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오늘날 우리는 과시와 자랑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플랫폼은 개인의 성취와 스펙을 자랑하는 무대가 되었으며,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겸손의 미덕은 여전히 빛을 발합니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것처럼, 진정한 지식과 성취를 가진 사람일수록 더욱 겸손해야 한다는 고전적인 지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독서의 중요성은 여기서 더욱 부각됩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겸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책 속에는 우리가 평생 다다를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대가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통해 독자에게 삶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며, 우리의 시야를 넓혀줍니다. 책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더 많은 것을 배우고자 하는 겸손한 자세를 가지게 됩니다. 독서를 통해 우리
공자(BC 551~479)는 노년에 “심하구나, 나의 노쇠함이여! 오래 되었구나 꿈에 주공(周公)을 다시 못 뵌 지”라고 탄식했다. 공자는 당신이 태어나기 900여 년 전 인물인 주공(기원전 1400년경 주나라 건국 시대 인물)을 삶과 학문의 멘토로 삼으셨다. 자기개발서 저자들은 현존하는 인물과 역사적인 인물 중에서 멘토를 골라 인생의 갈림길에서 자문을 구하라고 한다. 1971년 초등학교에 입학하였다. 초·중·고등학교 12년 동안 24권의 국어 교과서를 접했다.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많은 소설 중 내 인생에 영향을 준 소설은 김동인의 ‘무지개’와 다니엘 호손의 ‘큰 바위 얼굴’이다. ‘무지개’에서 지금도 기억나는 장면은 무지개를 찾아 떠난 주인공이 기왓장을 들고 무지개를 찾았다고 즐거워하는 소년을 만나는 장면이다. ‘큰 바위 얼굴’에서 기억나는 장면은 주인공이 살고 있는 골짜기 마을에는 큰 바위 얼굴이 있다. 골짜기 마을에는 마을 출신 큰 바위 얼굴과 닮은 사람이 나타난다는 오랜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평범한 소년은 자라 큰 바위 얼굴로 인정받는 장면이다. 2024년 ‘무지개’와 ‘큰 바위 얼굴’을 50년 만에 다시 읽었다. ‘무지개’의 주인공은 무지개를 가
지난 6월 18일 협회 정기 이사회에서 이강운 부회장이 발의한 치과의료감정원 설립추진위원회 결성안이 심도 있는 토의 후 통과되었다. 치과의료는 비가역적인 치료가 대부분이며 한국 특유의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치과관련 의료분쟁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의료사고의 신속 공정한 피해 구조를 위해 한국의료조정중재원이 설립된 2012년 이후 오히려 의료소송이 급증했고 의사가 유죄를 받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아이러니컬하다. 일반인의 의료에 대한 지식이 높아진 요인도 있지만 비의료인의 의료인에 대한 신뢰부족과 편견도 한몫한 것도 사실이다. 분쟁 발생 시 진료 과정, 결과에 대한 해석에 대해서 감정위원 마다 기준이 다르고 사적의견이 개입되는 감정서도 있어서 신뢰성 저하로 의료소비자나 의료인이 제2, 제3의 감정서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분쟁을 확대하여 소송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사법당국에서도 치과의료 감정을 의뢰하기가 쉽지 않고 감정하는 전문가도 환자와 치과의사 사이에서 난감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치과의료 감정을 하는 곳은 대학병원, 학회, 치협, 대한치의학회,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소비자원으로 의뢰기관(경찰, 검찰, 법원 등)의 의뢰를
광주광역시 치과의사회는 과거 2012년부터 어느 지역보다 먼저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이 필요함을 역설해 온 지부로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법안이 과연 어느 지역에서 실행될지 초미의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지부들에서 제각각 자기 나름의 경쟁력을 피력하고 있는 바, 꽤 설득력 있는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어 광주지부로서는 자못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과 형편입니다. 이에 요즘 GPT-4o로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chat GPT에게 국립치의학연구원에 관련된 의견을 물어보았습니다. 질문이 다소 편협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광주지부 나름의 형편에서 물어볼 수 있을만한 또한 물어보아야만 하는 그런 질문들이기도 했습니다. (질문) 우리나라에서 이번에 국립치의학연구원을 설립하기로 국회에서 법이 통과한 것에 대해 알아? ==> 2023년 6월 30일, 대한민국 국회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이 법안은 국립치의학연구원을 설립하여 치의학 분야의 연구와 발전을 촉진하고, 국민의 구강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의 주요 역할은 1) 연구 및 개발, 2)
