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를 시작한 지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4월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사이에 우리 주변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국내적으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30여만 명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도 20대 대통령선거를 치렀고 국제적으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많은 사상자와 생활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눈물 나는 전쟁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양대 후보 모두에게 제기된 도덕성 문제와 범죄 의혹으로 누가 얼마나 좋은지를 판단하는 선거가 아니라 누가 덜 나쁜지, 싫은지를 따지는 비호감 선거전이었고 거기에 가족이나 배우자 리스크에 대한 각종 의혹이 더해지면서 네거티브 선거 양상은 진흙탕 싸움이 되었다. 특히 선거운동 내내 지역, 세대, 성별, 계층 간 사람들의 의견이 양극화로 더 심해져 분열과 갈등이 계속되었다. 매일 언론에 보도되는 숱한 의혹 제기와 흑색선전으로 오르내리는 지지도를 보면서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 피곤하고 혐오감마저 느끼게 했다. 이런 것은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는 대통령 후보들의 모습이 아니었기에 이 세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창피한 일들이었다. 어쨌든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선택했고
대선이 있었다. 그전에도 시사평론가라는 사람들이 TV에서 토론을 벌렸지만 대선기간동안의 토론은 더 열정적이었다. 그러나 점점 보지 않게 되었다. 그들의 얼굴을 보면 무슨 말을 할지 뻔히 알 수 있었다. 그들에게는 옳고, 그름은 없었고, 자신들의 진영 논리만 있었기 때문이다. 수사에 맡겨놓으면 될 일도 방송 채널이 많다보니 이 사람, 저 사람 돌려가면서 결론 없는 이야기들을 매일 반복했다. 당선자가 결정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안 될 것이라고 말한다. 평론가들이라고 하지만 토론이 아니고, 일률적으로 자기 진영을 웅호하고,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이야기였다. 당선자 측에도 분명히 뜻하는 것이 있을 텐데 부족한 점이 보였다면 보완까지는 못해주더라도 좀 기다려보면 안 되나? 끝까지 못하면 자신들이 다시 이길 수 있을 텐데. 나라 걱정 때문에 못 기다린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다. 평론이란 사회 전 분야에 대해 평가하는 작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를 생각해볼 때 필자는 치의신보의 평론은 기본적으로 치과계의 전 분야에 대해 평가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였고, 더하여 치과계가 속한 의료계의 타 전문분야와 비교 평가하는 작업도 포함될 것으로 생각해왔다. 필자
한국의 수필가 및 철학자이자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는 현재 102세로 학식과 건강이라는 두 가지를 실천하며 지금도 젊은 사람 못지않게 강연을 하고 다닌다. 대학교수의 정년 65세 이후 40년 가까이 살아온 삶 자체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102세까지 현역에서 활동한 비결 등을 닮고 싶은 롤 모델이기도 하다. 김 교수가 주장하는 말씀 내용 중에 인생 100세 중에서 가장 좋았던 황금기를 60~75세라고 하셨다. 아직 그 나이가 되지 않은 분들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필자도 60세가 가까운 나이가 되어가다 보니 그 의미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그분께서 근현대사를 살아오면서 수많은 경험을 하셨던 지식인이라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우리 치과의사들은 그 시기에 은퇴를 하며 인생의 황금기를 누릴 수 있을까? 2016년 정년 60세 의무화 제도가 생겨서 공무원, 공기업 및 대기업 일부에서는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그 이후에 인생의 황금기를 누릴 시기는 되었다 하지만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정년 후 삶이 보장되지 않는 한 행복한 시기일지 의문이 든다. 게다가 일반적인 기업현장에서 현실적으로 정년은 그 보다 더 아래이기에 앞으로의 삶 자체에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Choral; Ode de Joy) 감상이 연말의 통과의례 1순위라지만, 고전음악 팬 중에는 헨델의 메시아를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한 해에 종지부를 찍는 장중한 마감의 의미가 뚜렷하니까. 아이들이 한창 자라던 90년대에,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그믐날에는 영화 벤허를, 온 가족이 둘러앉아 레저 디스크로 감상하였다. 