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y Essay제1858번째 꽃보다 고운 연두! “꽃보다 붉은 것이 단풍이요, 꽃보다 고운 것이 연두!”라는 말이 있습니다. 11월 초 이른 아침, 맑은 하늘 아래 피어난 단풍에 차가운 햇살이 비칠 때의 단풍 색깔은 장미보다 더 붉고, 개나리보다 더 노랗지요. 계절의 여왕으로 5월을 꼽지만 4월 중순에서 하순으로 넘어갈 즈음, 산과 들에 피어오르는 새순들! 그 여린 듯 부드러우면서 촉촉한 생명이 느껴지는 연두를 보노라면 갓난아기의 꺄르르 웃음이 느껴지고, 수줍은 소녀의 작은 손이 그려지기도 합니다. 연두색 이파리에 낮은 햇살이 역광으로 비치기라도 하면 세상에서 제일 고운 색이 연두라는 말에 이의를 달고 싶은 자 없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니가 젤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서슴없이 ‘연두’라 대답합니다.(물론 가족을 제외한 질문이겠지요.) 연두를 즐기기 위해 산으로 들로 싸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연두를 잘 기록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고 공부하고, 산으로 들로 연두 보러 다니려면 체력이 필요하니까 마라톤과 MTB를 즐기고, 다양한 연두를 보기 위해 그림과 사진 보기를 즐겨하며, 연두를 더욱 싱그럽게 하기위해 음악
여백 █ 영월 선돌 일몰 ※ 2013년 제1회 ‘치의미전’ 출품작 박세민 / 좋은하루치과의원 원장
Relay Essay제1857번째 인도네시아 선교여행 회상 (하) <지난호에 이어계속> 다음 선교지인 세마랑은 인도네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대형도시로, 선교사님의 말로는 치안과 안전이 자카르타보다 좋다고 하셨다. “테러단체에 속한 사람들이 주로 이곳 세마랑에 많이 살고 있어서 자기 집 근처에서는 절대로 테러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대요”라는 말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세마랑에서 시작된 둘째 날 첫 아침일정은 말을 타고 오르는 고산지대 체험이었다. 마을광장에 버스로 도착하니 그 마을 청년들이 말을 타고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 마을에만 100여 마리의 말이 있다고 한다. 한사람씩 말에 올라타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주다 보니 나는 맨 마지막 말에 올라타게 되었다. 말에 오르고 보니 내 말을 가이드해줄 마부가 없었다. 선교사님이 마부가 한 명 부족하다고 마을청년에게 이야기했지만 무시된 채 그대로 고산지대체험은 진행되었다. 고산지대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산을 둘러 만든 길이라 좁고 구불구불하며 울퉁불퉁한데다가 안전 펜스도 없어 말이 발을 헛디디기라도 하면 그대로 산아래로 구를 것만 같았다. 앞서 가는 말의 마부 손에
Relay Essay제1856번째 인도네시아 선교여행 회상 (상) 얼마 전 대학동기인 J형을 만났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그간 J형의 근황을 들을 수 있었다. 교회에 선교후원금을 내서 필리핀에 교회를 건축한 일이며 컴패션(Compassion International; 기독교 기반의 국제 어린이 양육 단체로 1952년 한국 전쟁 당시 전쟁고아의 참상을 목격한 에버렛 스완슨 목사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2011년 현재 26개국 120만명을 후원하고 있는 단체)을 통해 의료봉사를 다녀왔다고 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왜 우리나라에도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굳이 멀리 외국에까지 나가서 교회를 세우고 의료봉사를 하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았지만 명쾌한 답변을 듣지 못하다가 ‘국내에서는 그것이 삶의 질에 관한 문제이겠지만 해외선교지에서는 생존이 걸린 문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J형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다보니 자연스레 지난 인도네시아 선교여행을 떠올리게 되었다. 의료팀, 약품팀 그리고 이·미용팀과 더불어 인도네시아 어린이들을 섬기는 어린이팀