갓생이란 말이 있습니다. 신(god)을 뜻하는 ‘갓’과 생(生)을 결합한 단어로 매우 생산적이고 부지런하게 사는 삶을 의미합니다. 미라클 모닝이나 몸짱되기 등 여러 가지 지속적으로 또는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들에 도전할 때 취해야할 삶의 태도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젊었을 적 갓생을 추구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나이가 들다보니 갓생보다는 걍생(갓생과 반대로 그냥 사는 삶)을 더 추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1달 간 너무 일정이 빡빡했습니다. 학회강의, 치과에서의 특별강의, 시덱스 강의, 녹화촬영 강의, 종료과제 발표, 선정되기 위한 2차 발표 평가 등이 몰려 있었습니다. 수업도 종강이 안 된 과목들이 3개 정도 있었고, 역학조사 관련 업무에 줌 회의, 회의, 저녁 약속들이 줄줄이 있다 보니 책상에 앉아서 업무를 할 시간들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아 거기에 야근도 편히 못가고 집에 가서 육아도 해야 되네요. 집에 가도 편하게 업무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밀린 일들 아니 밀리고 급한 일들(밀린 일들은 원래 많습니다)을 해야 될 시간은 유일하게 새벽이 되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새벽 4시에서 6시 사이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재작
Fabulous, spectacular, magnifique! 블랙핑크의 콘서트 이야기가 아니다. BTS의 공연 이야기도 아니다. 로마에서 열린 한국 임플란트 회사의 국제 심포지엄 이야기다. 왜 공직에 있는 사람이 업체 심포지엄의 후기를 작성하냐고 하실 수도 있고, 필자 자신도 잠시 망설였지만 충분히 작성해도 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이 심포지엄에 서울대 세션이 마련되어 권호범 학장님과 박지만 교수와 함께 20분씩 발표를 하였다. 심포지엄 행사로 돌아와서, 장소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Rome Cavalieri라는 리조트에서 진행되었는데 장소가 완벽했다.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한 10~15분 정도 가면 산 중턱에 위치했는데 전략적으로 너무 좋았다. 바티칸 시티가 바로 밑에 있고,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면서 도망가기도 참 어려운 위치였다. 그래서 그런지 50여 개국 1500명의 참가자가 거의 이튿날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로마의 근엄스러움과 웅잠함 그리고 모던함과 럭셔리함이 절묘하게 녹아든 최적의 장소였다. 행사장은 아무래도 한국 업체이기 때문에 한국인 직원들이 분주하게 세팅하고, 세일즈도 하고 분주하게 활동하는 모습이 좋았고 일반 참가자는 거의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안 원장은 최근 노인 환자를 많이 진료하고 있다. 신환으로 내원한 82세 김 할머니는 진행된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으며, 진료를 받으러 딸과 함께 치과를 방문한다. 김 할머니의 치아 상태는 안타깝게도 좋지 않고, 다수 발치 후 전체 및 부분 의치를 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할머니는 상황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치료의
며칠 전 책장을 정리하다가 낯선 공책이 눈에 띄었다. 내가 쓰던 것이 아니었기에 확인하기 위해 꺼내던 중 종이 뭉치가 거기에서 ‘뚝’ 떨어졌다. 공책은 어머니가 생전에 쓰셨던 일기장이었고 떨어진 종이 뭉치는 캐나다 여행을 다녀오셔서 쓰셨던 원고였다. ‘서부 캐나다에서 로키산맥까지’란 제목의 글에는 필자가 샌프란시스코 UCSF 치과대학 교정과에 교환교수로 가 있을 때인 1995년 6월에 샌프란시스코 집에 며칠 머무시다가 밴쿠버, 밴프 등을 관광하시면서 느낀 여러 가지 생각과 느낌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어머니의 손글씨와 잊혔던 기억이 되살아나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어머니가 평소에 일기를 매일 쓰시던 걸 기억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님께 어머니 일기장을 달라고 부탁했었다. 어머니의 일기장을 갖고 싶었던 것은 어머니에 대한 많은 추억 때문이었다. 아버님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유품을 정리하시면서 이사를 하셨다.