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 봐야 넘어지지 않는 법, 덜 아프게 넘어지는 법,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최근 ‘폐업하고 재개원에 성공한 원장이 말하는 성공치과 개원전략(명문출판사)’이란 책을 낸 박현웅 원장(서울공감치과의원)의 사연이 궁금해 만나봤다. 두 번째 개원에서 경영의 감을 잡았다는 박 원장의 치과 경영 팁을 정리했다.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핫한 입지. 내과 등이 같이 들어간 메디컬 빌딩. 처음엔 가만히 있어도 환자가 몰려들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환자를 많이 봐도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걷기 시작하고, 경비는 계속해 상승해 가는 것을 보며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의 말만 듣고 막연히 좋은 조건인 것 같아 시작했던 첫 개원이었습니다. 돌아보니 어떤 환자에게 어떤 진료를 할지, 어떤 입지가 좋은 입지인지 스스로 고민해 본 적이 없더군요.”
박현웅 원장은 겉으로 화려한 상권과 역세권, 많은 유동인구가 무조건 좋은 입지가 아니라고 얘기한다. 상권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구성, 거주 주민의 연령대가 중요하다는 설명. 처음 개원했던 합정역 일대는 젊은 환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대부분 동네 거주자들이 아니고 연령대가 어리다 보니 충전이나 스케일링 등이 주력 진료가 됐다. 매출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렇게 첫 병원을 접고 새로 자리 잡은 수유동은 새 건물, 더 넓은 평수인데도 임대료가 절반 수준이었고, 40~60대 주민이 주를 이루는 환자군은 임플란트와 틀니 환자가 많았다. 이러다 보니 단순 매출 증가뿐 아니라 수익이 늘었다. 주변의 건축 현황 등을 살펴 상업지가 아닌 구도심 주거지역이라도 조금씩 거주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입지를 선택하라는 조언이다.
# 입지, 진료 철학 등 스스로 알아보고 결정해야
치과 실장의 역할도 중요하다. 실장은 원장과 일반 스텝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 철저히 원장의 관점에서 직원들을 관리하고 환자를 대하는 관리자를 만나는 게 복이다. 당연히 그에 따른 권한도 줘야 한다. 실장을 통해 모든 스텝들의 마인드를 통일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핵심은 직원이 동의하고 존경할 수 있는 진료 철학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원 초기일수록 병원이 성장해 가는 재미를 스텝들과 나누는데 노력해야 한다.
수가는 동네 평균을 조사하고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전략이 좋다는 설명이다. 초기에는 주력 진료의 수가를 조금 낮춰 경쟁력을 갖추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주력 진료이니 만큼 환자 신뢰를 쌓아가며 정상 수가를 찾아가야 한다. 환자들로부터 신뢰 받는 병원이 되면 환자들은 수가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빈도수가 많지 않은 스플린트 같은 고급진료는 수가를 높이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저수가는 진료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트리는 행위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나중에는 의사의 능률을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 가격만 따지는 환자는 추후에도 문제의 소지가 많은 경우가 많다.
# 개원 초기일수록 병원 성장 열매 스탭과 나눠야
환자 응대에 있어서는 환자의 경제 사정에 맞춰 친절하게만 하는 것이 잘하는 응대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치과의사의 치료계획을 이해시켜 관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치료계획대로 진료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나중에 환자 구강건강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비용적인 측면 때문에 환자가 주저한다면 비용 납부형식에 최대한의 편의를 봐주면서 환자의 장기적인 구강건강을 보장할 수 있는 치료계획을 끝까지 설득해야 한다.
박현웅 원장이 이 같은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주변에 알리고 싶어 하는 것은 개원을 준비하며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나 후배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재개원을 하며 깨달은 핵심은 개원과 관련한 모든 것은 스스로 알아보고,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요즈음 개원가가 덤핑 때문에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모든 치과가 덤핑으로 갈 수는 없다. 수가를 유지하면서도 잘 되는 치과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