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치협 정기대의원총회에는 총 5개 지부가 ‘창립기원 변경과 재정립’에 관한 안건을 제기하였다. 강원, 광주, 서울, 인천, 제주 지부에서다. 5개 지부의 단일안은 먼저 현행 창립일인 일본인 치과의사들이 1921년 10월 2일 창립하고 주도한 조선치과의사회(이하 (일)조치)를 변경하는 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그 후 한국인 치과의사들이 1925년 창립하여 치협이 그 정신을 계승한 한성치과의사회(이하 한치)나, 광복 후인 1945년 12월 9일 결성한 치협의 전신인 조선치과의사회(이하 (한)조치) 중에서 하나를 택해 창립기원을 재정립하자는 것이다. 이에 1921년 고수를 지지하는 선배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일)조치는 한반도 최초의 전국 단위의 치과의사단체였다. 1981년 대의원총회에서 집행부가 일임받아 긴 역사가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확정한 사항이다. 100주년 기념행사를 목전에 두고 정총 투표로 번복하는 것은 친일청산이라는 시류에 편승한 다수의 횡포일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치협의 생일을 갖도록 노력해주신 선배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이 크지만, 후배들이 올리는 변경안 역시 자긍심을 가지고 치협의 역사를 이끌어가려는 충심에 의한 것임을 너그럽게 이
병원을 운영하면서 크고 작은 송사에 휘말리는 일이 강 건너 이야기가 아닌 시대다. 서로 믿지 못하여 원만한 대화와 합의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는 세태도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환자나 술자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에 대한 고민과 준비도 함께 해야겠다는 조급함도 생긴다. 2020년 발행된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9년도에 의료소송으로 민사 1심에 접수된 건만 916건이고, 2심, 3심까지 합치면 1300여건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통계에서도 작년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방문상담이 감소하여 19년에 비하면 상담 건 수가 4.8% 감소하였지만 최근 5년간은 누적 상담 건 수 28만 건으로 매년 평균 4.9%씩 증가해 왔으며, 조정신청 역시 연평균 3.8% 증가하여 최근 5년간 누적 12,293건이고, 작년에는 2,216건의 조정신청이 접수되었다고 한다. 의료법 위반이나 업무상 과실치상·사 등 형사 고발되는 경우도 적잖을 것이고 법적인 대응으로 확대되지 않고 마무리되는 더 많은 건들을 생각해 보면 의료분쟁은 누구나 현직에 있는 동안 몇 번은 겪어야 하는 경험일 수 있겠다. 의료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판사가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위하여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여행에 목말라 하던 중 신박한 사이트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Drive & Listen”이라는 사이트(driveandlisten.herokuapp.com) 입니다. 전 세계의 여러 도시 중 하나를 선택하면 마치 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곳입니다. 거리의 소음도 들을 수 있고 현지 라디오를 들으면서 운전을 할 수도 있습니다. 운전과 여행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곳이죠. 아무 생각 없이 틀어 놓을 때가 있습니다. 먹방 유튜브도 늘 인기가 많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먹방은 대리만족을 준다고 합니다. 먹지 않아도 계속 보고 있으면 자신이 먹은 듯 포만감을 느낀다는 겁니다. 물론 다른 사람도 있습니다. 오히려 식욕을 자극해서 폭식과 비만을 불러온다는 보고도 있으니까요. 즉 대리만족이냐 아니냐는 자신에게 달린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고 해도 길어지는 봄이 오고 있습니다. 주변을 보니 개나리도 보이고 목련도 활짝 피었네요. 이제 곧 벚꽃도 피겠지요? 제가 있는 경희대는 아름다운 캠퍼스, 특히 봄철 벚꽃으로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합니다. 치과의사는 참 어찌 생각해보면 힘들고 고된 직업인 것 같습니다. 좁은 진료실에서 어두운 입안을 밝은 빛으로 진료시간 내내 보아야 하고, 좁은 공간을 보기위해서 자세를 잡는 것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런 진료 중간중간 사이에 또는 휴일에 주변에 봄꽃을 보며 바람을 쐬면서 주변을 환기시키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작년 봄에는 코로나로 교내 출입이 제한되며 봄꽃을 보지 못하였는데 올해는 가능하면 가서 봄을 느끼고 싶네요. 