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의 상당수가 여성임에도 출산·육아 지원이 열악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곧 잦은 이직과 퇴사로 이어져 개원가 구인난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하 정책연)이 최근 발간한 이슈리포트 ‘치과병·의원 근무 여성 보건의료인력의 현황 및 개선 방안’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치과병·의원에 11만2749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여성은 8만9842명으로 전체 종사자의 79.68%에 해당했다. 전체 산업 종사자 중 여성 비율이 41.77%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보건업 내에서도 전체 종사자의 성비(남성 1명 당 여성 수)가 3.0명임에 비해 치과병·의원은 3.9명으로 여성 종사자가 많았다. 치과의원은 4.0명, 치과병원은 3.1명으로 전체 보건기관 중 2,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요양병원(4.2명)이었다.
특히 치과위생사의 경우 남성 수는 367명인 반면, 여성 수는 4만5936명으로 99.9%에 달해 여성 인력이 사실상 전부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이같이 높은 여성 비율에도 불구, 출산·육아 관련 복지는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치과위생사의 육아휴직 경험률은 9.6%로 치과위생사의 82.5%가 20~30대 가임기 여성임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리포트에 따르면, 육아휴직 미사용 사유로 ‘대체인력이 없어서’(15.3%)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향후 근무여건 불이익 염려’(14.4%), ‘아이를 돌봐줄 가족이 있어서’(11.6%), ‘보육시설 이용’(11.6%) 등 순이었다. 그 밖에 경제 활동 필요, 복직의 어려움, 동료에게 부담, 사내 분위기 등을 꼽은 응답도 있었다.
이 같은 열악한 복지와 처우는 높은 이직률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요양기관 근무 치과위생사의 평균 이직률은 27.4%였는데 이는 21개의 요양기관 근무 보건의료직종 중 1급 응급구조사(30.0%), 물리치료사(28.1%)에 이어 세 번째다.
또 치과위생사 응답자의 73.9%는 이직을 해본 경험이 있고, 이들은 평균 2.78회 이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직 이유로는 ‘급여 수준’(18.1%), ‘업무량’(11.0%), ‘정신적 소진’(7.2%), ‘조직 문화’(6.9), ‘급여 외 복리후생’(6.7), 장래성·비전결여(6.6%) 등이 있었다.
심지어 활동 중인 치과위생사의 23.1%도 6개월 이내에 이직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밖에 면허가 있으나 활동하지 않는 치과위생사들의 비활동 이유로는 ‘이직을 위해’라는 응답이 28.1%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사, 임신, 출산, 자녀 양육’ 17.4%, ‘퇴직’ 14.7% 등 순이었다.
정책연은 “치과계에 여성 맞춤형 제도를 준비하고 이를 적극 수용하는 대처가 필요하다”며 “또 치과 종사자 교육 및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 인력의 재취업과 직업 수명 연장을 위한 정부의 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