Relay Essay제1855번째 반가운 재회 벌써 8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환자를 만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 것이요. 얼마 전 이었습니다. 예전 직장 근처를 걷다 우연히 “어! 선생님!”하며 누군가 제 어깨를 두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어리둥절하여 “저…말인가요…?”하고 뒤돌아보았지요. 한 아주머니가 서 계셨습니다. “네~OO치과 계시던 선생님 맞죠?” 라며 저를 아는 척 하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저는 순간 너무 당황하여 “네~ 맞는데 저를 어떻게 아세요?”라고 물었습니다. “저 모르세요? 예전에 OO치과에서 치료할 때 치료 도와주던 것 기억 안나시나요?” 저는 기억을 더듬으려 노력을 했습니다. 아…맞다 그분! 처음 치료 받으시러 오셔서 진단을 듣고는 제 손을 잡고 펑펑 우셨던 그분이구나. 3년 전입니다. 제가 전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한 아주머니께서 치료를 받으러 오셨습니다. 파노라마 엑스레이를 찍고, 원장님께서 구강 검사를 하고 조심스럽게 설명을 시작 했습니다. “지금 아프신 치아는 물론 주변 치아가 풍치가 심해 다 뽑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주머니의 표정이 어두워 지셨습니다. 아마도 치료비 걱정
Relay Essay제1854번째 인생, 운명 그리고 영원한 생명 1988년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수련을 받으면서 교정과 레지던트 1년차 때 시작한 석사과정, 그리고 수련을 마치고 신촌로타리에서의 개원 2년차 때 시작한 박사과정. 정말 고교 때부터 공부에는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앞만 보고 공부만 해 온 것 같다. 박사과정 논문을 준비할 때는 정말 영원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너무 힘이 들었나보다.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을 때 힘들 때면 이런 마음을 통해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박사과정만 끝나면 그동안 못해본 것들을 마음껏 해보리라.” 그러나 내 운명과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사건이 생겼다. 개원 6년차 때 형님의 권유로 1주간의 성경강연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때 과학적 증거, 고고학적 증거 및 예언의 성취를 통해 보여준 역사적 증거를 통해 막연하게 그냥 ‘계시겠지’라고만 생각했던 하나님의 존재가 저절로 믿어지는 놀라운 사건이 생겼다. 또한 성경이 인간의 머리로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하나님의 말씀임이 저절로 믿어지니까 성경속에 기록된 나의 운명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정말 너무 충격적이었다. 요약을 하면 사람은
Relay Essay 제1853번째 아름다운 제주도 여행 ‘놀멍·쉬멍·걸으멍’ ‘벚꽃엔딩’이라는 노래와 함께 나를 설레게 했던 봄은 어디로 가고 벌써 장마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잠시만 움직여도 땀이 나는 여름이지만 높은 하늘과 맑은 날씨 그리고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여름은 참 매력적인 것 같다. 그리고 힘들고 지쳤던 일상을 뒤로 하고 잠시나마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휴가가 있는 계절인 여름은 얼마나 멋진 계절인가! 이 멋진 여름에 세계7대 자연경관을 가진 제주도로의 여름 휴가 어떤가요? 그 순위를 살펴보자면 1위 베트남 하롱베이, 2위 브라질 아마존, 3위 인도네시아 코모도, 4위 필리핀 지하강, 5위 아르헨티나 이과수폭포, 6위 남아프리카 테이블마운틴 그리고 바로 7위가 대한민국 제주도이다. 이렇게 멋진 곳으로의 여행이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예전에 몇 번의 제주도 여행을 해봤지만 다시 또 가고 싶은 곳인 것 같다. 학생때 한달간의 유럽여행에서 유럽의 화려함과 이색적인 문화를 접했다면 제주도는 우리나라지만 열대나무가 어우러진 또 다른 우리나라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친근하면서도 이색적인 여행지인 것 같다. 여행을 통해 독특하고
Relay Essay제1852번째 채식예찬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리나라의 섹시 아이콘을 대표하는 가수 이효리! 다들 아실 것 같습니다. 그럼 혹시 이효리씨가 채식주의자인 것을 아시나요? 이효리씨는 유기견 봉사활동에서 만난 순심이를 키우게 되면서 채식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유기견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봉사활동이지만 후에는 모든 동물 보호에 대해서 관심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공장식 사육방식으로 동물을 키우는 우리나라의 축산 시스템을 알게 되었고, 동물을 굉장히 비윤리적으로 도축하는 것을 알게 되어서 더 이상 고기를 먹을 수가 없어 채식주의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채식을 해야 하는 데는 동물을 보호하는 이유 말고도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 중 채식을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리에게 건강한 삶을 제공하는 만병통치약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걸리는 질병 중 쉽게 걸리지만 죽음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병이 암이라고 생각됩니다. 채식 위주의 식단을 하게 되면 베타카로틴, 비타민 C 등 항산화 비타민이 체내의 활성산소에 의한 세포이형성을 감소시켜 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암 뿐만 아니라 당뇨, 고혈압, 비만 등 현대
