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3 (수)

  • 흐림동두천 23.2℃
  • 구름많음강릉 28.0℃
  • 흐림서울 24.6℃
  • 구름많음대전 25.2℃
  • 구름조금대구 27.7℃
  • 맑음울산 26.0℃
  • 구름많음광주 26.1℃
  • 맑음부산 24.4℃
  • 구름많음고창 24.7℃
  • 맑음제주 26.8℃
  • 흐림강화 22.7℃
  • 구름많음보은 24.0℃
  • 맑음금산 23.4℃
  • 구름많음강진군 26.1℃
  • 맑음경주시 26.4℃
  • 맑음거제 23.7℃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직장 생활·야구 병행 국대 투수 “내 꿈은 여자 오타니”

최송희 오스템 인테리어사업본부 주임 WBSC 본선 진출 목표
평일에는 업무, 주말에는 리그 경기 투수로 쉴 틈 없는 일상

 

“치과 인테리어 시공팀에서 일하면서 무하자 완벽시공으로 느낀 성취감을 이번 월드컵에서 무실점 완벽투구로 재현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여자야구 대표팀 투수이자, 오스템임플란트(이하 오스템) 인테리어사업본부 직영시공팀에서 일하고 있는 최송희 주임의 당찬 포부다.

 

이달 캐나다에서 열리는 여자야구월드컵(WBSC) 조별리그를 앞두고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최 주임은 폭염 특보 속에도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체인지업, 커브는 물론 건장한 성인 남자도 던지기 힘들 시속 100km가 넘는 속구도 연달아 힘있게 뿌리는 그다.

 

최 주임은 올해 초 오스템에 입사한 신입사원이다. 치과를 포함한 병·의원 인테리어 현장에서 가구, 창호 등에 인테리어 필름을 부착하는 직영시공팀의 유일한 여성이기도 하다.

 

“원래부터 활동적인 성격이라 야구를 하게 됐고 업무도 현장 일을 하게 된 것 같다. 시공을 완벽하게 끝마쳤을 때와 투수로서 점수를 안 내주고 깔끔하게 막았을 때 느낄 수 있는 성취감 측면에서 야구와 현재 업무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과 운동을 병행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최 주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여느 회사원과 다름없이 업무를 보고 현장 일을 한다. 퇴근 후에야 레슨을 받고 틈틈이 개인 운동을 하며 몸 관리를 한다. 주말에는 소속팀 리그 경기를 치르는 쉴 틈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최 주임은 어릴 때부터 매일 야구를 챙겨보며 야구장을 드나들었다. 야구광인 그가 필드로 나선 때는 24살이 되던 해인 2016년, 선수로선 늦은 나이에 시작한 야구였다. 그러나 뛰어난 열정과 재능으로 그는 지난 2020년, 2022년 그리고 올해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 열정에 화답하듯 오스템도 여자야구 대표팀 후원에 발 벗고 나섰다. 여자야구는 비인기 종목이다보니 대중의 관심이 크지 않고 기업 후원도 소원하다. 특히 코로나19로 국제대회가 중단되면서 후원이 거의 끊겼고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이 십시일반 금전 문제를 해결하곤 했다. 그 와중에 오스템의 후원이 결정되자 최 주임도 대표팀의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여자야구 대표팀은 그 지원에 힘입어 지난 5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안컵(BFA)에서 필리핀과 홍콩을 연이어 꺾으며 동메달 획득과 함께 이번 WBSC 예선 진출권을 따냈다. 이번 WBSC에서는 최소 3승을 거둬 슈퍼라운드(본선) 진출을 한다는 목표다.

 

양상문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비인기종목에 관심을 갖고 기업에서 후원해 준 순간 선수들의 힘이 많이 났고 감독 입장에서도 너무 감사했다”며 “최 선수는 노력도 많이 하고 기량이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어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최 주임의 백넘버는 17번이다.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로 역사적인 투타겸업을 해내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와 백넘버가 같다. 동등 비교는 어렵겠지만 최 주임도 소속 리그에서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여자 오타니’다. 타율은 5할, OPS는 1.442에 달한다.

 

최 주임은 “향후에는 전직 야구선수로 활동하고 싶은 꿈이 있다. 또 리그에서 주 포지션인 투수는 물론 유격수도 맡고 있어, 오타니처럼 투타겸업도 하는 등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 회사 일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마침 회사가 치과 인테리어 사업 진출 7년 만에 1000호 시공 계약 달성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도 일반 병·의원은 물론, 해외로 인테리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인데 나 또한 여기에 보탬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