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본을 뜰 때 Coping이 어느 정도 나와야 하는지 기준이 따로 있나요?”
“Coping은 항상 잇몸 관통부위의 넓이를 재현해 주어야 어버트먼트 장착 시 통증이 적어서 하기 쉬우므로 힐링 어버트먼트의 Gingival height(collar)를 잘 확인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잇몸 관통부위의 넓이를 재현해 줄 수 있으면서 최대한 길이가 짧은 Coping이 환자도 편안해요.”
치과에서 원장과 직원이 직접 주고받은 대화가 아니다. 직원이 매일 자신의 업무일지를 쓰며 임상에서 느낀 점, 궁금증 등을 기록하면 원장이 직접 ‘빨간펜’으로 답변을 달아준 내용이다.
인천 정원치과(원장 권형조)에서 최근 지난 1년 간 스탭들의 업무일지를 모아 각 직원별 ‘정원치과 업무일지’를 출판했다. 직원과의 소통에 고민이거나 보다 효율적인 치과경영법을 모색 중이라면 참고할 부분이 많다.
권형조 원장은 평소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모두 각 직역에서의 ‘프로페셔널리즘’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한 발전방향을 고민하다 스탭들에게 업무일지를 작성해 볼 것을 권했고, 스탭들은 매일매일 기억에 남는 환자나 임상케이스, 병원 생활적인 면에서 느낀 부분, 궁금증 등을 자유롭게 기록하기 시작했다.
권 원장은 이를 일주일 단위로 모아 주말 쉬지도 못하고 답변을 달기 시작했다. 이러한 기록이 모이자 업무일지를 작성한 스탭 개인에게는 물론, 서로의 영역을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됐다. 권 원장은 이러한 기록을 스탭 개인별 책자로 만들어 작성자 본인에게 선물한 것은 물론 치과에도 비치해 서로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업무일지 작성의 효과는 다양한 부분에서 나타났다. 임상에서 스탭들의 이해도와 상황 대처 능력이 향상됐으며, 환자상담 부분에 있어서도 스탭과 환자 모두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무엇보다 효과를 본 것은 원장과 스탭 사이 생길 수 있는 사소한 오해를 풀고 넘어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권형조 원장은 “업무일지를 통해 스탭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 수 있었고, 스탭의 실수로 생길 수 있었던 오해도 원만히 해결할 수 있었다. 스탭이 말로 하기에는 용기가 안 나는 부분을 일지에서는 표현할 수 있었고, 이를 읽고 답하며 스탭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원장 스스로도 느낀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이러한 업무일지의 효과는 신입 스탭에게 더 컸다. 1년차 스탭인 김유정 치과위생사는 “진료시간은 정신없이 바빠서 궁금한 것이 있어도 물어볼 기회가 없거나, 오해가 생겨도 속으로 삭히는 경우가 많은데 업무일지를 통해 이러한 부분을 소통하고 해결할 수 있었다”며 “특히,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임상현장에 투입되면 이론과 실제가 연결이 안 돼 힘든 부분이 많은데 이러한 부분이 바로바로 피드백 돼 업무능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스탭들은 임상이나 생활에서 여러 부분을 정량화 하고 체계화 할 수 있었던 점, 스스로 안 좋은 습관들을 개선해 갈 수 있었던 점,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업무일지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식은 주 1회 또는 월 1회, 혹은 신입 스탭의 경우 초기 3~6개월에 걸쳐 업무일지를 작성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각 치과사정에 맞춰 활용하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원장들도 부지런하게 스탭들의 활동에 관심과 시간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권형조 원장은 “확실히 구성원들의 업무능력이 향상됐다는 것이 느껴지고, 서로의 소통도 원활해 졌다는 것을 느낀다. 특히, 신입 스탭에게 효과적인 교육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