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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중 이물질 삼킴, 젖은 거즈로 ‘간단 해결’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연구팀, 예방법 내놔 ‘눈길’
거즈 물에 적신 후 미러·석션팁으로 잡아주면 끝

 

치과 진료 중 손에서 놓친 치과 기구가 환자의 구강 너머로 들어간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아찔한 순간이다. 날카롭고 딱딱한 기구가 자칫 환자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험을 막아줄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연구팀(양재호 명예교수, 여인성 교수, 이재현 부교수)을 통해 나왔다.


이 방법은 Prosthesis(IF 2.8) 저널 최근호에 ‘Preventing Foreign Body Aspiration and Ingestion with a Damp Gauze in Clinics’(vol.6 issue 5,1259-1261) 제하의 사설(Editorial) 논문을 통해 공개됐다.


치과 기기나 보철물이 환자의 기도·식도로 넘어가는 이물질 흡인·섭취 사고를 막기 위해 기존에도 러버댐 사용, 보철물 수정, 치실 묶기 등 여러 방법이 고려된 바 있다. 그러나 힐링어버트먼트, 시멘트 잔여물 등 이물질에는 모두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축축한 거즈를 활용한 이물질 흡인 섭취·사고 예방법을 제안했다. 이는 연구팀이 거즈를 직접 구강에 넣어보며 시험한 결과인데, 마른 거즈는 기침을 유발하지만, 축축한 거즈는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


우선 멸균된 거즈(10cm x 10cm)를 물에 적셔 가볍게 짠 후, 거즈를 입안에 펼쳐 연구개를 완전히 덮는다. 이어 치료에 필요한 부분만 노출시키고, 나머지 부분은 가린다. 보조인력은 덴탈미러로 거즈를 부드럽게 잡아주고, 석션팁을 거즈 위에 가볍게 밀착시키면 준비가 끝난다. 특히 이 방법은 의식이 있는 환자와 국소 마취 환자 모두에게 사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구팀은 전신 마취 환자나 치매 환자에게 사용할 때 주의를 요했다. 또 부적절하게 사용하면 특히 작은 기구 조각들이 많이 쓰이는 복잡한 치료 과정에서 이물질 흡인·섭취 사고가 여전히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치과의사와 보조 인력의 세심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9~2023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치과 내 이물질 삼킴·흡인사고는 총 112건이다.

 


이번 이물질 삼킴 방지 방법을 고안한 양재호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물질 흡인·섭취 사고는 때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임상에서 환자 수백 명을 대상으로 이 방법을 적용했고 효과도 좋았다”며 “시멘트, 임플란트 커버 스크류, 힐링어버트먼트, 임프레션 코핑, 어버트먼트, 스크류, 엔도 파일, 기타 크라운, 브릿지, 인레이 등 다양한 치과 기기·재료의 흡인·섭취 사고를 막고 치과 진료 환경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