영화가 끝나고 함께 카운트다운을 하며 듣던 제야의 종소리를 아이들은 지금도 얘기한다. 당시에는 귀하던 소니 40인치 HD TV에 Bose 901 등 스피커 여섯 개를 연결하여 서라운드로 듣던 추억을... 지금은 얼마나 좋아졌는가? 대형 UHD TV도 예전에 비하면 1/10 값이요, 영화나 동영상을 고화질로 자유롭게 다운받아 볼 수 있는 세상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추억 만들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 막히는 학원 스케줄에 가족이 밥 한번 같이 먹기 어려운 ‘교육환경’과 엄청나게 비싼 벌집에 틀어박혀 서로 담을 쌓고 사는 ‘아파트 문화’가 공모하여, 분노조절 장애인과 소시오패스를 양산하고, 이들이 오히려 지도자로서 군림하는 ‘오징어 게임’ 세상을 만들지 않았는가? 인생은 선택
광복회는 대한민국 독립유공자 및 그 유족 후손들의 결성 단체로, 대규모 국가보조, 민간 기부 등 사업비가 운영되는 보훈단체이다. 광복 후 오랫동안 국가유공자를 위한 보훈(원호)제도를 마련치 못하다, 5.16 군사혁명(군사정변) 이듬해인 1962년에서야 독립유공자에 대한 훈·포장이 수여되고, 1965년에 생존 독립유공자나 독립유공자 유족·후손이 모여 사단법인 광복회를 결성했다. 그 후 1973년 「원호대상자단체설립에관한법률」에 의해 사단법인 광복회가 법률상 법인으로 간주되며, 정부 지원이 가능해졌고, 현 광복회 설립 근거 법률은 「국가유공자등단체설립에관한법률」이다. 1981년 민족대표 33인 중 최후생존자 이갑성 옹 타계후, 매년 정부 주관 3·1절 기념식에서 기미독립선언서 낭독을 광복회장이 하고 있다. 그 21대 광복회장이 올 2월 16일 이후 공석이다. 좌편향 발언, 친북 반미 노선 등 광복회 전통의 정치중립 위반 논란과 현직 장관에게 독립운동가 최재형상 시상 등 정치활동 논란에 휩싸였던 광복회장이 광복회 사유화 및 횡령 등 비리행위로 사퇴하였기 때문이다. 가장 명예롭고 청렴해야할 광복회장의 극단적 염치없음은 어느새 염치없는 사회가 되어있는 현 대한민국을
만일 누군가에게 갑상샘 암, 간 경화, 당뇨병, 무치악 중 한 가지가 생길 수밖에 없지만 이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는 있다면 무엇이 생기는 것이 그나마 나을까? 질병부담(burden of disease)은 질병으로 인해 초래되는 삶의 다양한 어려움 즉 부담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환자가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장애 또는 후유증으로 얼마나 부담을 갖게 되는지를 계량화한다. 이렇게 계량화된 질병부담은 서로 다른 인구 집단의 건강수준을 비교하고, 특정 인구 집단에서의 건강수준의 변화를 감시하며, 건강 불평등 수준을 파악하고, 질병부담의 위험요인의 기여도를 확인하며, 의료 서비스 공급과 연구에 있어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에 사용될 수 있다. 인구 집단에서 질병부담을 측정하여 이를 지표로 삼는다면, 보건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보건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의 성과를 평가할 때 매우 유용할 것이다. 전통적으로 인구 집단에서 건강 수준을 측정하기 위하여 사용된 지표로는 유병률(prevalence), 발생률(incidence), 사망률(mortality)이 있다. 그런데 유병률이나 발생률의 경우 비치명적(non-fatal)인 질병의 질병부담을 과소평가할 수 있고, 사망률의
子張問政, 子曰: “居之無倦, 行之以忠.”(자장문정, 자왈: “거지무권, 행지이충.”) 자장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하기를 “자리를 맡으면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일을 할 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논어, 안연편> 倦(게으를 권)자는 人(사람 인) + 卷(책 권)이 합하여 생긴 단어다. 내 삶에서 땀을 흘리는 봉사를 하여 본적이 있는가? 집 앞에 논과 밭이 있는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1학년까지 살았지만 아버님이 공무원이었기에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없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는 광주에서 학교를 다녔다. 봉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학창시절 무의촌 진료봉사와 본과 3, 4학년 때 나주에서 일주일간 하였던 농활이라 할 것입니다. 개업을 하고서는 빛고을 노인 건강 타운, 고룡정보 산업학교(소년원) 등에서 진료 봉사를 하였다. 공보의를 마치고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30년이 넘게 개원을 하다 보니 지역사회에 그동안 대덕치과를 키워주신 지역주민들과 나를 존재하게 만들어 준 사회에 은혜를 갚는다는 마음으로 지역 행사가 있으면 기부를 하고 장학금을 전달한다. 하지만 땀을 흘리는 봉사활동은 학창시절 하였던 농활이 마지막이었다. 2011년부
