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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카페에 범람하는 치과 ‘카더라 통신’

비전문가 부정확한 답변 여과 없이 질문자·조회자에 전달
금값 떨어지면 크라운 수가도 떨어진다는 황당 답변도


최근 온라인 카페를 통해 치과 진료·비용 을 문의하는 글들이 빈번하다. 이러한 답변의 대다수는 비전문가들의 부정확한 답변이라 환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강·육아 등에 관심이 많은 구성원들이 모인 맘카페에서는 치과와 관련된 게시물을 흔히 볼 수 있다. 유명 맘카페 몇 군데를 둘러본 결과, 진료 문의나 비용 문의가 비일비재했다.


문제는 답변 대부분이 개인의 진료 경험이나 주관적인 생각으로 작성돼 질문자·조회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질문자들은 이러한 답변을 통해 전문가의 판단 없이 치과 진료 여부를 자의적으로 결정하는 반응을 보였다.


부정확한 정보로 의견이 엇갈리는 답변도 눈에 많이 띄었다. “임신 9개월인데 치과 진료가 가능한가”에 대한 문의에 “임신 마지막 달에도 치료를 받고 괜찮았다” 또는 “그 시기에 긴장하면 조기 출산 위험이 있다” 등의 다양한 답변이 올라왔다. 또한 “당뇨 환자도 임플란트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답변자들은 “네비게이션 임플란트는 가능하다더라” 또는 “혈당수치를 내리면 된다”고 답하는 등 전문성을 검증할 수 없는 사람들의 답변이 우후죽순으로 달렸다. 관련 답변들은 대부분 질문자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상황에 빗대거나 전문지식이 결여된 ‘카더라’식 정보가 많았다.


아울러 불특정한 병원을 근거 없이 추천하는 답변들도 있었다. “치과에서 8살 아이에게 교정을 권했는데, 꼭 필요한 진료인가”라는 문의에 한 네티즌은 “종합병원으로 가라. 그런 곳은 장난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른 문의에도 “대학병원 치료가 덜 아프다”, “유명한 곳에서 해야 탈이 없다” 등의 답변이 보였다. 이는 병·의원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대중적으로 편중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치료비용 관련 문의에 치과 상황과 무관한 답변도 존재했다. 한 질문자는 크라운 가격 시세를 질문한 다음 “금값이 떨어지면 더 싸질 것”이라는 답변을 받자 진료를 미루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온라인 카페에서 네티즌에게 받는 답변도 환자의 내원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얘기다.


실제 개원가에서도 환자들의 이런 행태 때문에 이들을 설득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권은정 하늘치과의원 실장은 “스케일링을 하면 치아가 약해진다는 얘기를 온라인 카페에서 듣고 온 환자가 진료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듯 비전문가의 의견으로 인해 필요한 진료를 하지 못하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치과 대신 온라인 카페에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이유가 ‘집단의 특성’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권정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은 또래 집단으로 이뤄진 커뮤니티 구성원들을 더 인간적으로 느끼기 때문에 나타난다”며 “이들은 타인의 경험에 비춰 결정하는 경향이 있고 치과에서 편향된 정보를 얻을 염려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