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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가 속 치열한 개원가 ‘오징어 게임’ 내몰려

코로나19 지속 상황에 지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 한숨
유인·알선, 사무장병원, 불법청구 등 유혹 노출 심화

 

개원 시장이 ‘오징어 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매년 고점을 갱신하는 의료인 수와 장기간 지속되는 저수가 기조 속에 치열한 경쟁에 내몰렸기 때문인데, 특히 직원 임금과 코로나19로 인한 멸균 비용, 장비 구입비, 각종 세금 등 지출이 꾸준히 늘고 있어 구조적인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풍운을 안고 작년 서울에 개원한 새내기 치과 원장 A씨는 요즘 봉직의 때가 그립다. 개원 상황이 이렇게까지 힘들 거라곤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매달 나가는 높은 이자에 밤마다 불면증을 호소한다.


A씨가 개원 당시 받았던 대출금은 2억5000만원. 하지만 코로나19와 재정난으로 추가 대출을 받아 채무는 어느새 6억 원으로 훅 불어났다. 더 큰 문제는 병원 적자가 아직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A씨는 요즘 달콤한 유혹에 시달리고 있다. 당장 병원 존폐와 함께 신용불량자가 될 수도 있다는 심리적 절벽에서 병원 마케팅과 홍보를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것이다. A씨는 “덤핑이나 환자 유인·알선은 결코 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정말 폐업 문턱까지 가면 눈이 돌아간다”고 털어놨다.


모 지부에서도 “진료비를 할인해 주겠다고 근처 기관이나 학원과 협약을 맺거나 본인부담금을 할인해 준다며 환자를 유인·알선하는 치과가 늘어나 골치를 썩고 있다”며 “서울 등 대도시권은 몰라도 지방에서 이런 경우는 흔치 않았는데 요즘 부쩍 눈에 띄는 추세”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추세는 의과도 마찬가지다. 치열해진 경쟁에 파렴치한 행위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경상남도의사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의과 역시 불법 사무장병원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일부 원장은 도수치료나 요실금 수술 등 인정비급여나 급여 항목 수술을 하는 것처럼 위장해 환자로 하여금 실손보험을 청구토록 유도하고 그 비용으로 성형이나 피부미용 수술을 할 수 있다고 유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같이 부정의료업자로 단속된 의료기관이 서울에서만 한해에 30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9년 의료기관 314곳의 부정행위가 적발됐으며, 타 시도까지 범위를 넓힌다면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칼 빼든 직능단체 불법진료 강력대처
이처럼 도를 넘는 일부 회원의 일탈에 치협을 비롯한 직능단체는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치협은 불법 진료 등은 의료 질서를 흐리고 대다수의 선량한 회원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을 강조, 강력히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태근 협회장은 앞서 11월 기자간담회에서도 “불법 진료에 철퇴를 내려야 한다는 데 대단히 공감한다”며 “드러내 놓고 불법 진료를 일삼는 일부 치과에 대해서는 계도 기간을 가지되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도 위법적이거나 비윤리적 의료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밝히고 있다. 산하에 자율정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24시간 제보가 가능한 자율정화 신고센터 운영 계획을 발표하는 등 자율규제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한의협과 약사회도 각각 무면허 불법의료와 불법 면대약국(면허대여약국) 근절이 필요하다며 강력한 처벌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