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66번째 병무 전선 이상무! 천안함 사건으로 국내외가 시끄러웠다. 46명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 많은 국민들이 같이 슬퍼하며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조속한 후속 조치를 요구하였다. 북한이 배후에 있다는 조사 결과로 한반도는 다시 냉전의 중심에 서게 되었고, 최전방에 서 있는 장병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지금 이 시점을 더욱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바로 입대를 기다리고 있는 청년들이다. 북한의 위협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천암함 같은 참사가 자신에게도 언제든지 닥칠 수 있다는 걱정으로 입대를 미룰 수 있기 때문이다. 군대에 간다는 것은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기는 발전이 없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현실에서, 천암함 사건은 청년들의 군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군대에 자진 입대하여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는 이들이 있다. 나는 레지던트를 마치고 2010년 3월 징병전담의사로 분류되어 논산 훈련소에서 군사훈련을 받았다.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지루한 군사 훈련과 훈련소 시설의 불평을 일삼는 나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소아마비로 인하여 한쪽 발이
제1565번째 대륙을 지배한 나라 몽골로부터의 선물<하> <1857호에 이어 계속> 실제로 몽골에서 우리에게 진료를 받으러 온 많은 환자들이 아픈 치아를 뽑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학생인 우리가 보기에도 신경치료만 잘 해주면 다시 잘 쓸 수 있는 치아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연히 교수님들께서도 그런 환자들에게 치과에 가셔서 신경치료를 받으시면 다시 치아를 잘 쓸 수 있다고 설명드리고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간단한 약만을 처방해서 보내드렸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부터 돌려보낸 환자들이 다시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 분들은 치과에 갈 여력이 안 되니 제발 아픈 치아를 뽑아달라고 애원했다. 밥을 먹을 수가 없다고. 아무리 이론적으로는 뽑아서는 안되는 치아임을 알지만 그런 분들의 사정을 외면할 수 만은 없었다. 결국 둘째날부터는 아픈 이들 중에서 선별해서 발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에서는 이제 환자들도 본인 치아를 유지해서 쓰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잘 알기에 치과에서 이를 뽑자고 해도 안 뽑겠다고 버티는 일이 허다한데 몽골에는 아직 그런 구강건강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자리잡혀 있지 않았기에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이나 원칙을 벗어나
제1564번째 대륙을 지배한 나라 몽골로부터의 선물<상> 여름을 앞두고 과대표가 강의실에 들어와 본과 4학년 학생들의 몽골 의료봉사 참가신청을 받았다. 이미 여러 해 동안 이루어져 왔던 활동이었고, 이전에 참가하셨던 개원하신 선배님들이나 수련의 선생님들로부터 그 당시 봉사활동의 보람됨과 즐거움을 익히 들었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많은 수의 학우들이 참가 신청을 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참가인원이 더 줄어들어 본과 4학년 학생들 중 2명만이 참가할 수 있었기에 면접을 보고 제비뽑기를 해 결국 노동수 학우와 나를 포함한 두 명이 선발됐다. 이후 강력한 참가 의사를 밝힌 김상완 학우도 치대 학생이 아닌 진료팀의 소속으로 가게 되어 결국 치과대학에서는 세 명의 학생들이 참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진료부장이시자 단장님이신 구강외과 김철환 교수님, 보존과 문호진 교수님, 보철과 최유성 교수님, 구강외과 2년차 상진규 선생님과 단국대학교 보건학 박사출신이신 새한치재 이명구 사장님, 김영미 치위생사님, 김혜정 치위생사님, 신창선 주임님, 보철과 사무원 행정학과 도화연 학생을 포함한 총 12명의 치과 의료 봉사팀이 꾸려졌다. 6월 19일 토요일, 봉사단은 치
제1563번째 나의 특별한 연애담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려니 문득 만해 한용운 선생님의 님의 침묵 중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라는 시귀가 떠오른다. 누구나 청춘시절 한번쯤 첫눈에 반해 가슴 벅차게 좋아하고 뜨겁게 사랑했던 연애담 하나쯤은 있었을 것이다. 헤어지면 바로 보고 싶어져 집에 돌아와 곧장 전화를 하면서 뭐 그리 하고 싶은 말이 많은지 몇 시간씩 집 전화를 불통상태로 만들곤 했던 시절이 내게도 분명 있었다. 가슴속 깊이서부터 지펴진 그 뜨거움을 젊은 날의 사랑이라 믿고 정열을 불태웠던 그런 시절 말이다. 이십여년 전 어느 봄날 난 우연히 알게 된 배드민턴에 반해 눈멀고 귀먹어 지금까지 뜨거운 연애중이다. 배드민턴에 대한 나의 무한 사랑은 나의 삶에 역동성을 부여한 에너지원이 되었고 그로 인해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만남들을 가져다 주는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되었다.배드민턴에 빠져 지내던 시절 어찌나 열심이었던지 잠을 자면서 꿈속 스매싱을 하다가 옆에서 곱게 자고 있던 아내를 때려 엄동설한에 아내한테 쫓겨나 보기도 했었다. 내 삶의 최우선 순위를 그녀 배드민턴에 두었