병원생활 중에 이렇게 잠시라도 자연을 보고 산책하는 것이 기분을 전환하고 다음 할 일을 위하여 에너지는 채워주는 좋은 활동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맘때 피는 봄꽃들은 봄임을 어찌 알고 다들 피는 걸까요? 과학적으로는 대부분의 꽃은 온도와 빛에 의해서 꽃이 피는 시기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온도가 따뜻해지고 식물의 대사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꽃봉오리가 생겨나고 꽃이 핀다고 합니다. 보통 늦봄 이후에 피는 꽃들은 전부 이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유튜브 시대에 고리타분하게 무슨 소리냐고 하실 것 같습니다. 정말로 유튜브는 정보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차량의 에어필터를 가는 법, 가전제품 수리 방법들까지 손쉽게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리고 역사나 철학에 대한 훌륭한 강의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는 사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동영상은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 정보는 주입식 지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래에는 지식이 풍부한 사람보다 사고의 폭이 넓은 창의적인 사람이 필요한 시대가 되지 않겠습니까? 첫번째로 독서와 친해지는 방법은 좋아하는 책을 고르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실패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 출판업계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이 나오기 쉬워진 시대가 아닌가 합니다. 조금 공격적으로 말한다면, 아무나 책을 낼 수 있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서 유익하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을 고르는 연습이 필요할 것입니다. 구입한 책을 꼭 모두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책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책에 대한 평을 찾아본다든지, 목차를 먼저 살펴본다든
2021년은 大韓齒科醫師協會 창립 100주년 기념일이 있는 해다. 협회 창립기념일은 1981년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 제30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되었다. 기념일을 제정하기로 만장일치로 가결하고, 세부적인 날짜는 집행위원회에 위임하기로 하였다. 날짜를 위임받은 집행위원회는 많은 논란을 거쳐 朝鮮齒科醫師會 창립일인 1921년 10월 2일을 기준으로 정하였다. 그러나 새삼스럽게 40년이 지난 지금 창립일에 대한 논란이 다시 시작되었다. 치협은 있어왔던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다시 공론화하였다고 한다. 힘을 집중해야 하는 이 중요한 시기에 똑같은 모양의 혼란스러운 바깥세상을 보는 것만 같아 아쉬운 마음이 있다. 이에 대해 연구가 많은 배광식 교수가 기념일에 관한 평론(2020. 12. 23)을 써서 겹치는 면이 있지만, 장외에서 보고 있던 한 명의 의견으로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다. 조선치과의사회를 창립할 때 경성치과의사회의 역할, 한성치과의사회(1925년 6월 9일)의 창립과 경성치과의사회와의 관계, 그리고 광복 후 조선치과의사회(1945년 12월 9일) 창립과 이 후 대한치과의사회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까지의 과정이 작년 10월 30일과 올해 3월 4
1981년 총회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창립일을 1921년으로 결정한 이후 잠잠하다 최근 여러 이야기가 불거지고 있는 것은 이 결정에 따르면 당장 올해가 치협 창립 100주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제가 제기되면서 1925년이나 1945년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나왔고 나름 조용했던 치과계를 시끄럽게 했다. 당장 결정을 내려야 하는 치협은 공청회를 2회나 개최하면서 이 문제에 관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고, 4월 대의원총회에서 문제를 놓고 최종 결정을 내리려 한다. 세부적인 내용은 관심을 가지신 분들께선 이미 여러 번 들으셨으리라 생각해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1921년 이 땅에 최초의 치과의사 단체인 조선치과의사회가 일본인 치과의사 주도로 설립했다. 둘째, 1925년 한국인 치과의사가 주도한 치과의사 단체인 한성치과의사회가 결성되었다. 