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품는 것이 아니다
품어지는 게 아니다
함덕에 오면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그대라는 이름으로
바람이든 파도든
물어야 한다
가까운가를, 소원한가를
제주 함덕에 오면 소멸이거나 명멸하거나 환이다
담았다가 끝도 없이
가 오는 숨 트임
술렁거림이다
아!
함덕은 저기
노을이다 바짝 들이대는 숨통이다
경계가 모호한 숨 트임이다
이게 무거운가
그럼 돌이켜라
그대는 단지 파도도 바람도
이기지 못한 것이다
함덕에 오려거든
그리움으로 오지 마라
함덕에 오려거든
서글퍼서도 오지 마라
그대여 오라
사방에 눈먼 바다에
오징어 배 불빛같이
무심한 그대가 오라
함덕에서
덤덤하게 널 보련다
눈이 먼 너를
바람이든 파도이든
눈 맞추어 보리라
눈이 먼 너를
품에
임창하 원장
-2014년 《시선》 등단
-계간지 《시선》 기획위원
-시와 고전을 찾는 사람들 회장
-미래창조독서토론회 활동 중
-현) 임창하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