제1562번째 2010 월드컵 해의 여름풍경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2006년을 거쳐 2010년이 되니 월드컵 축구 거리 응원이 이젠 아주 익숙한 풍경이 된 것 같다.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적으로 약 4백만 명이 길거리 응원을 했다고 하니 한번 한다 하면 ‘훅!!" 하고 끓어오르는 우리나라 민족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내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도 대한민국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직원들은 알아서 붉은 티에 청바지에 머리에 치장들을 하고 환자들을 응대하였고 이미 기성세대가 된 느낌인 원장인 나도 좀 어색했지만 붉은 옷을 입고 진료를 진행했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리스와의 첫 경기를 신나게 이기는 명 경기를 펼치고 원정 팀 최초로 16강에 올라 10여일 동안 나를 비롯해 국민 모두를 유쾌하게 해주었다. 그런데 뭔가 표현하긴 어렵지만 예전 같은 열정보다는 허(虛) 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번 응원에서는 2002년의 감동과는 좀 다른 것들이 느껴졌다. 길거리 응원에 큰 방송사나 여러 대기업들이 후원 및 편의 제공을 하며 자사의 광고 및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월드컵에 집중된 국민
제1561번째 나를 만들어 준고마운 인연들에 대한그리움을 보내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단지 공부를 좀 했다는 이유만으로 난 무작정 서울행을 택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낯선 이방으로 눈 덮인 고속버스를 타고 마치 어찌 될 줄 모르고 트럭 짐칸에 실려 가는 가축들마냥. 그런 나에게 손을 내 밀어 준 것은 예수였다. 그는 나에게 위로와 용기와 그리고 많은 친구들을 주었다. 성경 속에서 난 나의 잊혀진 모습을 찾을 수 있었고 막연히 그리워하던 영혼의 고향을 향한 강한 향수를 느끼게 하였다. 가난했지만 난 정열적이었고 행복했었다. 성경의 말씀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를 위해 신학에 빠져들었고 나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사상들로 머리가 너무 무거웠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나의 진정한 물음에 답을 주진 못했다. 온통 최루탄 가스 냄새로 학교 공기가 오염되던 시절 대학인들의 화두는 민주화, 군부독재타도, 인권수호들이었다. 많은 친구들이 감옥에 가고 학교를 그만두고 현실을 바꾸기 위한 고민들을 많이 했었다. 그러나 난 거기에 별 관심이 없었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기 보다는 겁이 났었고 그런 고민을 할 정도
제1560번째 영혼을 자극받는 상처가 없기를 진료가 없는 주말 아침, 인기척이 드문 교수 연구동 복도를 지나 연구실 문을 열면 평화로운 적막감이 감싼다. 높은 하늘과 나무들이 보이는 창가에서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다행히 큰 일 없이 지나왔다는 안도감이 든다. 감사한 일이다. 청년 시절에는 아무 일이 없는 하루가 꽤나 지루한 일상으로 여겨졌을 텐데, 중년이 되어 느끼는 ‘아무 일 없음’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며칠 전 수학여행을 떠난 딸아이는 아무 일 없이 오늘 집에 도착하기를 바라고, 연구실 책상 한 쪽에 있는 액자의 사진에서 웃고 있는 젊은 제자들은 아무 일 없이 열심히 공부하며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성장하기를 바라게 된다. 또한 결혼하여 20년을 같이 한 아내와도 아무 일 없이 오래도록 같이 지내기를 바라는 것은 비단 팔불출만의 희망 사항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간혹 사회에서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뉴스를 접하면 오늘의 무사(無事)는 하찮은 시간의 흐름으로 전락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렇게 성공을 이룬 사람의 화려함 뒤로는 의외로 충격적인 사건들이 가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지금은 누구나 선망하는 회사를 일군 한 CEO는 한창
