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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핑 수가 비극…임플란트 제거율 폭발적 증가세

최근 5년간 식립 환자 16% 증가, 제거는 108%나 ‘껑충’
식립 대비 제거 환자 비율 매년 늘어 지난해 28.5% 기록
사후관리 대국민 홍보, 임플란트 유지관리 지침 개발 필요

 

일선 치과 진료 현장에서 제거되는 임플란트 수가 최근 대폭 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임플란트 시술이 보편화되면서 제거되는 임플란트도 자연스레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문제는 식립 건수에 비해 제거 건수의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는 데 있다.


때문에 일부 저수가 치과에서 행해지는 공격적인 임플란트 시술보다는 그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임플란트 주위염 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후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플란트 사후 관리(Post-implant Management) 좌담회’가 지난 12일 서울 호텔리베라에서 개최됐다. 대한치주과학회가 주최하고 동국제약이 후원하는 이날 좌담회에서는 임플란트 시술과 관련된 위험 요소와 대처방안, 임플란트 사후 관리의 중요성 등 의견이 교류됐다.

 

계승범 치주과학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임플란트가 심어지고 있으며 이에 비례해 임플란트 치료 후의 문제점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 시점에 이번 좌담회가 아주 시의 적절하고 환자와 치과 의료진 모두에게 다시 한번 사후 관리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좌담회에서는 김남윤 치주과학회 부회장이 ‘임플란트 사후 관리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연단에 올라, 2019~2023년에 급여 임플란트를 식립 또는 제거(단순·복잡)한 환자 수와 진료 수를 비교·분석한 결과를 공개해 이목이 집중됐다.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5년간 급여 임플란트를 식립한 환자 수는 53만4663명에서 61만9735명으로 16% 증가했지만, 제거한 환자 수는 8만4785명에서 17만6342명으로 108% 증가해 그 상승세가 더욱 가팔랐다.


또 진료 건수 비교에서도, 지난 5년간 급여 임플란트 식립 건수는 84만4223건에서 93만6150건으로 11% 증가했지만, 제거 건수는 10만5503건에서 22만3879건으로 102% 증가해 역시 그 차이가 크게 두드러졌다.
 

임플란트 식립 대비 제거한 비율을 살펴본 통계에서도 그 심각성이 드러난다. 지난 2019년 임플란트 식립 대비 제거 건수 비율은 12.5%였으나, 2023년에는 23.9%로 증가했으며 임플란트 제거 환자 비율 또한 2019년 15.9%였으나, 2023년에는 28.5%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기간을 늘릴수록 더 뚜렷해진다. 본지가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 포털을 통해 살펴본 결과에서도 2016년 임플란트 식립 대비 제거 환자 비율은 12.2%, 진료 건수는 9.3%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 저수가 임플란트 사후관리 부재 지적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수가를 위시한 임플란트 진료와 이로 인한 임플란트 사후 관리의 부재를 꼬집었다. ‘심고 끝, 이상 있으면 발치하고 임플란트’, ‘기승전 임플란트’ 시대가 낳은 비극이라는 것.


김남윤 부회장은 “자세한 진단검사와 사후관리 없이 무분별하게 식립되는 저수가 임플란트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 만약 치과의사가 한 달에 200~300개 되는 임플란트를 식립하게 되면 유지 또는 사후관리는 전혀 못 할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경만 치주과학회 홍보부위원장은 “임플란트 성공률은 굉장히 높지만, 일단 실패하면 환자만큼 치과의사도 더 고생하게 된다”며 “모 저수가 치과에서 상악 전체 임플란트를 하고 나서 부은 채로 우리 치과에 내원한 사례가 있었다. 환자에 따르면 유지관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이 환자는 몇 년 뒤 임플란트가 다 빠졌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임플란트는 사후관리가 더욱 중요한 치료인 만큼 치과 의료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또 올바른 임플란트 사후 관리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이어졌다.


김남윤 부회장은 “임플란트 사후관리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 홍보활동,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유지관리 치료 유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임플란트 유지관리 가이드라인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민경만 부위원장은 “의료도 일종의 문화다. 먼 후손들이 지금의 대한민국 의료 문화를 과연 어떻게 바라볼지 생각했으면 한다”며 “임플란트 주위 조직 건강을 관리하는 데는 유지·치주치료가 유효하고, 특히 단독 치료법보다 부가적인 국소 송달 항생제를 함께 사용, 세균막을 억제하는 것이 임플란트 주위염 해소에 좀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창동욱 치주과학회 홍보이사는 “적절한 잇몸치료와 유지치료, 전문가 구강위생관리 교육과 더불어 보조적 항생제 국소 송달 치료 등 의사와 환자의 노력이 동반된다면 임플란트를 오랫동안 잘 유지하며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좌담회를 후원한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이사는 “임플란트 사후관리의 중요성과 필요성, 치료 방법에 대한 최신 지견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질을 위한 주요 이슈”라며 “더불어 올해 초 인사돌이 스위스 의약품청으로부터 완제의약품 허가를 받아 유럽수출이 가능해진 것처럼 더 좋은 의약품 개발을 지속하고 잇몸 질환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학회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