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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심부름에 책임 전가까지 “힘들다 힘들어”

■ 스탭·업체 직원들이 몰래 밝히는 불평불만은?

고유 업무영역 존중하고 지켜줬으면
파트너로 대해주는 인간적 원장님 ‘굿’

치과계의 주인공은 치과의사. 그러나 스탭, 업체 직원 등 조력자들의 도움이 없으면 가뜩이나 팍팍한 병원경영이 더 힘들어진다. ‘나는 치과의사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스탭, 업체 직원들이 원장님들에게 직접 밝히기 어려워하는 애로사항을 들어봤다.


# 개인 심부름 NO! 동기부여 YES!

올해 4년차 치과위생사 A씨. 원장님의 개인적 심부름이 은근히 불만이다. 개인적인 공과금납부와 우편물 발송에서부터 어떤 때는 구두굽을 갈아오라는 심부름까지. 얼마 전에는 원장님 사모님 심부름까지 해야 했다.   
A씨는 “스탭을 조력자가 아니라 소유물, 심부름꾼 정도로 여기는 느낌을 받을 때 힘들다. 직원들의 고유 업무영역을 존중하고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스탭 B씨는 지나치게 진료비 할인을 요구하거나 무례한 언행 등으로 대하기 힘든 환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 ‘나 몰라라’ 하는 원장이 제일 실망감이 든다고 밝혔다. 환자와의 문제 발생 시 전면에 나서지 않고 직원들에게만 해결을 요구하는 경우를 직원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B씨는 “환자와 얘기를 하다 보면 진료비의 하한선이나 진료계획 변경 등 원장님이 판단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을 직원에게만 맡겨 놓고 원장실에서 나오지 않는 경우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말했다.

경력인정이나 출산 후 복직 등 직원 인력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중견 스탭인 한 치과위생사는 “데스크 업무, 환자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병원수익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 이런 부분에 능력이 뛰어난 스탭을 임금인상에 대한 의견 차이, 결혼, 출산 등의 이유로 놓치는 경우를 볼 때 안타깝다”며 “실제 환자 관리 능력이 뛰어난 선배 스탭이 나가고 줄어든 매출에 당황해 하는 원장을 본 적이 있다. 제대로 된 성과급이나 경력인정 등을 통해 직원이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병원 분위기를 만들 때 이점이 더 많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치과 스탭들은 ▲정확한 성과에 대한 평가가 없어 성취욕구가 떨어지는 경우 ▲환자 상담법이나 임상에 대한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경우 ▲환자의 경제력이나 명성에 따라 대우를 달리하는 원장들의 모습을 볼 때 실망하고 근로 의욕이 낮아진다고 밝혔다.  

다가오는 봄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한 치과위생사는 “어떤 치과의 경우 스탭들이 모두 아줌마인 경우를 봤다. 결혼 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곳이 좋은 병원이 아닌가 한다. 보수가 적도라도 스탭을 파트너로 대해주는 인간적인 원장님 밑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 매뉴얼 숙지, 재고 관리 힘썼으면

치과장비·재료 업체 직원들이 토로하는 고충도 만만치 않다. 

한 치과장비 업체 관계자는 매뉴얼대로 장비를 사용하지 않거나 관리소홀로 유독 자주 문제가 생기는 병원의 경우나 AS도 거부하고 무조건적인 반품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원장들과 접촉 빈도가 높은 재료업체, 그 중 임플란트 업체 영업사원들의 경우 무리한 할증 요구나 재고관리가 안 돼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의 반품을 요구하는 병원들을 영업하기 어려운 곳으로 꼽았다.

한 임플란트 업체 직원은 “원장님의 월별 평균 시술 건수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직경 등 진료스타일을 고려해 신중하게 제품수량을 결정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취급 부주의로 못쓰게 된 제품을 교환해 달라고 할 때도 난처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직원은 “페일된 임플란트의 경우 무조건 업체에 책임을 넘기는 분들이 있다. 환자의 부주의나 진료계획의 문제 등 다양한 요소가 있을 수 있는데 업체에 화부터 내며 책임지라는 분들을 보면 괴롭다. 남몰래 페일된 케이스를 들고 아는 대학 교수를 찾아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업체 직원들은 대금결제를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는 경우, 문제 발생 시 일방적 주장만 하며 커뮤니케이션을 거부 하는 경우 등을 일하기 힘든 순간이라고 꼽았다.

이와 관련 한 개원의는 “병원 직원이나 업체의 경우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 있다. 근무 태도에 문제가 있거나 주위 동료와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스탭, 직원들의 잦은 이직으로 영업처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업체 등으로 치과의사들도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서로의 상황을 조금 더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