점은 어려움에 처한 타인이나 동물을 도우려는 도덕적 충동을 전혀 느끼지 않으면 ‘사이코패스’라는 것입니다. 또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Plato, BC428- BC348)의 말처럼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는 ‘작은 폭군’이 숨어 있어 바른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나를 살펴보는 타인의 존재, 사회적 비판이 필요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