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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발치, 한 시간 진땀 흘려 6만7000원

완전매복 기준 미국 1/10 수준도 안 돼
난이도 재조정, 완전매복 이상 수가 신설해야

매복 사랑니 발치에 한 시간이 걸린 A원장. 진료가운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매복치가 발치하는 도중 파절돼 애를 먹었다. 그리고 A원장이 받게 되는 수가는 6만7430원. 그마저도 수가가 가장 높은 완전매복치 발치의 경우다.


사랑니 발치 수가 인상에 대한 개원가의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시술 난이도와 진료에 투여되는 시간, 신경손상이나 출혈 부작용에 대한 위험도에 비해 해당 항목의 건보수가가 매우 낮다는 지적이다.


일반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는 “난발치 케이스 정도만 돼도 파절 등의 위험으로 굉장히 난이도가 있다. 매복치로 가면 사실상 작은 수술이라 할 수 있는 정도인데, 환자도 힘들어하는 진료다. 실제 진료 난이도에 비해 수가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며 “일반 개원의들은 사랑니 발치를 꺼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차라리 그 시간에 충치치료를 하나 더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기준 발치술 수가는 ▲구치 8370원 ▲난발치 1만8300원 ▲단순매복치 2만7610원 ▲복잡매복치 4만9040원 ▲완전매복치 6만7430원이다. 케이스에 따라 진료시간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고, 부작용 등의 위험부담을 고려하면 “말도 안 되는 수가”라는 개원의들의 푸념이 나온다.


특히, 외국의 사랑니 발치 비용과 비교하면 국내 수가가 얼마나 낮은지 더 크게 체감하게 된다.


사랑니 발치 전문 치과를 운영하는 김항진 원장(사랑이아프니치과의원)이 지난 2018년 4월 제59차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학술대회 포스터 발표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사랑니 발치가 357달러(이하 달러 기준)부터 시작했으며 ▲호주의 경우 4개 매복 사랑니 발치는 935달러,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수가로는 4개 매복 사랑니 발치가 1403~1481달러로 책정돼 있다. ▲미국은 전문의 기준으로 완전매복 발치가 625달러, 완전매복 이상 난이도(Unusual difficulty)에서는 725달러를 받는다.

 

그나마 가까운 ▲일본의 경우 보험이 적용되면 38~47달러, 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면 140~279달러였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수술 발치 수가로 75달러가 책정돼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아르헨티나에서도 사립병원의 경우 일반 발치 100달러, 매복 발치 200달러 정도로 조사됐다. 완전매복만을 놓고 미국의 수가와 비교해 보면 국내와 11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이같이 낮은 국내 사랑니 발치 수가와 관련 난이도 및 위험도를 재조정하고 완전매복치 발치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는 사랑니 치관의 2/3 이상이 치조골 내 묻혀있는 경우 완전매복으로 간주하는데, 이보다 심한 케이스에 대한 수가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랑니 발치를 많이 한다는 한 개원의는 “사랑니 발치 수가를 지금의 두 배 이상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전 난이도 기준에 대한 재평가와 재설정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엔도 등 현실화 돼 있지 않은 보험수가의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