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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백두대간 완주…쫄깃한 산행기 펴내다

유호성 원장 ‘백두대간 하늘 길’ 출간
플루트·문학·등산 등 도전하는 삶 행복

개원 후 병원경영에 대한 걱정에 불면증에 시달렸다. 어느 날 퇴근 후 6km 떨어진 집을 가며 팔달산을 넘어갔다. 거짓말처럼 단잠에 빠졌다. 그 후 매주 일요일마다 산을 찾게 됐고, 어느새 백두대간을 완주했다.


수원에 개원하고 있는 유호성 원장(웅치과의원)이 최근 ‘풍요로운 삶을 안겨준 백두대간 하늘 길’이라는 산행기 모음서를 냈다.
유호성 원장은 “백두대간을 등산하며 할아버지가 살았다는 지역들을 보고 집안내력을 둘러보게 돼 참 등산을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백두대간 이 산 저 산을 등산하며 보고 느낀 감정과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가족사를 회갑을 맞아 책으로 정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뻗어내려 대한민국을 동서로 갈라놓는 큰 산줄기로 백두산에서 시작해 금강산, 향로봉, 설악산, 오대산, 두타산, 소백산, 속리산, 덕유산,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척추와 같은 산맥이다. 총 길이가 1625km에 이르며 향로봉에서 지리산 천왕봉에 이르는 남한 구간만 해도 690km에 이른다.


유 원장은 2008~2010년까지 3년에 걸쳐 열심히 오른 백두대간 각 산의 특징과 감상, 풍경을 담은 사진을 한데 버무리며 산행기를 작성했다. 그 속에는 산행의 과정에서 만난 낯선이에 대한 시선, 등산을 하며 보고 느낀 단상, 지역의 역사, 유 원장의 가족사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의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면사무소 사환으로 진천, 천안 등지를 돌며 일했고, 그의 아버지는 서울치대 1회를 졸업한 치과의사다. 유 원장은 산행을 통해 할아버지, 아버지 삶의 유적을 답사해 보는 감동을 느꼈다. 


유호성 원장은 “전국의 산을 돌며 자연스레 어른들로부터 들었던 그들의 삶을 발자취를 느껴본 것이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를 통해 내 삶도 돌아보게 됐다”며 “나이가 들어 산을 대하게 되면서 겸허해지고, 대자연의 위용 앞에서 내 자신을 작은 미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현실감각을 얻어 정신적으로 건강해졌다. 나를 옭아매고 있던 불면증에서도 벗어났고, 혈압도 안정됐다. 산행으로 인해 앞으로 남은 인생을 더 적극적으로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산행 외에도 늦은 나이에 시작한 플루트 연주에 푹 빠져 밀레니엄플루트오케스트라 단장까지 맡고 있다. 얼마 전 3월에는 경선을 거쳐 세종문화회관에서 제10회 정기연주회를 갖기도 했다. 세종문화회관 무대에만 4차례 오를 정도로 실력 있는 연주자다.


유 원장은 “플루트를 배우고 산행을 하면서 치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었다. 운동과 음악만큼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나중에 뭘 해야지, 뭘 하면서 즐겨하지 생각만 하고 있으면 실제 나중이 돼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 같다. 나중에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바로 지금부터 시작하라. 치과진료실을 벗어나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