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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 5개 단체 한 목소리 "의료영리화 정책 중단하라"

치협·의협·병협·한의협·약사회 결집, 국회서 공동 기자회견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무면허 의료행위 난무 우려 심각”
“보건의료제도는 국민 안전과 건강 관점에서 유효성 설계돼야”

치협을 비롯한 보건의약계 5개 단체는 정부의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가 결국은 '의료영리화'의 전초 단계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해당 정책의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치협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보건의약계 5개 단체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의료영리화 정책 즉각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에는 박태근 협회장, 홍수연 치협 부회장과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비롯해 5개 단체 임원 다수가 참석했다.

 

 

이날 5개 단체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10월 공식 발표한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시범 인증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데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는 민간기업 등 비의료기관도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가 앞장서서 인증을 부여해 관련 사업의 물꼬를 터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인증을 받은 12개 기업은 ▲1군 만성질환관리형 ▲2군 생활습관개선형 ▲3군 건강정보제공형으로 분류되고, 각 기업은 소속군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인증사업은 이번 시범단계를 거쳐 2024년 하반기에 본 사업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그러나 의료법 상 의료행위가 별도로 정의되지 않아 비의료와 의료 간 구분이 모호한 상황에서 ‘만성질환’ 등을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에 대한 사전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해 논란을 빚고 있다. 또한 일부 앱에서는 이용자가 의약품의 이름, 수량, 성분 및 부작용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복약지도 영역을 침범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에 의약계 단체는 이번 시범사업이 사실상 ‘의료영리화’와 다르지 않은 맥락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비의료 구분 모호, 무면허 의료행위 난무 우려”

 

이에 5개 단체는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의 부작용 등을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데 중지를 모으고, 이날 국회 앞에 모여 한 목소리를 냈다.

 

박태근 협회장은 “건강관리서비스는 의료행위와 필연적으로 연계되어 제공되는 서비스로 의료와 비의료라는 영역을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기 때문에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처럼 구체적 정의나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 오히려 ‘비의료’ 라는 명목 하에 비의료인에 의한 무면허 의료행위가 난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1군 만성질환관리형 건강관리서비스를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2군 생활습관개선형, 3군 건강정보제공형도 건강관리서비스라는 명목으로 비의료인이나 비의료기관에서 무면허의료행위가 제공돼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치지 않도록 보건당국에서 철저히 관리하고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은 “보건의료제도는 경제적, 상업적 관점이 아니라 국민 안전과 건강이라는 결과의 유효성을 기준으로 설계해야 한다”면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결여된 의료영리화 정책 구상들에 대해 깊은 유감을 밝힌다”고 말했다.

 

조양연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건강보험 관련 공공기관의 개인 건강정보가 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음이 이미 드러났다. 이러한 시도는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를 명분으로 보건의료서비스의 왜곡과 상업화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며, 플랫폼 문제를 더욱 더 악화시킬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황만기 대한한의사협회 총무부회장은 “비의료건강관리서비스에는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까지 포함돼있어 무면허의료행위는 물론이고 환자 건강과 안전에도 위해를 끼칠 수 있다”면서 “가장 높은 보안성이 요구되는 민감정보로 분류되는 개인의료정보를 공공기관인 심평원이 민간보험사에 제공하겠다는 보험업법 개정도 심각하게 우려하는 바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 5개 단체는 질의응답 시간에서, 이번 사안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의약계 전문가 단체와 사전에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향후 정부와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