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그날의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 적도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전일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수를 궁금해 하는게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이다. 다소 진정되는 듯 보이던 코로나 상황은 8월 15일을 기점으로 염려했던 2차 피크 양상을 보였고 방역당국은 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며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첫 번째 유행 때보다는 코로나가 훨씬 우리 가까이 다가서온 느낌이다. 급기야 치협도 8월 24일과 9월 2일 두 차례에 걸쳐 직원이 확진판정을 받아 협회회관이 일시 폐쇄되고 방역조치를 하는 긴박한 상황이 있었다. 어쩌면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의 시간이 연장된 배경에는 전문가 의견을 무시한 정치적, 경제적 판단도 일정부분 작용했다고 본다. 1918년 3월에 시작해 1919년 여름까지 스페인 독감 팬데믹 기간 동안에 총 3개의 질병파도가 있었고 1918년 가을의 두 번째 파도가 가장 강하고 치명적이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 박사가 한 목소리로 바이러스의 두 번째 파도를 경고했지만 경제회복이 더 급했던 정부는 임시공휴일까지 지정해가며 방역망을 느슨하게 풀어줬
내 제 1대구치는 모두 어릴 적 아말감으로 치료받았다. 공무원이었던 아버지 덕에 보험으로 치료받은 아말감이다. 진안에서 버스타고 나와 어머니 손잡고 전주시내 치과에서 구개측에 마취주사액이 들어가던 그 느낌이 아직도 기억난다. 입천장이 얼얼해지던 그때 그 느낌은 내가 환자들에게 구개마취하며 떠올리고 있다. 그 당시 치과치료 보험이 공무원만 가능했다고 한다. 보험으로 아말감 치료 받는 건 흔한 경우가 아니었다. 치과치료가 비싸던 시절이었으니 아말감 보험은 참으로 큰 혜택이었을 것이다. 비싼 치료비 덕에 또래 친척 하나는 내 이름과 생일, 엄마·아빠 이름, 나이 등등을 모조리 외우고 내가 다니지 않았던 치과에 찾아가 내 신분으로 아말감치료를 받기도 했다. 힘들고 가난한 시절 치과의료보험은 그야말로 큰 혜택이었던 것이다. 공무원만 적용되던 보험이 전국민으로 확대되고, 치과의료보험이 이제는 임플란트에 틀니까지 적용된다. 세상 많이 좋아졌다. 레진도 보험이 되기 시작했으니 크라운과 인레이도 머지않아 보험 적용이 될 것이다. 의료와 교육에 불평등은 없어야 한다고 한다. 의료와 교육은 평등이라는 기치아래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주기 위한 복지다. 복지, 정치다. 치과의사로서
21대 국회에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김성주의원 대표발의 2020. 6. 30.)이 발의되었다. 제안이유는 대체로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1)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모든 국민이 균질하게 누리고 있지 못하고 의료서비스의 지역격차가 심각하며, 2) 전문과목별 전공의 지원율의 양극화 심화로 내과·외과·소아과·응급의학과·산부인과·흉부외과 등의 필수 전문과목에 인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3) 신종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이 주기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감염병 대응 공공보건의료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을 설립하여 의학전문대학원과 보건대학원 등 공공보건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및 연구 체계를 갖추고 이를 국가가 지원하도록 하며, 졸업한 의료인력에 대한 의무복무의 법적근거를 마련해 의료서비스 지역 격차를 해소하는 한편,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능력 강화에 필요한 공공보건의료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약칭 ‘공공보건의료법’)[시행 2020. 6. 4.] [법률 제6159호, 2000. 1. 12. 제정; 법률 제16727호, 2019
올해 4월 초 서울 서초구 소재 A 치과 대표원장이 사전에 치료비를 선납한 환자 수백 명에게 아무런 고지 없이 돌연 잠적한 것으로 밝혀져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병원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환자 감소와 경영난의 이유로 3주간 휴업하겠다는 내용을 환자에게 전했지만 결국은 폐업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치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 각종 이벤트를 진행해 환자를 모집해 왔으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통해 생년월일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시술 전후를 비교한 사진 등을 올리며 환자들을 유인하였다. 치과를 방문한 환자들에게 큰 할인 폭을 제시하고 치료를 결심한 환자에게 현금결제, 선 결제, 계좌이체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해당 치과가 비의료인이 의료인의 의사면허를 대여받아 그 의사 명의로 개설해 운영한 이른바 사무장병원인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다수 포착되고 있다. 해당 치과에 교정·임플란트 등의 진료비 수백만 원을 선납하고 제때 진료받지 못한 환자의 수가 수백 명에 이르며 해당 치과가 아무런 사전고지 없이 갑작스럽게 문을 닫아 피해 환자들은 진료기록을 확보하지 못해 다른 병·의원에서의 후속 진료를 받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요즘 코로나19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우리끼리 얘기할 때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코로나19의 출구는 없다고 말하곤 하는데, 실제는 이 보다 더하여 세계적 유행병(pandemic disease)이 되면서 퇴치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제롬 킴)은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백신후보군 중 93%는 실패하고, 7%만이 임상단계를 하게 되고, 임상단계에서도 10개 시험 중 단 1개만이 성공하는 수억 달러짜리 연구인데, 개발되어도 그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5~6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여기에 전 세계 인구의 삶과 경제의 흥망성쇠가 달려있어서 백신 개발은 세계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한다(KAIST Global Strategy Institute-International Forum 2020). 