제1559번째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때!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은 것이다.”물이나 공기처럼 인간의 생존에 없어서는 안되는 것 등이지만 평소에는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건강 또한 그렇습니다. 건강할땐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하다가 크고 작은 질병으로 고생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건강의 고마움을 깨닫게 됩니다. 계절의 여왕 5월. 어느날,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을 더해가는 산천을 멀리서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맘 먹고 주말 오후 산행을 시작합니다. 길섶 풀길따라 피어있는 갖가지 들풀과 들꽃 감상에 오랜만의 산행이지만 과히 숨차진 않습니다. 숲속 소나무향을 맘껏 들이 마쉬면서 진료실에서의 탁한 공기를 토해내길 반복합니다.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입니다. 만사 제쳐 놓고 주말엔 꼭 산행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며 걸음을 재촉합니다. 가벼운 발걸음을 너무 쉽게 내딛은 탓인지 아차 순간에 미끄러지면서 무게 중심을 위해 냅다 잡은 잡목이 꺾이고 몸이 앞으로 쳐박혀버렸습니다. 큰 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싶은데 오른쪽 손목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n
제1558번째 ‘덴타폰’ 30주년 공연을 자축하며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었을 법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흠모하는 대상이라고나 할까.각 치과대학에도 하나쯤은 결성이 되어있고 지금도 명맥을 유지하는 그룹들이 많은 걸로 안다. 덴타폰! 부산치대생과 졸업한 치과의사들로만 구성된 동아리! 치과 신문에 치과의사들로 구성된 밴드가 있다고 한번씩 기사거리로 나온다. 하지만 여기 우리 덴타폰은 별난 사람들이 좀 더 많이 구성되어 있어서 소개를 드리고자 한다. 덴타폰이 창단된 것은 81학번 선배들의 의기투합으로 이뤄졌다. 창단된 후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애착을 가진 멤버들의 노력으로 명맥이 유지되고 발전해 왔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30년의 세월을 더해오는 동안 회원수도 120명을 넘어서고 현재 연주하고 활동하는 졸업생들만 50여명에 이른다. 2000년에 20주년 기념 공연을 계기로 졸업생 팀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그 이후로부터 매년 2회 봄, 가을로 꾸준히 오비 밴드들만의 공연을 해오고 있다. 2001년에 전용 스튜디오를 만들어서 연습해오다 재작년에 한층 업그레이드 된 스튜디오로 리모델링해서 우리만의 보금자리를 꾸몄다. 사실 세월의 경과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
제1557번째 ‘님’이라는 글자에점 하나만 찍으면~ 그래, 그렇다더라.어느 유명한 가수의 노래에 따르면,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님은 남이 되어버리고 만다.오~ 이 얼마나 명쾌한가! 님이 남이 되어버렸던 무수한 연애담(오해는 마시길, 간접 연애도 포함되어 있으니)을 들춰보며 진리를 이렇듯 멋지게 표현한 작사자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점" 하나만으로도 ‘님"이라는 사랑스런 단어가 ‘남"이라는 무심한 단어로 바뀌게 된다는 그 경이적인 발견이었다. 이보다 더 재미있고 오묘한 언어 유희가 또 있을까. 비슷하면서도 정말 상반된 의미를 갖는 단어. 무언가에 홀린 듯 신이 나서 ‘다른 것은 또 없을까" 단어들을 찾아본다. 그런데 이게 처음에는 마냥 재미있던 놀이가 점점 무겁고 심각한 것이 되어버린다. “꼼꼼!, 그리고 비슷한 단어 깐깐! 오~ 너무 멋지다!”사실 꼼꼼과 깐깐은 비슷한 면이 많다. 말의 운율도 그렇거니와 놓치지 않고 빈틈없이 일을 처리한다는 면에서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꼼꼼하면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지만, 깐깐하면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고 불쾌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비슷해 보
제1556번째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15년전이 넘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그만큼 오랫동안 내 마음을 지배했던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시절 내게는 모든 학생으로부터 절대적인 존경과 신뢰를 받던 국어선생님이 계셨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의 주인공인 ‘로빈윌리암스’와 감히 비교할 수 있었던 현실의 선생님이셨다. 선생님이 어느날인가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셨다.“너희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게 무엇인지 아니?”한참때의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귀신, 바퀴벌레, 엄마, 시험, 여자, 강도, 국회의원, 무식한 거요~~”로빈윌리엄스 같은 선생님이 조용하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그건 익숙해지는 거란다.”아니 귀신이나 무장강도보다 무서운게 고작 익숙해지는 거라니… 도대체 무슨 말인가? 선생님은 부연설명을 해 주셨지만 당시의 나는 그 말씀을 확실히 이해를 할 수 없었고 언젠가 이해를 할 거라는 선생님의 말씀만을 믿기로 했다. 나는 좋은 말은 수첩에 적어두고 곱씹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수첩에 잘 적어두었다.‘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익숙해 지는 것이다.’긴 세월이 지난 지금 선생님의 말씀이 살아있는 생물처럼 조금씩 내 마음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