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찾아본 어머니 일기장은 몇 권 남지 않은 걸 보관 했는데 그중 하나를 집어 들게 된 것이었다. 어렸을 때 잔병치레가 많아 부모님께 많은 걱정을 끼쳐드렸고 옆집에 있던 소아과의원을 수시로 드나들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한국의 보건의료 환경은 저출산, 고령화, 기대수명, 건강수명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질병구조가 만성화됨과 아울러 신종 감염병의 창궐로 인해 의료비가 증가함으로써 현 2020년대의 의료제도 지속가능성이 도전받고 있다. 지난 47년간 유지돼 왔던 보건의료체계는 비효율적 전달체계, 지역의료 공백, 필수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계층 간 건강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지출 증가, 의료 남용, 비급여 팽창 등으로 인해 경상의료비는 폭증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현 보건의료체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요소로 보건의료정책의 혁신적 개혁을 이루지 않으면 지속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핵심 전략 목표는 접근성 개선, 서비스 질 향상, 비용 효용성, 형평성 강화다. 정책은 법과 규칙, 시행령, 시행규칙, 지침 등으로 집행되는데 결정과정 참여자는 대통령, 국회, 사법부, 행정부, 이익단체(보건의료 단체), NGO, 전문가, 국민 여론 등이다. 참여자는 광범위하나 실제 주요결정자는 국회, 대통령(보건복지부장관, 정부위원회) 법원, 선거(공약 이행)이다. 참여자는 본인들의 시선과 입장에서 주장할 수 있겠지만 결정권자는 공식적 권위를 통해 법을 만들어야 하므로 각 직역의 참여자들은 정책의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정책연구원에서는 2024년 치과계 정책 개발과 수립을 위한 정책연구과제를 공모하고 있습니다. 지정주제는 고령화 시대에 따른 노인의 구강관리 정책과 원로 치과의사의 진로 다각화 관련 연구를 위하여 ‘노인 대상 구강관리 및 치과의료 정책 개선(보험항목 개발 등) 방안 연구’와 ‘치과의사의 은퇴 후 진로에 대한 정책연구’로 정하였으며, 이외 자유주제로 응모할 수 있으므로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은 2008년 1월 4일 개설되어,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정책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치과의료 및 보건 정책 연구를 통한 정책 역량 강화와 국민건강 향상에 기여’를 비전으로 사회적 필요에 따른 치과계의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근거마련과 정책활동의 기반을 마련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은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중·장기정책 개발 및 정책역량 강화방안 연구, 치과계 현황 과제 및 정책 연구, 치과 병·의원 경영관리 및 개선에 관한 연구, 치과의료 정책 분야의 연구용역 수탁 및 발주, 치과의료 통계 및 여론 조사, 치과의료 정책 자료실 운영 및 연구 데
“쉬는 날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냐”고 물으면, “쉬는 날이면 달리기 선생님한테 달리기를 배운다”고 대답하고. 다시 “아니 달리기를 돈 내고 배워?”라고 반문하면, 순간 머리 속에 ‘뭔가 남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일을 하며 돈을 잃고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대꾸하게 된다. 작년 11월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생각보다 아주 많이 힘들었고, 기대했던 것보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행복했고,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건강해졌다.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고, 큰 고민과 함께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렇게 오래 뛸 생각이 없었다. 달리며 잃은 여러 가지를 반추해 본다. 하루 중 이런저런 생각에서 벗어나 나 자신에게 충실하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있을까? 머리 속에 여러 생각들이 가득할 때, 그리고 그 생각들이 덜어내어 지지 않을 때, 달리기를 통해 그 많은 생각들을 잃을 수 있다. 어느 순간 삶에서 몰입하는 시간이 많이 부족하여 삶의 밀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할 때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나의 부족함으로 인해 생긴 여러 문제들이 머리 속을 채워 문득문득 나를 지배하고 있을 때 바로 그 때가 달리기를 시작하기 제일 좋은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