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의계에서 전문 영역을 표방한 병원이 생겨나면서 치과 전문 동물병원 또한 그 수를 늘려가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항목의 진료비는 적게는 5만5000원에서 많게는 70만원으로 나타나 가격차가 상당했다. 본지에서는 동물치과의 항목별 진료비와 문제점을 짚어봤다. 

동물병원 진료비 취합은 실제 소비자가 수취한 영수증 내역을 토대로 작성됐으며, 동물병원을 운영 중인 수의사의 답변과 동물병원 진료비 비교 애플리케이션 등을 참조해 작성됐다. 

우선 발치의 경우 6000원~2만원으로 형성된 치과와는 달리 동물병원에서는 평균 영구치 2만원, 어금니 20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게는 27만원까지 받는 곳도 있었다.

치석제거도 5만5000원에서 60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했다.

치과에서 비보험 기준 40만원~60만원을 받는 크라운은 동물치과에서 90만원을 받았으며, 최대 100만원이 넘는 곳도 있었다.

신경치료는 근관 개수별, 술식별, 사용기구별로 비용이 다르지만 사람의 경우 대개 3회 내원해 발수부터 충전까지 2만원에서 7만원을 부담하는 반면, 동물치과에서는 적게는 22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동물치과에서는 항목별로 폴리싱 2만5000원~5만원, 국소마취 1만6500원~2만7500원, 구강정밀검사 1만3200원~2만원, 엑스레이 2만2000원~11만원, 콘빔CT 35만원, 불소도포 3만원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크라운 같은 경우는 치과기공소에 의뢰해 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 동물병원 원장은 “요즘 강아지나 동물에게 크라운 시술하는 병원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시술병원이 많지 않지만, 대개 프렙 과정을 거쳐 사람치과 기공소에 의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물치과 진료비가 천차만별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 같은 동물병원 진료비는 1999년 폐지된 표준 수가제 영향이 크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준수가제가 시장경제 원리에 정면 배치된다”며 동물병원의 ‘자유로운 의료 행위 보장’이라는 취지하에 표준수가제를 폐지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국회를 중심으로 동물병원 진료항목을 표준화하고 진료비용을 사전에 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이 같은 내용의 수의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다수 발의된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동물병원 진료비를 조사해 평균 가격과 가격 범위 등을 소비자에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물치과 진료비 체계가 어떻게 변모할지 수의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에서 30년째 개원하고 있는 S 원장은 "최근 반려동물들의  인기에  힘입어  동물병원들이 각광을 받고있다는 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면서 " 동물치과가 치과보다 진료수가도 높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