인공지능(AI)이라는 용어조차 매우 생소한 개념이었던 2016년 3월, 전 세계의 이목이 대한민국 바둑판에 쏠렸다. 세계 최정상급 프로기사인 이세돌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쳤기 때문이다. 바둑은 인류가 고안해낸 게임 중 가장 복잡하며 많은 대국 경험이 필요하고 가로세로 19줄, 361개의 점으로 이뤄진 바둑 경기에는 10의 170제곱이라는 천문학적인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가진 컴퓨터라 하더라도 이 모든 경우를 계산해 최적의 수를 찾는 게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직관과 느낌이 중요하기에 컴퓨터가 숙달하기에는 어려운 게임으로 여겨왔다. 이세돌 9단은 1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이 생각하기 어려운 창의적인 수법으로 경쟁자들을 제압하여 지난 10년간 세계 대회에서 18차례 우승하였기 때문에 전문가 대다수가 이세돌의 우세를 전망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이세돌의 1승 4패의 결과와 AI의 위력을 생중계로 지켜본 많은 사람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겼다는 사실에도 놀랐지만, 알파고는 지금까지의 인공지능과는 차원이 다른 ‘딥러닝’이라는 스스로 사
이제는 집값이 오르든 내리든 개인적으로 관심이 없어졌다. 1986년에 현재 살고 있는 집에 이사 와서 아직까지 살고 있고, 앞으로도 이사 갈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집에 이사를 온 것도 박사학위를 받고 전임의가 된 후 어느 나라, 어떤 교수가 있는 곳으로 공부하러 가는 것이 좋을까 생각하면서 1983년에 이상철 교수님이 다녀오신 일본 오사카치대에 잠시 들린 일이 있었는데, 그때 오사카 치대의 친구들이 일본의 경우 도쿄 올림픽이 끝난 후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다면서 아마 한국도 비슷할 것이라는 얘기를 해준 적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필자가 미국으로 유학 가기로 한 날짜가 1987년으로 서울올림픽 1년 전이었는데, 그때 기억이 나서 무리하게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때 아버지께 말도 좀 들었다. 미국 가는 데에도 돈이 많이 필요할 텐데 왜 무리하게 집을 바꾼다고 난리냐고. 요새는 모두가 아파트 시세에 눈에 불을 켜고 있지만 그 당시 필자의 부모님은 아파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셨고, 관심도 없으셨다. 그런데 미국에 가 있는 동안 올림픽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전화하셔서 너희 집 바꾸기 잘했다고 말씀하셨던 기억
2022년 새해가 밝고 각자의 염원을 담아 소원을 빌고 있지만, 코로나19의 변종 오미크론의 기세에 확진자 및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인해 사적모임과 영업시간 제한으로 침체된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가오는 설 명절과 금년 3월 대통령선거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무래도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하다 보니 대통령 후보의 공약사항에 일희일비하며 본인들의 직업과 처한 환경을 중심으로 이해득실을 따지며 후보를 평가하는 경향이 짙어가고 있는 듯하다. 우리 협회 역시 각 후보들의 캠프를 방문하거나 관련된 후보측 정책 담당자와 치과계의 현안 문제들을 제기하고 공약으로 만들어 달라고 논의하고 있고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 2주전 이재명 후보측의 공약사항 중 특이한 공약사항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증폭시킨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공약사항이 발표되었다. 소확행이라고 해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공약이라고 한다. 질병이라고 하기엔 눈에 확 닿지 않는 얘기일 수 있지만 탈모인들에겐 말 못한 고민거리인 탈모에 관심을 가져준다는 의미에서 관심이 부각되었으리라 보지만, 일부에서는 천만인이나 되는 탈모인들을 위한 치료제의 보험적용을 둘러싸고 건강보
칼럼 ‘송년음악회’에서 ‘Memento mori!’를 화두로 삼았다(2018). 알 수 없는 종말에 한 살 더 다가가는 두려움을 잊자는 망년회(忘年會)가 아니라, 지난 한 해를 되짚어 반성하고 보내는 송년(送年)회로 하자는 이야기였다. 인생의 여정에서 “잊는 것(forget)보다 보내는 의식(bid the year out)”이 더 능동적이고 건강한 통과의례(Rite of Passage)가 아닐까? 2003년 개관한 대전예술의전당 후원회를 만들고 버거운 회장직을 10년간 역임하면서, 베토벤 9번 ‘합창 교향곡’ 연주회 참석이 송년의식 제1호가 되었다. 고금동서를 통하여 성인 성자가 붙은 유일한 악성(樂聖) 베토벤의 예술적인 성취와 음악사에 남긴 업적은 차치하고라도, 인간 의지의 승리에 대한 그의 확신과 열정에 우리는 고개를 숙인다. 관현악곡에 인간의 목소리를 접목하려는 시도는 일찍이 운명 교향곡에서 육성에 가까운 오보에 연주로, 다시 합창환상곡에서는 합창으로 실험했지만, 16년의 숙성기간을 거쳐 드디어 합창 교향곡으로 결실한 것이다. 제1에서 3악장까지 보통 교향곡보다 긴 45분쯤에 더하여, 다소 무질서(?)한 4악장 전주 부를 인내해야 비로소 베이스로 시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