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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제도 문제는 놔두고 2000명 증원이라…

Editor Column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 국가지만 의료에서는 사회주의적 의료제도와 자유시장적 의료가 혼합된 형태로 지속되어 왔다. 건강보험은 사회보장제도의 하나인 의료보장으로 한국이 채택하고 있는 사회의료보험 즉 국가의료보험(National Health insurance, NHI)이 의료를 제공한다. 공립병원이든 민간병원이든 간에 당연지정되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 요양기관이며 공공병원으로 분류되지만 일반인과 의료인들에게는 그렇게 인식되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제도는 정치적 이유로 기본권의료(필수의료)의 제공범위를 계속 확대해 왔고 여기에 드는 재정은 뒷받침되지 못해서 보장률이 떨어졌다. 의료보장의 4대 원칙 중 최소수준의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기본권의료정책이 지켜지지 않는 건강보험제도 때문에 기형적으로 상품의료가 탈출구가 되는 현상이 지속되어 소위 필수의료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법적 리스크를 국가가 책임져 주지 않는 환경에서 의료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응급실 뺑뺑이가 현실화 된 것이다.

 

저수가와 의료이용이 관리되지 않고 급여·비급여 진료가 혼합 허용되는 상황에서는 의사유인 수요 및 환자의 도덕적 해이, 즉 의료쇼핑이 일반화되어 결국 해마다 국민의 경상의료비는 증가하지만 국민의 기본권 진료(필수 의료)에 대한 만족도는 우상향되지 않았다. 치과계는 의료와 다른 특수성이 있지만 큰 틀에서는 이 범주 안에서 왜곡되어 있고 고민할 부분이 많다. 단적인 예로 근관치료나 매복치 발치 수가 등 기본 진료수가가 적정 보장된다면 임플란트나 심미치료에 매달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전체 경상 의료비용을 증가시키지 않고 전국민이 비용 부담 없이 적시에 적절한 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된 서비스는 건강보험의 재정내에서 포괄적으로 보장하되 최소수준으로 해야 한다.

 

불필요한 의료서비스는 건강보험에서 제외하고 의학적 필요한 곳에만 집중하면 된다. 즉 의료보장제도의 대변화가 필요한 임계점에 이른 것이다.

 

한국의 건강검진센터의 무차별적인 검진은 순기능도 많지만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유발하는 측면도 있고 실제 정상적인 진료, 기본 진료만으로는 적정수익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미용·성형으로 내몰리는 현상이라는 어느 의사의 지적은 틀리지 않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와 저수가 정책이 제도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소위 필수과 기피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갑자기 튀어나온 의대 2000명 증원방침은 방향이 잘못되었고 좌표 수정없이 계속 추진하다 보니 정부는 정부가 정한 룰을 불법으로 피해가려는 이도저도 못하는 수렁에 빠져 버렸다. 의료제도의 복잡성과 모순을 숙고하여 제도 개선 대변혁을 가져올 때다.

 

건강보험부터 개혁해서 국민들은 필수의료를 제한적이지만 포괄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공급자 또한 법적 리스크 없이 적정 수익이 담보되며 부가적인 치료는 민간과 계약하는 투트랙으로 이원화시키면 된다. 실손보험이 건강보험을 추월했기 때문에 분위기는 도래했다고 본다.

 

지금은 당장 급하니 그나마 유지해오던 시스템의 유지를 위해서는 개혁이라는 명분의 지시가 아니라 결정권자의 통 큰 결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