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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치과전문의 자부심

김은숙 칼럼

치과대학 졸업을 앞둔 후배들로부터 진로 상담을 종종 받을 때가 있다.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수련을 해야 하는가 여부이다. 수련을 위해서는 4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그 기간을 상쇄할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저 없이 수련을 추천하곤 했다. 수련 교육과 임상 경험은 스스로 마음 속 깊이 자리잡은 자신감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또한 개업을 하면서 환자 치료에 관련하여 아무리 어려운 상황을 만나더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전문가로서의 믿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 수련을 적극 추천한다. 지금은 어떨까?

 

대한민국 치과 전문의 제도는 세계적으로도 유일하지 않을까 싶게 아주 특이하며 그 탄생은 정치적 배경이 있었다. 치과전문의 수련 제도에 관련하여서 1972년 대통령령으로 전문의 수련 규정이 제정되어 10개 과목 수련 제도가 처음 시행되었다. 이 때는 수련 규정만 제정되었고, 치과전문의 자격시험 제도실시를 위한 절차과정이 제정되지 않아서 수련만 실시하고 전문의 배출은 차단되었다. 그 후 1996년 전공의 수련과정을 마친 치과의사들이 치과전문의 자격시험 미 실시에 대한 위헌 확인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제기하였다. 1998년에 헌법재판소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입법 부작위(不作爲)로 인해서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 행복추구권,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하였다. 판결 후 2008년에 제 1회 치과전문의 자격시험이 실시되었다. 그러나, 1차 의료기관의 전문과목 표방 금지하였기에 개원가에서의 임팩트는 크지 않았고 지하철 광고 등에서 보건복지부 1호 교정전문의 라는 문구를 보면서 변화의 시작을 느꼈다. 그 이후에도 치과계는 전문의 제도 시행을 위한 법 제정으로 갑론을박 긴 세월을 보냈다.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설 때 마다 위원회가 꾸려졌으며, 보건복지부가 제안한 치과의사전문의 제도 개선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대의원총회에서 심의 후 부결되고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2017년부터는 개원가에서도 전문의 표방이 통과되어 치과 전문의시대가 왔다.

 

미국의 경우는 미국치과의사협회가  전문가 단체로서의 자율징계권과 권위가 확보되어 있다. 한국과 미국의 전문의 제도를 비교하여 볼 때 실시에 관련하여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도 있으나 장단점은 알 수 있다.

 

Dental Specialty recognition is obtained by dental specialties to protect the public, nurture the art and science of dentistry, and improve the quality of care.

 

전문의 제도 실시에 있어서 미국과 우리와 공통되는 요소는 환자에게 전문지식을 갖고 Art & Science의 발전된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점은 우리의 경우 치협의 자율징계권이 없고, 아무리 고난이도의 치료를 하더라도 보험공단 즉, 국가가 지정한 치료비 밖에 받지 못하는 사회적 의료제도 하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합리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는 전문분야는 비인기과목이 되고 있으며, 적성에 맞아 선택한 과목의 전문의는 위축되고 전문과목을 포기하기도 하는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치과에서 기본진료인 보존, 근관치료, 치주치료, 소아치과 등 치아살리기 치료가 무시되기 쉽다.


이러한 과도기적 악조건 하에서 전문의들은 스스로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우선 의뢰(Refer) 제도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수련을 받은 과목의 전문성(Excellence)이 기본이며 더 중요한 것은 타과 전문의에 대한 존중(Respect)이 필요하다. 우리 치과치료는 상업적 요소가 강하기는 하지만 치료표준(Standard of care)을 지키며 전문의로서 품위를 유지하려는 책임감을 갖고 함께 개원가 치과전문의 시대를 열자.

 

지난달에 교정치료중인 환자가  “여기 충치치료 해주나요?”하며 들어선다. “의뢰서는요?” “그냥 동네에서 하고 오래요.” 교정 브라켓 주위와 인접면 탈회가 심하였다. 일단 기본 칫솔질교육을 하고 의뢰서가 필요하다고 다시 약속을 하면서 아쉬웠다.  또 “누가 요즘 신경치료 하나요? 빼고 신기술인 임프란트지.” 라고 말하는 자칭 임프란트 전문의가 눈에 많이 띤다. 그러나, 이들도 근관치료, 보존, 치주치료를 열심히 해주는 동료들에게 감사하고 환자들에게 어느 특정 전문분야의 치료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전문 분야의 치료가 있음을 알려주기 바란다. 불법광고가 판치는 현실에서 의뢰제도가 활성화되면 동료가 상호 환자 소개자가 되고 신뢰관계가 형성되며 환자들도 좋은 진료를 받아 만족할 것이다. 환자에게 맞는 더 좋은 진료 방법을 고민하고 환자의 이익을 위해서 동료 전문의에게 의뢰하고 결과적으로 양질의 치과의료가 시행되길 기대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