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보건의료정책 방향과 김철수 집행부의 정책방향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치협이 리더십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주도해야 한다.”
지난 8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건치 구강보건정책연구회와 건치신문 공동주최로 치과의료정책 토론회가 열렸다<사진>.
이날 토론회에는 김홍석 치협 정책이사가 치협을 대표해 대표발제를 진행했고, 전양호 건치 구강보건정책연구회 회장, 최유성 경기지부 부회장, 한동헌 서울대치의학대학원 교수가 패널토의에 참여했다.
먼저 김홍석 이사는 대표발제를 위해 연단에 서 “시기적으로 정부와 집행부가 거의 같은 시기에 출범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어떻게 보면 매우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고 운을 뗀 뒤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기조, 김철수 집행부의 공약사항 등을 설명하고 대정부 정책전략에 대해 강조했다.
김 이사는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방향과 김철수 집행부의 정책방향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치협이 주도성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주도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보건의료 및 치과의료 정책을 새 정부의 주요의제화 하는 것이 중요하고, 새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이 강력한 개혁정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 초기에 최대한 운신의 공간을 확보하면서 정부에 끌려가거나 상황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치협은 최근 치의학계 각급 전문가를 망라해 새정부정책제안TF를 구성하고,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및 치과의료정책 수립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제안서를 발간하는 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치과의사 자성 선행돼야”
이어진 패널토의에서는 먼저 전양호 회장이 ‘구강건강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전 회장은 “치과의료 자체가 극심한 경쟁체제로 돌입했기 때문에 치과의사와 환자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이런 불평등성과 부조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공적규제가 강화돼야 한다. 누구나 최소한의 구강건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제도 도입, 공공부문 치과의료 확충, 장애인 치과주치의 등록제 등의 각론을 제시했다.
최유성 부회장은 ‘치과의사로서의 자성’을 화두로 던졌다. 최 부회장은 “정책을 논하기 이전에 배타적 면허권을 지닌 존재로서의 책임감, 의무감에 대해 생각하며, 치과의사 역시 국민의 일부라는 인식을 갖고, 가령 건보의 저수가 문제를 접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책추진은 우연한 흐름이 만나 이뤄지기도 하는데, 합리적 과정에 대처하면서 동시에 급변하는 여론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협회의 조직적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동헌 교수는 “주로 얘기하는 정책방향은 서비스나 보장성 강화에 치우쳐 있는데, 치협이 치과계에 치료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자율적이고 표준화된 진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한 일일 수 있다”면서 “더불어 치료위주의 문화에서 예방위주의 문화로 바꿔나가는 의식의 전환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플로어와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구강전담부서에 대한 유의미한 의견도 나왔다. 김홍석 이사는 “추후에 선물처럼 구강전담부서가 부활한다고 해도 구강정책의 영향력, 사업의 지속성 및 규모, 공공부문에의 치의 진출, 정부 연구과제 수행능력 등이 수반되지 않으면 다시‘바람 불면 꺼질 촛불신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