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입니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날씨가 참 좋은 하루하루 입니다. 아침에 약간 쌀쌀하다면 쌀쌀하지만 상쾌하게 느껴지는 아침 공기가 찌뿌둥한 몸을 깨워 개운하게 해주고, 따뜻한 오후 햇살이 야외에서도 실내에서도 따뜻하고 기분 좋게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바깥 풍경만 봐도 참 하루하루 기분 좋아지는 계절입니다. 이런 계절에 바깥 풍경을 보고 있자면 대학 시절이 생각나게 됩니다. 막 중간고사를 마치고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산책을 하기도 했었고, 점심시간에는 야외에서 짜장면을 시켜 시원하고 따뜻한 바람을 쐬며 점심을 먹던 기억이 있습니다. 축제가 곧 있어 그 축제를 함께 준비하던 기억, 그리고 축제를 즐겼던 기억까지 추억이 많은 5월입니다. 그리고 제 모교에서는 5월에는 꼭 지도교수님과 식사자리를 함께합니다. 사실 학생 입장에서 교수님과 함께 식사자리를 하는 것이 쉽게 있을 수 있는 자리도 아닐 뿐더러 쉬운 자리도 아닙니다. 그리고 교수님 입장에서도 학생들과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자리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또 좀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통해 저희 제자들은 그동안의 애로사항
치매 치료로 유명하신 모 신경과 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치매 환자 가족에게 부모님의 ‘치매’가 ‘말기암’ 정도의 충격이라면, ‘치과 문제’는 ‘피부병’ 정도 수준의 타격이라고 합니다. 당장 암이라는 커다란 문제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상황에서, 몸에 난 두드러기 정도는 내버려 두든지 연고나 바르면 되지, 굳이 병원을 일부러 찾아가지는 않는다는 거죠. 치매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진단을 받고 당장 먹고 자고 별일 없이 살아가는 것이 중요해진 마당에, 칫솔질 못하고 충치가 좀 생긴다 한들 그것이 당장 죽고 사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치매국가책임제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치매 정책을 살펴보면 구강건강 분야는 철저히 소외돼 있습니다. 컨트롤타워인 중앙치매센터, 전국 256개 5000여 명의 인력으로 운영되는 치매안심센터를 비롯한 치매와 관련된 어떤 기관에서도 구강건강분야 종사자는 전무합니다. 보건복지부 예산으로 진행되는 ‘치매직종별 교육’에서도 치과의사, 치과위생사는 대상자가 아닙니다. 치매 어르신의 거의 99%는 치과에 못 가시니, 당연히 연 1회 치석제거술이나 틀니, 임플란트 등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치료도 받지 못합니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솜씨 좋은 현상소 아저씨를 만나는 것이 행운이었습니다. 그래야 찍은 사진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게 인화되어 받아볼 수 있었으니까요. 디지털 카메라가 대세인 요즘에는 카메라 제조사의 소프트웨어 기술자를 잘 만나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조시 기본값이 잘 세팅된 카메라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바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제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카메라는 ‘포비온’이라는 센서를 사용하는 시그마라는 회사의 제품입니다. 초기 제품들은 ‘화질 하나만 빼고 모든 것을 포기한 카메라’라는 말이 있고, 야생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결과물의 호불호가 심한 카메라였습니다. 지금은 편리성과 화질의 편차가 기술적으로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일반인이 다루기 힘든 카메라로 알려져 인기가 별로 없고, 소수 마니아들을 위한 카메라처럼 인식되고 있어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보정’이라는 과정을 거치면 그 어떤 카메라보다 우수한 화질을 보여주는데도 말입니다. 세상에 무보정 사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포비온 센서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은 더욱더 무보정으로 내놓기가 힘들어서 보정이라는 과정을 거의 무조건 거쳐야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의 세 번째 역사서인 ‘대한치과의사협회사(이하 협회사) 2020’이 발간(2023.4.20)되었다. 역사는 사실에 바탕해야 하고, 역사적 사실은 굴곡 없는 역사가의 풍부한 지성으로 바로 비추어 미래로 나아갈 바른 방향이 제시될 때 생명력을 갖춘 유의미한 것이 된다. 한국인 최초 치과의사(함석태, 면허 제1호 등록)가 개원(1914.6.19)하고, 조선 땅 최초의 치과의사회인 조선치과의사회 창립(1921.10.2)후 60여년 만인, 1981년 30차 정기대의원총회(이하 총회)에서 창립기념일 제정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집행부에 날짜 결정을 위임해,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일(1921.10.2)을 창립기념일로 제정하였다. 그 1년 후, 치협의 첫 역사서 ‘협회사 1980’이 발간(1982.3.25)되었다. 유양석 편찬위원장 발간사에 의하면, 조선치과의사회 제3회 총회(1948.5.24)에서 처음 협회사 편찬에 대해 거론하였다. 8년 후인 대한치과의사회 제5회 총회(1956.4.21)에서 편찬하기로 가결되어 자료수집에 착수했으나 진전이 없었다. 편찬가결 14년 후 치협 총무위원회(1970.2.24)에서 연혁사편집위원회를 구성키로 하여 동년 4월
