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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불소도포 온라인 홍보 반복 “치과계 우려”

일부 소아과 의사, SNS상 불소도포 안내 등 호도
불소도포 단순 행위로 접근 시 되레 치아에 위험
“치과? 소아과?” 국민 혼란 전문성 인식 개선 필요

최근 일부 소아과 의사가 온라인에서 불소도포를 홍보해 비판이 일었다. 소아과 의사가 실시하는 불소도포의 부적절성은 지금까지 치과계가 여러 차례 제기한 바 있는 문제다.


해당 게시물에서 소아과 의사 A씨는 “불소도포는 소아과 전문 분야가 아니고 치과의사나 치과위생사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데, 그렇지 않다”며 “불소도포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오래전부터 소아과에서 정기 검진을 받을 때 모든 아기에게 첫 유치부터 일상적으로 하는 시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특히 미국은 미국질병예방특별위원회에서 우식증 위험군이 아니라 모든 아기에게 소아과에서 불소도포를 하도록 국가 차원에서 지침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아과 의사 B씨는 “불소도포는 치과에서도 할 수 있고 소아과에서도 할 수 있다”며 “안 해주는 곳도 많기에 해주는 치과나 소아과를 찾아서 미리 확인한 뒤 내원하길 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16년 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주장한 내용과 일치한다. 당시 소청과의사회는 같은 근거로 불소도포 교육 및 대국민 홍보 등의 사업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식화했으나, 치과계의 저항에 부딪혀 물러선 바 있다. 이때 치과계는 국가별 의료 환경 차이를 간과하고 해외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불소도포의 전문성보다 임금 보상 등 시장 논리적 측면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일부 소아과는 수년간 지속해서 불소도포 홍보를 이어왔다. 때문에 대중의 혼란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맘카페 회원은 “유튜브를 보니 아이에게 불소도포를 해줘야 할 듯한데, 인근에 불소도포를 받을 수 있는 소아과가 있느냐”며 “치과만 되는 것이냐. 소아과는 없느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더욱 문제시 되는 점은 일부 소아과가 환자에게 안내하는 주의사항이 치과 기준상 부적절한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불소도포를 실시하는 서울의 한 유명 소아과의 경우 ‘불소도포 후 부드러운 음식이나 음료는 즉시 먹어도 된다’고 안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치과에서는 최소 1시간 이상 음식 및 음료 섭취를 금하고 있다.


이 같은 실태를 두고 소아치과는 불소도포를 단순히 ‘치아에 불소를 바르는 행위’로만 인식하기에 벌어지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특히 불소도포의 핵심은 단순한 치아우식 예방이 아닌, 전문적 구강검진을 동반한 병소의 점검과 치료인데, 소아과 의사는 이를 정확히 진단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치과 검진 없이 불소도포만 받을 경우, 자칫 활성화된 병소를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난영 대한소아치과학회장은 “소아과 의사의 불소도포는 학회가 지속해서 이의를 제기한 사안”이라며 “불소도포는 단순히 바르는 행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를 통해 환자가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활성화된 우식 병소가 있는지 확인하는 등 전문적 판단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회장은 “학회는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현재 대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자료 등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