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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제 폐지 필요성 공감…"임상적 실효성 낮다"

치협 ‘인턴제 폐지, 그 후 치과전문의제도 개선 방향’ 공청회
원내생 임상교육 강화, 전문과목별 수련기간 자율제 대안
정부 “지금이 개선 논의 적기, 치과계 합의 시 적극 검토”


인기과에 지원자 집중 현상 균형 발전 저해
모든 전공과목 경험 못하는 구조적 한계도
레지던트 수련기간 과목별 자율성 부여 필요

 

현 치과의사 전공의 인턴제도를 폐지하고 치대 졸업생 전반의 임상능력 강화, 전문과별 수련기간 자율제로 전문의제도를 개선해 가는 방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치협이 주최하고 치과의료정책연구원(원장 민경호·이하 정책연)이 주관한 ‘인턴제 폐지, 그 후 치과전문의제도 개선 방향’ 공청회가 지난 19일 치협 회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주제발표에는 차경석 교수(단국치대 교정과)가 나서 ‘인턴제 폐지를 통한 치과 전문의제도 발전방안’을 주제로 현 인턴제도의 문제점을 짚고, 폐지 후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차 교수에 따르면 현 인턴제도의 문제는 인기과에 지원자가 집중되는 현상으로 인해 비인기 과목 정원이 미달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부작용으로 흔히 언급되는 잡무와 기관별로 표준화되지 않은 교육프로그램으로 투여시간 대비 실효성이 낮고, 전문과목 당 로테이션을 돌며 머무는 기간이 짧아 임상적 실효성도 낮다.


이에 따라 차경석 교수는 제도와 학부 교육과정 개선의 두 갈래 방향을 제시했다.


제도적으로는 감소된 인원 만큼 레지던트 정원을 증가시키고, 행정인력, 치과위생사 등 추가적인 보조인력 고용으로 수련과 관련한 업무만 명확히 해 주는 개선책을 제시했다. 또 레지던트 일부 기간 타과 파견, 인턴 필수역량에 대한 레지던트 기간 중 온라인 교육 등의 방안을 내놨다.  


학부과정에서는 원내생 실습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강화하고 오는 2021년 도입되는 치과의사 국시 실기시험에 맞춘 실기교육 강화, 학생 서브인턴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차경석 교수는 “때마침 국시 실기시험 도입이 예정돼 있으니 이 기회에 실기교육의 내실을 더하고 각 전문과목의 필요에 따라 자율수련제를 하게 하며 학문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과목별 수련기간 자율제에 대해서는 김철환 교수(단국치대 구강악안면외과)가 주제발제를 이어갔다. 김 교수는 지난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치과의사 전문과목 신설 등 전문의제도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기존 10개 전문과목이 수련내용 및 이에 소요되는 필요기간이 상이함에도 일률적인 수련기간을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레지던트 수련기간을 각 전문과목별 필요에 따라 조정케 하는 자율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철환 교수는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발간 자료를 인용해 “인턴제 폐지 시 전공의 선발에 있어 객관적 지표 설정 및 평가를 전산화 해 모든 대학이 공유할 수 있게 하고, 학생인턴과정 도입과 함께 표준화된 교육과정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패널토론에서는 수련기관과 학회, 전공의, 학생들을 대표한 토론자들의 입장과 이에 대한 정부 측 답변이 이어졌다.


심준성 대한치과병원협회 제1수련교육이사(연세치대 보철과 교수)는 인턴제도 폐지를 원하는 기관들의 경우 학부교육과정과 중복, 전공의 과정의 형평성 및 교육 효용성 제고, 특정과 쏠림 현상으로 인한 여러 임상과 균형 발전 저해 등을 이유로 밝혔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인턴제도 유지를 원하는 경우는 과목 선택에 명확한 이유 없이 레지던트로 지원할 경우 수련 포기자 발생, 타과에 대한 이해도 증진, 대학병원이 아닌 종합병원의 경우 인턴제 폐지 시 인력부족 현상 우려 등이 이유였다고 밝혔다.


학회 측 의견을 발표한 안강민 대한치의학회 재무이사(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자체적으로 10개 분과학회 설문조사에서 8개 학회가 폐지에 찬성했다는 결과를 밝히며, “인턴과정에서부터 전공과목을 정하고 레지던트 과정으로 이어지는 ‘픽스턴제’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인턴제도 폐지문제에 대해 전공의와 학생들은 다소 다른 목소리를 냈다.   


홍인표 전국치과대학병원 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인턴제도 개선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폐지를 고려할 만큼 의미와 의의가 없었나 돌아보게 된다. 인턴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행정, 보조업무 수행문제, 원내생 임상교육 강화 부분은 인턴제 폐지와 상관없이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폐지를 논하기 이전에 개선방향에 먼저 집중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구준영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총학생회 회장은 “수련기간이 다른 통합치의학과와 수련기간을 통일하는 등 전공 간 수련 방식 통일, 불필요한 업무 과중을 없애는 원내생 업무 변화, 인턴제 폐지 첫 기수와 이전 기수의 1년 차 전공의 입문 시기가 중복되는 문제 해결안 선행 등이 고민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들에 대해 조영대 보건복지부 구강정책과 사무관은 “제도는 고정된 형태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변화할 수 있다. 현 제도의 문제에 공감하며 전체 치과의사 역량강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인턴제 폐지 시 학생임상능력 강화, 전문과목별 자율적 역량 강화 부분에 대해 큰 틀에서 동의하며 이를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 중”이라며 “의과·한의과와는 별개로 치과 특성에 맞춰 교육과정을 변화해 갈 수 있다. 단, 학생 교육과정에서 임상교육 강화 부분은 법리적으로 걸리는 부분과 국민들의 감정이 치과계와 다른 부분이 있어 별개로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치과계 내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논의과정에 같이 참여해 발전시키되, 이러한 결정이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할 것이다. 치과 인턴제도 자체의 변화의 창이 열려있는 시점이 왔다. 이 기회에 개선방향을 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을 진행한 안민호 치협 부회장(전문의제도운영위원장)은 “인턴제도 폐지는 전공의 수련기회를 늘리고, 각 전문과목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특정 기수에 한해 수련기간이 겹치는 문제 등은 제도변화의 큰 방향을 정한 후 충분한 시간을 가지며 해결방안을 논의해 가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공청회에 참석한 김철수 협회장은 “인턴제도 폐지 논의는 전문의제도의 바람직한 개선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치과계 내부에서 하나의 의견을 만들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 만큼 지속적으로 논의와 대화의 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