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나무의 사랑으로 싹이 터
잔가지 큰 가지로 뻗어 나와
바람에 건들건들 흔들리며
달빛보다 햇빛에 여물었다
아버지가 심은 팽나무처럼
내 꿈은 위로 향하고
어머니는 맨땅에 단물 주듯
간절한 정성으로 보살폈다
내가 뿌린 씨앗은 어디로 가고
꽃철이 지난 내 우둠지에
어느새 까치밥으로 매달려
서산 너머 황혼이 금쪽같이 보인다
들마당가 팽나무는 아직 애송이인데
나는 삭풍에 시달리는 고목이 되어
겨울밤을 하염없이 그지없이
불면의 망상을 엮어가고 있다.
김영훈 초대 회장
-《월간문학》으로 등단(1984)
-시집으로 《꿈으로 날으는 새》, 《가시덤불에 맺힌 이슬》, 《바람 타고 크는 나무》, 《꽃이 별이 될 때》, 《모두가 바람이다》, 《通仁詩》 등
-대한치과의사문인회 초대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