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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경영 정상화 내년 초가 ‘분수령’

백신 접종시기·효과 따라 터닝포인트 갈릴 듯
서민 경제 직격탄…치과 불황 시계 빨리 돈다

 

‘동네치과’들의 긴 한숨이 내년에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총론에서는 ‘경영(management)’, 각론에서는 ‘방어(defence)’라는 의기 의식이 연말 치과 개원가를 잠식하고 있다.


물론 ‘내년 치과 전망’에 대해 개원의들이 낙관론을 꺼내든 사례는 드물지만 이번에는 그 결이 좀 다르다는 게 일선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다.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팬데믹(pandemic) 이후의 경제 회복이 어떤 그래프를 그릴지 예측이 쉽지 않다는 전제를 깔면 일단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될 내년 3, 4월경 까지가 ‘동네치과’로서는 가장 큰 고비라는 될 것이라는 분석에 치과 경영 전문가와 일선 개원의들의 시각이 대체로 일치했다.


아울러 올해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인 치과 간 수입 편차가 이 시기에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들은 지난 11월 초부터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면서 치과 방문 건수도 함께 위축되고 있는 경향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치과를 방문할 2주에서 4주 간격의 예약 환자들이 최근 진료를 연이어 취소하는 사례가 치과 개원가에서 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최근의 흐름이 결코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결국 12월 들어 개원가에서 내원 환자가 줄고 있는 현상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선제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코로나 유행, 치과 환자 내원과 동조화
문제는 현재의 상황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난국이라는 점이다. 10월 말 100명 안팎이던 확진자 수는 한 달여 만에 10배 안팎으로 늘어 연일 최고치를 다시 쓰고 있는 상황이다.


연말과 연초, 각급 학교 방학으로 이어지는 시기지만 코로나19 아래서는 호재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개원가에서 나온다. 실제로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올해 초부터 반복된 패턴을 보면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4월과 다시 유행했던 8, 9월에는 치과 환자가 확연히 줄어드는 ‘동조화(coupling)’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명진 원장(치협 경영정책이사)는 “정확한 수치는 치과의 상황에 따라 편차가 크겠지만 서울 강남, 명동 등 도심권 중심부에 위치한 치과들의 경우 올해 전반에 걸쳐 상당한 수준의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경비를 감축하고 인력 조정을 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는 치과도 적지 않지만 내년 역시 긍정적 전망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환자의 통증과 직결된 치과 진료의 특성상 시급한 진료라면 치과를 방문하겠지만, 조금 미뤄도 되는 ‘선택적 진료’라면 백신 접종 이후 나아가 집단 면역이 어느 정도 형성된 이후에나 본격화 되지 않겠느냐 분석도 이 같은 부정적 전망과 궤를 같이 한다.


이와 연동해 서민 경제의 바로미터(barometer)로 볼 수 있는 자영업자들의 동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9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와 자영업 명암’자료에 따르면 일부 업종의 경우 폐업률이 10%를 넘어섰고, 당구장·골프연습장·노래방 등도 폐업 건수가 개업 건수에 비해 3, 4배 많은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올해 연말이 다가올수록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은 주로 개원 반경을 축으로 형성되는 치과 경기 전망 측면에서도 결코 좋은 징후는 아니다.


#개원도 폐원도 어려운 시기 ‘보릿고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내년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보릿고개’가 치과 폐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없다. 실제로 올해 4~6월에 폐업한 전국의 치과의원 수는 총 110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7곳과 비교해 오히려 줄었다.


일반 자영업과 달리 치과 개원이나 폐원의 경우 진입 장벽도 높지만 퇴거 장벽도 높은 양상을 보이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상황이 어떻든 개원을 이어나가려는 관성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해석이 다수다. 폐업 이후 재개원이나 이전 개원 역시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경영에 문제가 있었던 치과들의 경우 이런 위기를 뛰어넘을 ‘터닝 포인트’를 능동적으로 가져가지 못한다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치과 경영 전문가인 정기춘 원장은 “최근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가속화되고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경향은 거시 경제 뿐 아니라 치과 경기에도 당연히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경제 위기로 인한 현상이 아닌 만큼 환자들도 백신 접종 상황에 따라 ‘데드라인’을 정해 놓고 치과 진료를 미루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내년 초가 치과의 입장에서는 가장 견디기 힘든 구간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