셋째, 두 단체 모두 역사적 연속성을 말하기는 어렵고, 1945년 해방 이후 조선치과의사회가 다시 창립되었다. 넷째, 1981년 세 안을 놓고 치협 대의원총회에서 1921년 안을 치협 창립일로 결정하였다. 대한치과의사학회 총무이사로서 기존 논쟁과 공청회를 모두 들어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환자에게 구강용품을 권하는 것이 잇속을 챙기는 것으로, 심지어 강매로 비칠까 선뜻 손이 나가지 않습니다. 치과에서 구강위생 관리는 구강 건강 유지를 위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고 제대로 된 관리를 위해선 상당한 노력이 듦에도, 이런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치과의사가 구강용품을 판매하는 것은 윤리적인지 궁금합니다. 익명 모든 영
스펙트럼의 원고를 마무리 할 즈음에 3월 1일자 치의신보를 넘기다가 서울대 예방치과 조현재 교수님의 스펙트럼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10년 후의 나에게 쓰는 편지’. 제목에 끌려서 읽고 내용에 감동되어서 읽고 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마음에 와닿고, 깊은 곳을 따듯하게 보듬어주면서도 자극이 되어서, 그동안 준비하고 있던 원고는 뒤로 제쳐두고 다시 새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조교수님의 방법대로, 형식대로 나도 따라 해보자’하고 말이지요. 연배, 자리가 다른 50대 중반의 개원의가 쓰는 10년 후의 자신에게 쓰는 편지는 또 다른 시각과 생각에서 나올 것이므로 그 또한 의미가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교수님과는 아직까지 안면이 없어서 미리 허락을 얻지 못하고 했음을 넓으신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편지의 시작은 10년 후의 우리 가족에게 씁니다. 저와 같이 6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있을 아내, 그리고 39세, 36세가 되어있을 두 딸에게 말이지요. 결혼 40주년을 앞두고 있을 10년 후의 시점에 아내에게 부족한 남편과 함께 수 십년을 살아주느라 정말 고생 많았고, 앞으로 지금까지 해준 것보다 훨씬 더 성숙한 모습으로 대해주리라고 약속하는 글을 보냅니다.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저에게 새학기라는 말은 마냥 신나지만은 않습니다. 내향적인데다가 낯도 가리는 성격이라, 친구들을 새로 만들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은 약간의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유독 새학기라는 말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제 인생에서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식품영양학을 공부하던 제가 이제는 치의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바래왔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악명 높은 본과 생활을 시작하려니 막연한 두려움이 앞서기도 합니다. 제 두 번째 대학 생활이 될 치과대학에서는 첫 번째보다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학생으로서 지냈던 첫 번째 대학생활에 후회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나고 보니 ‘이때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걸…’ 이라는 생각은 종종 들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지난 5년 중 아쉬웠던 것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조금 더 학문적인 호기심을 드러내볼걸, 조금 더 교수님께 다가가볼걸, 조금 더 대외적인 활동도 많이 해볼걸… 이렇게 적어보니 후회만 가득해 보이네요. 사실 즐거운 일들도 너무 많았는데 말입니다! 하여튼 중요한 것은,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 106)에서 치과 용어 (Dentistry - Terminology)에 대한 국제 표준을 제ㆍ개정하는 소위원회 (Sub-Committee, SC)는 SC 3이며 해당 분과 중 법의학 데이터 구축을 위한 치과 용어 (Vocabulary and designation system for forensic orodental data)를 담당하는 작업반(Working Group, WG)은 WG 5이다. 본 연재에서는 개인식별을 위해 유용하게 사용되는 치과 진료 기록을 온라인 전송이 가능한 전자 데이터형식으로 구축하기 위한 표준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법치의학 데이터 구축을 위한 용어 관련 국제표준은 2020년 제1판으로 발행된 ‘ISO 20888 Dentistry -Vocabulary designation system for forensic orodental data’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