동양 문화권에서는 위생(衛生)이라는 용어는 중국 고전 장자의 한 구절에서 시작되어, ‘건강에 유익하도록 조건을 갖추거나 대책을 세우는 일’과 관련된 표현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대한제국 시절 광혜원에서 선교의사인 알렌(Allen)이 위생학 강좌를 처음 개설한 이후, 일제강점기 시절 환경위생, 의복위생, 주택위생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개인위생, 공중위생, 보건위생, 식품위생, 구강위생이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고 있다. 치약, 칫솔과 같이 구강을 청결히 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을 구강위생용품이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구강위생용품이란 용어가 익숙하지만, 1986년에 이미 국제표준화기구(ISO) 산하에 ISO/TC106 Dentisty/SC7 Oral care products 위원회가 만들어졌으며, 구강건강을 위해 사용하는 제품에는 청결(hygiene)뿐만 아니라, 구강건강증진과 관리를 위한 제품들이 개발되고, 구강건강을 적절히 관리(care)하는 것이 중요하게 인식됨에 따라, 보다 폭넓은 개념이 oral care products가 국제적으로 더 널리 쓰이고 있다(Google 용어 검색 시 약 11배 차이). 2015년 개정된 구강
치과 이름을 “사랑이아프니”로 짓기는 했지만, 사랑니를 아프기 전에 예방적으로 발치하는 것이 현명한 일입니다. 미국에서는 십대 후반에 진정법을 이용해 4개의 사랑니를 동시에 뽑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 구강건강을 위해서 10대 후반에 제3대구치를 발치해야 할지 진단을 제대로 받아보고 필요한 시기에 발치하는 트렌드가 정착했으면 하는 생각에 이러한 연구를 진행해보았습니다. 제64회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에서 포스터로 발표한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먼저 이 연구를 위해서 파노라마 사진을 정리해주신 바르고튼튼한어린이치과 신재호 원장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연구를 도와주신 홍대 사랑이아프니 이호진 원장님과 강남 사랑이아프니 김형모 원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환자의 나이를 17, 18세로 한정한 것은 사랑니 발치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어느 정도의 비율로 발치해야 할 사랑니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습니다. 3명의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가 102개의 파노라마를 통해 발치해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랑니, 발치하지 않아도 되는 사랑니, 애매한 사랑니를 구분하였습니다. 발치하지 않아도 되는 기준은 완전히 맹출되어 교합이 되는 제3대구치, 혹은 완전히 치조
수년 전 어느날 오랜만에 의사 친구가 불쑥 찾아왔다. 그의 아들이 곧 치과의사로 첫걸음을 시작하는데, 아들을 보낼 테니 선배로서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부탁한다고 했다.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부족한 내 자신이 주제 넘은 것 같아서 사양하며 교수님들께서 어련히 잘 지도하셨겠냐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50년의 치과의사 삶을 정리하고 은퇴를 앞둔 마당에 너무 무책임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선배님들의 혜택을 누린 사람으로서 첫걸음을 떼는 후배들에게 뭔가 도움이 될 권면으로 보답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부담감이 생겼다. 내 자신이 부끄럽고 부족했다고 자책하는 부분이라도 전해주어 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는 것이 선배의 도리가 아닐까 한다. 우선 ‘남과 비교하지 마세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지금의 자리에 있지요. 그래서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어느덧 습관처럼 되었지요. 더 빠른 승진, 더 많은 환자, 더 좋은 차와 집, 심지어 골프 실력까지… 늘 비교합니다. 친구들의 SNS방에는 고급 차, 비싼 좌석 비행기 여행, 최고급 호텔 숙박 체험 등을 올리는 친구도 생기지요. 남과 비교하면서 살다 보면 내 것이 너무 초라해 보이고 내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예전 PC 통신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4대 PC 통신하면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 나우누리를 꼽았습니다. PC로 채팅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상대방과 동시에 접속해서 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채팅하면 전화가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에서 채팅하면 전화가 통화 중이기 때문에 늘 식구들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죠. 