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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의 덧셈과 뺄셈은?

하상윤 칼럼

3월 10일은 3년마다 대한민국 치과의사들을 대표하는 수장을 선출하는 중요한 날입니다. 지금 글을 쓰는 시점은 각 캠프의 선거 운동이 치열한 상황인 선거 전이지만, 이 글이 기고되는 시점은 34대 대한치과의사협회장이 당선된 직후라 예상됩니다. 치열한 선거 캠프의 뜨거운 열기와는 대조적으로, 정작 개원가의 현실은 차갑기만 합니다. 누가 출마하는지, 어떤 공약이 치과계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기에는 우리 앞에 놓인 하루하루가 너무나 고단하기 때문입니다.


무관심해진 동료 치과의사들이 늘어가는 것은, 아마도 불법 덤핑 치과의 과열 경쟁과 고물가라는 척박한 경제 환경 속에서 각자의 진료실을 지켜내는 것조차 벅찬 탓일 것입니다.


물론 치과의사 개개인의 진료 능력, 행정 능력, 마케팅 역량은 중요합니다. 각자도생의 시대라는 말도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도 그것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운동장’이 공정하지 않다면 성과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개인의 실력 이전에, 모두가 함께 설 수 있는 판의 크기와 구조입니다.


얼마 전 한 경제 관련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자배구에서 세계 최고의 연봉을 받는 김연경 선수의 연봉이 약 20억 원 수준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축구나 야구, 골프 등 이른바 인기 종목에서는 세계최고의 선수라면 수백억, 수천억 원의 연봉이 거론되는 현실과 비교하면 적은 금액입니다. 그러나 이는 선수 개인의 기량이나 노력의 차이가 아니라, 종목이 속한 시장의 크기, 즉 ‘도메인’의 문제라는 분석이었습니다.


아무리 세계 최고의 선수라 해도 시장이 작은 종목에서는 구조적 한계를 넘기 어렵습니다. 배구의 인기가 축구나 야구만큼 크지 않은 이상,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연봉의 격차를 뒤집기 어렵습니다. 이는 마치 부유한 나라에서 태어나면 부를 누릴 가능성이 높고,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면 출발선부터 불리한 것과도 닮아 있습니다.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와 환경의 문제입니다.


치과계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한정된 파이를 나누는 제로섬 구조 속에서는 누군가의 이익이 곧 다른 누군가의 손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모두가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전체의 합은 크게 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분명합니다. 같은 파이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파이 자체를 키우는 것입니다.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파이를 키움으로써 모두가 윈윈이 되는 포지티브섬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체의 합이 플러스가 되는 상황, 경제 성장이나 기술발전처럼 참여자 모두의 이익이 총합적으로 늘어나는 포지티브섬은 모두가 이익을 얻는 상생의 상태이지요.


치과계의 미래 역시 이러한 방향 속에서 모색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운동장을 만들 수 있는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겠습니까. 무엇보다 선거 과정부터 달라야 합니다.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네거티브 공세가 아니라, 성과와 정책, 비전을 중심으로 한 포지티브 경쟁이어야 합니다.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흐를수록 당선 이후에도 갈등과 반목의 상처는 오래 남습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선거에서 그 후유증을 경험해 왔습니다.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덧셈의 정치’입니다. 이념과 성향이 다른 세력을 규합해 외연을 넓히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단지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덧셈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통합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선거가 끝난 뒤 다시 편 가르기로 돌아간다면, 그것은 계산된 합산일 뿐 철학적 통합은 아닙니다.


진정한 덧셈은 진영을 넘는 것입니다. 내 편, 네 편의 구분을 넘어 회원 전체의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 특정 집단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플러스입니다. 자기 진영에게만 유리한 결정은 부분합일 뿐, 진정한 플러스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대로 되지 못한 부위나 썩은 부위는 잘라내야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더하기가 있으면 빼기가 있어야죠. 중요한건 국민이나 회원에게 플러스가 되는 것이지 자기 진영에게만 플러스가 되는 건 진정한 의미의 플러스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처절한 고통을 감내하고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 뺄셈의 정치도 회원과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진정한 플러스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더한다고만 해서 플러스가 되는 것이 아니고 뺀다고 해서 무조건 마이너스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더할 건 더하고 뺄 건 뺄 줄 아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유행하는 낄끼빠빠를 잘 해야 합니다. 단순한 유행어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균형과 절제를 상징하는 말입니다. 인풋과 아웃풋, 흡기와 배기, 채움과 비움이 조화를 이룰 때 생명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합니다. 어느 한쪽으로만 기울면 시스템은 삐끄덕 거립니다. 기업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면서 오히려 경쟁력을 강화합니다. 개인 역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시간을 정리할 때 삶의 질이 높아집니다. 공동체도 마찬가지입니다. 더할 것은 더하고, 뺄 것은 뺄 줄 아는 균형 감각이 필요합니다.


덧셈과 뺄셈은 인류 문명의 시작과 함께 등장했습니다. 농경이 시작되고 세금과 거래가 복잡해지자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60진법으로 계산을 기록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와 -기호는 비교적 최근의 산물이지만, 그 본질은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사고의 틀입니다. 더하고 빼는 행위는 단순한 산술이 아니라 자원을 배분하고 질서를 설계하는 행위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오래된 원리를 다시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치과계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더해야 하는지, 무엇을 과감히 빼야 하는지 냉정하게 계산해야 합니다. 단지 숫자를 합산하는 계산이 아니라, 공동체의 총합을 키우는 계산이어야 합니다.


3월 10일의 선택은 단순히 한 사람을 뽑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운동장에서 경쟁하고 싶은지, 어떤 질서 속에서 성장하고 싶은지를 결정하는 일입니다. 제로섬의 좁은 판에 머물 것인지, 포지티브섬의 넓은 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 설정입니다.


치과계의 덧셈과 뺄셈, 단순한 산수가 아니라 공동체의 철학입니다. 더할 것을 제대로 더하고, 뺄 것을 제대로 뺄 줄 아는 균형 감각 그 지혜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