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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 대상 학술상 박경표 서울대 교수 연구자길 ‘한 획’ 치의학 큰 족적

26년간 논문 163편 발표, 타액선 발생·기능장애 연구
기초치의학 협의회 회장, 북경대 구강의학원과 MOU

“치의학자라면 누구나 평생에 한 번 쯤은 받고 싶어 하는 상 중 하나가 바로 치협 대상 학술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평생을 바쳐 온 연구가 치의학계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데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박경표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가 지난 1995년 서울치대 조교수로 처음 임용된 이후, 26년간 재직하며 생리학 및 분자세포생물학을 기반으로 타액선 발생 및 재생, 타액선 기능장애를 연구해 우수한 연구업적을 남긴 노고를 인정받아 제47회 협회대상 학술상을 수상했다.


박경표 교수는 “평소 상복이 없는 편인데,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며 “치과계에는 평생을 묵묵히 치의학 연구에만 매진해 온 분이 많고, 저도 그들 중 한 사람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박 교수는 지난 1월 치의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Journal of Dental Research에 다수 논문을 발표했으며, 교신저자로 Advanced Materials, 2편의 Biomaterials, 국내 Journal of Korean Dental Science 등 SCI 학술지 100편을 포함해 모두 163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방사선 보호 나노입자(제10-2102535호)’ 특허 등록 외 3건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업적을 이루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박 교수는 과거 영국 맨체스터 대학 방문교수 시절, 타액선 관련 임상과 연계된 중개 연구 도중 병원으로부터 휴먼 샘플을 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새벽까지 실험을 진행했던 일화를 전했다.


박 교수는 “요즘에는 같은 캠퍼스 내 병원에서 휴먼 샘플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과거 유학시절에는 실험을 위해 차로 1시간 거리의 병원에서 휴먼 샘플을 받아오곤 했다”며 “한 번은 휴먼 샘플을 잘못 전달받은 탓에 꼬박 새벽까지 실험을 했다. 당시 4~5번 방문 후 얻은 휴먼 샘플을 가지고 결국 SCI 논문을 만들었는데, 돌이켜보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연구에 대한 절박감과 집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러한 박 교수의 절박감과 집중력은 과거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박 교수는 지난 1994년 미각세포 분리 및 기록방법을 배우기 위해 독일 Homburg 대학을 방문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박 교수는 “하루는 미각세포를 분리 한 후 테스트를 해봤더니 반응이 시원찮아 남은 세포들을 미련없이 버린 적이 있다”며 “그런데 당시 이 분야 대가였던 린데만 교수가 ‘버리는 것은 언제든 가능한데, 왜 그리 서둘러서 버렸느냐’고 지적해줬다.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었다. 애초에 세포분리 및 배양방법에 실수가 있었다면 버리는 것이 맞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일찍 포기하지 말고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실험하라는 뜻이었을 거다. 이후 ‘버리는 건 급하지 않으니’, 이 말은 제가 실험할 때마다 좌우명이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국·내외 교류 활동의 모범
절박함과 인내심을 바탕으로 수많은 실험의 어려움을 극복한 박 교수는 지난 2008년 9월 교육과학기술부 선정 ‘구강악안면 노인성 기능장애 연구센터’의 센터장을 맡아 지난 2017년 8월까지 연구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국내 생리·약리 학술지인 ‘Korean Journal of Physiology & Pharmacology(KJPP)’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또 국내 기초치의학의 종합학술단체인 대한구강생물학회, 기초치의학 협의회, 대한생리학회 회장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국제적 교류도 활발히 했다. 박 교수는 지난 2011년 중국 북경대학교 구강의학원 위광앤 학장과 MOU를 체결한 후, 2013년부터 14차례에 걸쳐 서울 및 베이징에서 공동심포지엄을 성공적으로 주관해 양국 간 학술발전 및 선린 우호에 크게 기여했다.


박 교수는 “당시 위광앤 학장이 타액선에 관한 좋은 논문을 많이 내고 있었다”며 “이에 공동 심포지엄을 하자고 제안을 했고, 위광앤 학장이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이처럼 국제협력 연구를 위해서는 먼저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또 한 번 맺은 MOU는 애초의 약속대로 성실하게 운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치과계 발전을 위한 목소리도 잊지 않았다. 박 교수는 “이제는 치의학계 자체만의 연구로는 한계가 있어 학제 또는 국제간 교류를 통한 융합연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라며 “대학이나 병원 등 치과계에서 기초치의학 연구를 좀 더 긍정적 마인드로 바라보고, 거시적 관점에서 지원 및 중개연구를 좀 더 활성화하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