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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청소년 치과 진료 공백 나눔으로 메운다

남구협 ‘여명학교 치과진료단’ 발대식 성황리 개최
매주 1회 임플란트·보철·레진·신경치료 등 진료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누군가를 살리고, 행복하게 하고, 성장시킨다는 게 얼마나 큰 보람이에요.”


남북구강보건의료협의회(이하 남구협)가 북한 이탈 청소년 및 북한 이탈 주민 자녀 교육 시설인 ‘여명학교’ 학생들의 구강 건강 지킴이로 나섰다.


남구협은 ‘여명학교 치과진료단’ 발대식을 지난 5월 22일 여명학교에서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진교훈 강서구청장을 비롯해 황혜경 치협 부회장, 최종기 대외협력이사, 송종운 치무이사, 황윤숙 대한치과위생사협회장, 김정민 대한치과기공사협회장, 안제모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장, 조명숙 여명학교 교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여명학교 치과진료단’은 이동치과병원을 통해 치과 진료 접근성이 낮은 탈북 청소년을 직접 찾아간다. 진료 대상은 여명학교 전교생 80여 명이며, 매주 목요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교정치료를 제외한 임플란트·보철·레진·신경치료 등 진료 봉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치과진료단은 치협,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대한치과위생사협회에서 파견한 의료진으로 구성된다. 또 대한치과기공사협회는 기공물 제작(기공료 50% 제공)을,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는 노후된 치과 기자재 교체에 도움의 손길을 보탠다.


이번 진료는 개성공단 시절 남북 치의학 교류의 상징으로 활동했던 이동치과병원이 다시 시동을 건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해당 차량은 2009년 제작돼 2015년까지 개성공단 내 북측 근로자를 대상으로 치과 진료를 제공했고, 이후 국내 재난의료지역과 의료 소외지역을 누비며 치과계 나눔의 상징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노후화로 인해 최근 몇 년 새 유지관리 비용이 가파르게 증가했고, 이에 처분을 고민하던 중 남구협은 지난 1월 공동의장단 회의에서 해당 차량을 ‘탈북 청소년과 탈북민 자녀들을 위한 마지막 배치’로 전환코자 했다.


남구협은 해당 차량을 영구 배치가 아닌 한시적 운영으로 결정했으며, 향후 지속 여부는 운영 실적과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 “남북 교류 재개 대비, 지원책 마련”
황혜경 치협 부회장은 “2016년 북한 개성공단 운영이 전면 폐쇄된 후 오랜 기간 남북 관계가 경직되면서 남구협의 주요 지원 사업과 역할을 다하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그럼에도 남구협은 남북 교류의 의미를 계속 이어나가고자 탈북민 대상 진료 봉사 사업의 뜻을 꺾지 않았고, 오늘 뜻깊은 여명학교 치과진료단 발대식을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치협은 남구협과 함께 탈북민 자녀들을 대상으로 진심 어린 봉사 활동에 매진할 것이며 향후 남북 교류 재개에 대비해 탈북민 지원 대책도 마련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치과 진료는 때를 놓치면 매우 고생한다”며 “이번 기획을 통해 여명학교 학생들이 구강을 훨씬 더 건강하게 관리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윤숙 대한치과위생사협회장은 “어린 나이에는 특히 예방이 중요하다”며 “치과위생사들도 지속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조명숙 여명학교 교장은 학생들에게 치과 진료를 제공하는 것에 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아이의 치아는 부모님이 어렸을 때부터 계속 관리해 줘야 하는데, 우리 탈북민 아이들은 부모들이 국경을 넘어 식량을 얻으러 가는 등의 이유로 혼자 남겨질 수밖에 없었다”며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치아에 대해 고통을 호소한다. 일단 학생 50명을 대상으로 구강 상태 진단을 진행했는데 예상 진료비가 8700만 원이 나왔다. 발치를 해야할 정도로 중증인 아이도 다반수”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아울러 “본인의 재능과 기능으로 누군가를 살리고,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고, 누군가를 성장시킨다는 게 얼마나 큰 보람일까”라며 “이렇게 와주셔서 너무 위로가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