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이도 울었어요. 나도 내가 이토록 눈물이 많은지 몰랐어요. 사무치게 그리웠어요. 볼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움트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피어났어요.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보지 않는 것과 볼 수 없다는 건 그야말로 천지 차이였어요. 당신을 좀 덜 사랑할 것을. 웬만큼 사랑할 것을. 그랬더라면 이토록 아프지는 않았을 텐데...”
고요한 원장(필명)이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바치는 가슴 시린 애도 일기를 에세이집으로 묶은 ‘부치지 못한 편지’를 최근 펴냈다.
이 책은 사별로 아내를 잃고 그녀가 부재한 일상 속에서 써 내려간 서간문이라 할 수 있다. 고 원장은 아내의 빈 자리가 무색하게 여전히 하고 싶은 이야기,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담한 문체로 고백했다.
자신의 고백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부재를 견디는 법을 독자에게 들려준다. 고 원장은 “형체는 없지만 단단히 자신의 곁을 지키고 있는 사랑으로 글을 쓰는 힘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에서는 아내가 떠난 직후의 순간을 기록해 슬픔 속에서도 이별을 받아들이는 심정을 담아냈다. 제2장은 아내의 부재 속에서 자녀들과 함께 일상을 보내는 법, 자녀들과의 추억을 기록했으며 제3장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제4장은 아내가 좋아했던 것, 생전 아내와 주고받던 편지들을 담아냈다. 마지막 장에서는 잠잠해지던 바다에 해일이 일듯 후폭풍의 슬픔을 다시 한번 고백하며 끝내 아내에게 도달할 수 없지만 도달하고 싶은 마음을 묵묵히 고백했다.
고 원장은 “이 책을 ‘내 글의 영원한 애독자임을 자처해왔던 너무나도 보고 싶은 사람’인 아내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그의 진솔한 고백을 통해 우리가 슬픔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추억을 길어 올리는 방법이 무엇인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