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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진 곳에서 25년 간 중증장애인 돌보다

이웃사랑치과봉사회 김우중 의료인상 봉사상 수상
회원 11명 20년 넘게 송파구 복지관서 매주 진료
“앞으로도 인술을 베풀고 나눔과 사랑 실천 지속”
인터뷰 - 이웃사랑치과봉사회

 

비의료인인 기자 눈에도, 장애인 치과진료는 결코 쉽지 않았다. 이날 발치를 진행한 김인호(가명)씨를 달래는 일에만 5명이 필요했다. 본능적인 공포 탓인지 김씨는 패드랩이 뜯어지도록 들썩였고, 이에 기자도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고 김씨의 무릎을 꽉 붙들 수밖에 없었다.

 

대우재단이 주최하는 ‘제2회 김우중 의료인상’의 의료봉사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송파구방이복지관 이웃사랑치과봉사회(이하 봉사회)는 이 고된 일을 25년째 수행하고 있다.

 

봉사회는 지난 1998년 복지관 치과 특성화 사업을 계기로 창단됐다. 현재 총 11명의 치과전문의가 회원으로 활동하며 매주 평일 복지관 내 치과 진료실을 번갈아 방문한다. 창립 멤버인 김미애 봉사회장(K치과병원)을 비롯해 회원 대부분이 10년 넘게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을 치과위생사인 박선숙 복지관 평생재활지원과 팀장이 20여 년째 보조하고 있다. 기자가 복지관에 방문한 날에도 15년째 회원으로 머물고 있는 이대현 원장(서울허브치과)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었다. 이 원장은 함께 개원 중인 김종우 원장과 함께 지난 2008년 봉사회에 합류했다.

 

봉사회는 장애 유형을 가리지 않고 모든 환자를 예약제로 받고 있다. 그러나 환자의 약 70% 내외는 발달장애 등을 겪고 있는 중증장애인이다. 특히 청장년 비중이 높은데, 체구도 크고 의사소통도 어려운 탓에 일반 치과 병의원에서 진료를 거절당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대현 원장은 “저도 아이가 있다 보니, 봉사하면서 부모의 마음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며 “진료를 하다보면 보호자가 꾸준히 신경 써주는 환자와 그렇지 못한 환자의 구강 상태가 많이 다르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때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적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선숙 팀장은 “어떤 보호자는 ‘선생님, 우리 아이를 포기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엉엉 울기도 했다. 그래서 매주 봉사에 나서주시는 원장님들이 의술 말고도 환자와 보호자 마음을 달래는 인술을 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강산이 두 번 바뀔 만큼 오랜 기간 봉사를 해왔지만, 회원들은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도 처음 느꼈던 보람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다짐한다.

 

김미애 회장은 “작은 관심과 작은 손길에 높낮이가 있지 않다. 앞으로도 그늘진 곳에서 인술을 베풀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