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새벽 골목 귀에서 부는
바람을 깨우는
외마디 풍경(風磬)이 되었으면 좋겠네
먼 길 가는 봇짐 속
베개가 되어
환희(歡喜)의 눈물로 젖어졌으면 좋겠네
비상하는 독수리의 눈이 되어
수평선 너머
설산(雪山)을 보았으면 좋겠네
솟구치는 나뭇잎이 되어
담장을 넘고
들창문 붉은 심장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네
징검다리를 건널 때
찰랑이는 냇물이 되어
충혈(充血)된 발목을 어루만졌으면 좋겠네
늦은 밤엔 시(詩)가 되어
시절 없이 어리숙하기만 한
고단함을 녹였으면 좋겠네
임창하 원장
-2014년 《시선》 등단
-계간지 《시선》 기획위원
-시와 고전을 찾는 사람들 회장
-미래창조독서토론회 활동 중
-현) 임창하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