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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택 원장, 두 번째 소설집 ‘몸의 소리들’

소설가 치의, 정신과 육체를 탐구하다

중년 여성 김효연은 치과의사에게 읍소한다. “이것들을 하루만이라도 입안에 다시 꽂아주세요.” 치과의사는 서늘하게 말한다. “이미 발치된 치아는 다시 꽂을 수 없습니다.”

소설가 치과의사인 허 택 원장(부산 평화치과의원)의 두 번째 소설집 ‘몸의 소리들’(도서출판 강)이 출간됐다. 2008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이름을 올린 허 원장은 2011년 첫 소설집 ‘리브 앤 다이’를 낸 후 3년 만에 신작을 통해 “정신과 신체와의 관계에 대해서 논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대로 그의 소설은 사실주의적 문체로 몸과 정신이 서로 부딪히며 균열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양악수술을 통해 아름다움을 얻고자 했으나, 당뇨 등 변수에 의해서 생니를 하나 둘 잃어가면서 정신마저 무너져 가는 중년 여성을 그린 ‘텅 빈 입안’, 어머니의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불륜의 여인의 몸에 집착하는 남성의 욕망을 조명한 ‘몸의 소리들’, 10㎝나 되는 높은 구두를 즐겨 신으며 욕망을 잃어버린 두 남녀를 맺어주는 ‘까치발구두를 신은 할머니’ 등 허 원장의 소설은 인간의 몸을 겨냥하면서 그 내부에 움트는 욕망에 대해 논한다.

허 원장은 “아무래도 소설가 이전에 치과의사이기 때문에 신체를 천착할 수밖에 없다”며 “정신과 신체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므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데, 이 둘이 융합하거나 길항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윤후명 작가를 스승으로 모시며, 매일 자정부터 새벽 두 시까지 글을 쓴다는 63세의 허 원장은 “첫 소설집은 습작의 차원이었다면, 두 번째는 ‘내 색깔’을 가지려 노력했다. 앞으로 중편정도의 묵직한 작품에 도전해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의 : 02-325-9566(도서출판 강)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