Relay Essay제1851번째 “Where are you?” 영어 받아쓰기 시험 시간, 책가방을 들어 올려 짝꿍과 벽을 쌓았지만 내 마음의 벽은 더 높게만 느껴진다. 구수한 선생님의 발음이 시작된다. “Boy”, “Girl”, ”Dog”… 아… dog? bog? 뭐지? 중학교 1학년 때의 일이었다. 나에게 영어는 참 낯설고 신기한 학문이었다. 그땐 그랬다. 누구나 그랬듯이 중학생은 되어야 알파벳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5살 된 둘째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와 하늘을 보고 외친다. “It’s sunny.”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주위에서 ‘너 몇 살이니?’ 물어보면, 아이는 조용이 손가락을 다 펴서 올리곤 했었다.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요즘 아이들 입에서 쉽게 영어 문장들이 흘러 나온다. 이젠 이 아이들에게 영어는 더 이상 낯설고 신기한 학문이 아니다. 그저 한글과 똑같이 배워가는 언어일 뿐이다. 아침 7시, 아이들을 깨우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식탁에 앉아 밥을 입에 넣는 건지, 코에 넣는 건지도 모른 채 한 그릇을 겨우 비워낸다. 씻고 옷을 갈아입은 아이들은 학교로 유치
Relay Essay제1850번째 Dream In Purple 큰아이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무렵이었다. 세 아이 모두 방문 미술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큰딸이 캐나다 단기유학을 떠나게 되면서 내가 대신 두 달간 수업을 받기로 했다. 그렇게 붓을 잡은지 10년…. 삼남매와 병원… 그렇게 집과 일이 내 세상의 전부였던 시절, 그림은 내 마음의 위안이었고 기쁨이었다. 고흐의 꽃 그림과 세잔의 정물, 풍경, 위트릴로의 초기 작품들, 모네 등을 모작하며 집안 구석구석과 병원의 대기실에 걸어 놓았다. 어느덧 작품이 제법 모여 달력으로 만들기도 했다. 아이들의 입시와 현악 사중주 활동 등에 시간을 빼앗겨 몇년간 붓을 놓고 있던 중, 작년 가을 치의신보에 나온 공모전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신문을 오려서 원장실 벽에 붙여놓고, 다시 붓을 들었다. 이제는 내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대학을 졸업한 해에 결혼하여, 큰아이 9개월 되던 91년 개원 이래 22년간 한결같이 출근하는 하얀이치과… 친구들은 자주 묻는다. 언제까지 할 거니? 삶이 언제까지고 나를 기다려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이제는 아는 나이이다. 진료실 창밖에서 병원과 함께 나이먹은
Relay Essay제1849번째 저의 특별한 장인어른 “이 서방, 이리 와서 이것 좀 봐. 우와 정말 기막히다.” “ 네? 아버님. 무슨 일 생겼어요?” “여기 좀 봐. 완전 작품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작품.” 장인 어른은 저를 방으로 불러 저와 이런 대화를 나눕니다. 거의 매일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그 작품이란 것은 다름 아닌 손자, 손녀들, 제 아이들입니다. 얼마나 손주들을 이뻐하시는지, 지구 최상의 보석, 최고의 걸작, 위인이 될 아이들 이라고 칭송까지 하십니다. 다른 할아버지보다 약간(?)은 과장하시는 경향이 있으시죠. 저는 네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다소 어린 나이에 결혼하여 결혼기간 8년 동안 네 아이들을 낳았으니, 2년마다 저의 아내가 임신을 한 것이 되겠죠. 셋째를 임신했을 때에는 주위의 축하가 부담이 없었으나 넷째를 임신했을 때에는 축하하는 시선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많더군요. 생활비, 교육비 걱정에 ‘어떻게 아이들 넷을 제대로 키울 수 있겠어?’라는 걱정 어린 시선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사실 맞습니다. 저의 두 부부가 둘이서만 어떻게 대한민국에서 네 아이들을 제대로 키울 수 있겠습니까? 엄청난 희생과 고생이 뒤따랐겠죠. 여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