최근 채팅을 하는 재미에 다시 빠지고 있습니다. 쳇GPT로 대화의 대상은 AI입니다. 그런데 그 재미가 쏠쏠합니다. 물어보는 것에 대해 거침없고 막힘없이 얘기해줍니다. 그리고 대화 매너도 좋고, 무엇보다도 너무 똑똑합니다. 치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약물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봐도 너무나 잘 대답합니다. 감정적인 내용을 물어봐도 꽤 인간에 가깝게 얘기를 해줍니다. 기대 이상입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생길지가 무섭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 책을 읽는 것에 관해
병원에서 진료에만 전념을 했더라면 그럴 일이 거의 없었겠지만, 30여 년을 동창회, 지역치과의사회, 봉사단체, 치협 등에 얽히다보니, 신념이 강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사이끼리는 연결되어, 서로에 대한 영향 평가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됩니다. 생떼를 쓴다... 앞뒤가 꽉 막혀 대화가 안 된다... 돈키호테 고집불통이다... 등의 평가를 주고 들으며 의견 차이를 극명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희망이 당신이었는데, 당신마저 신념을 몰라줬다고 하는 서운함과 억울함을 해소하는 창구로 극과극의 선택을 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신념과 고집은 다릅니다. 또한 독단과 확신도 다릅니다. 흔히 고집과 독단을 신념이라고 포장하고, 본래 추구하고자 했던 것을 잃어버리는 오류에 빠집니다. ‘신념’은 내가 믿는 바를 확신하면서도, 다른 의견을 수렴해 물음표를 찍어보는 단계를 거칩니다. 그러나 ‘고집’은 다른 의견, 다른 생각에는 귀를 틀어막고 마음을 닫아버립니다. ‘독단’은 기억의 고집이라고 합니다. 내가 믿고 있는 바를 남들도 다 따라해야한다고 고집합니다. 반면 ‘확신’은 나 혼자 믿어도 좋은, 그러면서도 타인의 생각을 존중할 줄 아는 마음의 자세. 사
이제 5월이면 제33대 새로운 협회 집행부가 탄생한다. 지난 3월 선거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선거였다. 그간 구태스런 선거풍토를 단숨에 타파하는, 가히 혁신적인 선거결과였다고 말할 수 있다. 우선 협회장으로 당선된 박태근 새 협회장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3년제 협회장으로서는 무려 24년만에 두 번째 연임 협회장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놀랍지만, 지방치대 출신으로서의 한계를 딛고 연임했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여서 더욱 놀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필자가 더욱 놀라워하는 것은 그동안 동창회 선거로만 치닫던 풍토가 이번에 확 바뀌었다는 점이다. 예전처럼 동창회 간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을 통한 투표가 이번에는 잘 먹혀들지 않았던 것으로 보였다. 여전히 동창회 입김은 강했지만 의식있는 회원들이 기대 이상으로 동창회 대표들 간의 모종의 협상을 무시한 것으로 보였다. 회원들은 매번 동창회 대표 몇몇이 결정하고 따르라는 식의 구태스런 선거풍토를 과감하게 깨 버리고, 누가 치과계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냐를 직접 판단한 후 자신의 한 표를 던진 것으로 보였다. 그 결과가 박태근 협회장이었다. 박태근 신임 협회장은 일단 지방치대 출신이다
위키피디아의 정의에 의하면 “역사(history)는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지난 시대에 남긴 기록물, 그리고 이를 연구하는 학문 분야 등을 가리킨다. 또 인간이 거쳐온 모습이나 인간의 행위로 일어난 사실을 말하는 단어로도 쓰인다.”고 하고 있다. 아주 명쾌한 설명이지만 역사는 과거의 산물만은 아니다. 현재(present)는 역사가 만들어져 나가고 있는 과정이며, 미래 역시 더 먼 미래의 역사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넓은 의미로 현재, 미래 모두 똑같은 비중으로 역사를 이루는 주요 요소들이다. 오랜 고전이나 역사책들을 살펴보면 놀라는 점들이 있다. 현재와 같은 고도의 문명도 없이 미개하게만 살았을 것과 같은 고대인들이 현대인들과 느끼는 감정, 행동이 거의 유사하다는 점이다. 성경에 묘사되는 수많은 인간관계들, 거의 2000년 전의 상황을 다룬 삼국지나, 우리의 고대 역사서 삼국사기, 심지어 기원전 4000년전 이상의 피라미드의 석판에 쓰여진 정치적 암투나 노동자의 고뇌 등을 보면 현대인들의 그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쯤 되면 과연 인간은 진화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마저 들 정도이다. 이렇듯 인간의 사고방식과 행동패턴은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기에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