우리나라는 현재 감염병 위기 경보단계 ‘심각’으로, 7월 31일 기준 전 세계 신규 확진자가 292,527명으로 하루 최다를 기록했고, 누적 확진자도 1,755만 여명으로 1,800만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누적 사망은 68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문제는 아직도 계속 증가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우리나라는 신규 확
에리히프롬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현대사회는 ‘소유가치중심(Have)’에서 ‘존재가치중심(Be)’으로 이동한다고 하였다. 인간이 무언가를 소유하려는 욕구를 가지는 것은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갖는 불안을 극복하기 위함이지만,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 이상의 소유에 가치를 두게 된다면 또 다른 장애물인 ‘고립’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프롬에 의하면 ‘소유’는 갖는 것이고, ‘존재’는 주는 것을 의미하지만 소유와 존재의 ‘욕망’은 동일하다고 한다. 많은 것을 소유하게 되면 그 만큼 나의 존재가 커질 것이라는 존재양식은, 반대로 내가 가진 ‘소유’를 잃게 된다면 나의 ‘존재’마저 사라져 버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조바심이 생겨나기에 결코 쉬운 사유(思惟)는 아닌 듯 하다. 작년 8월 1인1개소법 합헌이 이루어지면서 사무장병원들의 탐욕스러운 소유중심가치에 대해 철퇴를 가하게 되었고, 이어 31대 집행부는 지난 6월 ‘불법의료광고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은 타인들을 착취해가는 힘과 능력을 갖고 있는 소유가치중심자들로 하여금 존재가치중심으로의 계도를 하고자 함이다. 오늘날 우수한 치과의사 후배들이 계속 유입이 되어 훌륭한 치과의사로 성장하면서 사회지도층인사로 자리매김을
대전 만년동 스타벅스 앞 06시 40분. 젊은이 대여섯이 줄을 섰다. 가방이나 배낭에는 노트북이 들어있다.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왼 종일 앉았어도 눈치를 주지 않으니, 쾌적한 독서실(?)에 좋은 자리 잡으려고 일찍 나와 기다린다. 몇 분 걸으면 서구보건소 버스정류장. 새벽 교통인구가 적고 배차시간이 떠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시계를 60년 전으로 돌려보자. 황금노선 홍릉 - 노고산 1번 버스 종점은, 현 신촌 로터리에서 서강대 쪽에 위치한 비포장 허허벌판. 비오는 날이면 신촌이 아니라 진촌,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는 동네였다. 새벽 여섯시면 버스타려는 시민이 백여 미터씩 줄을 섰다. 70여 명쯤 꽉 차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여차장이 “오라이!”, 차체를 탕탕 두드리면 출발이다. 버스는 처음 몇 정거장을 난-스톱으로 달린다. 다음 버스는 반만 태우고 출발하여, 이대 앞과 굴레방 다리에서 각각 20명씩을 더 태운다. 숨이 막혀 비명이 터져 나오면, 버스는 갈 짓 (之)자로 곡예운전을 한다. 젓가락 고르듯 승객을 이리저리 휘두르면, 신통하게도 다음 정류장에서 몇 사람 더 탈 공간이 생긴다. 능구렁이 기사님 비장의 특기다. 새벽 네 시 통금이 풀
작년에 국가미래연구원은 ‘소셜 빅데이터로 보는 2019 시대정신’ 이라는 보고서에서 정치분야 시대정신은 ‘공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많은 국민들이 사회 질서가 확립되고 민의가 반영되는 공정한 사회를 염원한다는 것이다. 그 기사를 접하면서 갑자기 2020년 우리 치과계의 시대정신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때마침 지난 7월 6일 현 치협집행부의 16개 상설위원회와 9개 특별위원회 중에서 가장 먼저 개원질서 확립 및 의료영리화 저지 특별위원회의 초도회의가 개최되었다. 이상훈협회장이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지난 30대 집행부의 1인 1개소법 사수 및 의료영리화 저지 특별위원회가 1인1개소법 합헌판결의 결실을 얻어내면서 활동목표를 재설정한 시즌 2 특별위원회라 할 수 있다. 1인1개소법을 합헌으로 이끌어낸 주역들이 새로운 목표물에 대해 정조준하고 있음을 알리는 의미있는 방향설정이다. 필자 또한 지난 집행부에 이어 이번 특위에서도 위원활동을 하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보조인력 문제와 더불어 우리 회원들의 대표적인 민생현안이 바로 불법의료광고로 대별되는 개원질서확립 문제다. 개원가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의료인의 품격을 떨어뜨
이제 개업한 지도 15년 정도 되는데, 지내보니 젊은 여직원들이 점심을 참 부실하게 먹는다는 걸 뒤늦게 인지했다. 도시락을 싸 오기도 하고 밖에서 사먹기도 하면서 점심을 해결하는 게 보통인데, 다이어트 한다고, 입맛이 없다고, 먹는 게 귀찮다고, 점심을 안 먹거나 대충 해결하고 오후 늦은 시간이 되면 기력이 달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굶거나 편의점 과자 한 봉지로 점심을 때우는 모습은 너무 낯설고 어색했다. 도저히 왜 잘 안 먹는지 이해가 안 되어 어떻게든 먹여보잔 생각에, 근처 반찬가게에서 1국 3찬을 배달하고 밥은 각자 알아서 싸 오게 하여 점심 먹이기를 시도한다. 밥을 싸 오거나 햇반 준비만 하면 되다 보니 이제 굶는 친구들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덕분에 ‘오늘은 뭐 먹지?’란 아주 원초적이고 해답 찾기 어려운 문제도 해결하게 되었다. 그런데 전라도 음식에 길들여진 나에게 배달 반찬은 뭔가 낯설다. 경상도 음식 같기도 하고, 강원도 음식 같기도 하고. 뭔가 입맛에 안 맞는다. 거기에 반찬 조합이 맘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매운 반찬만 쭉 나온다든지, 김치는 없고 단 음식만 준비되고, 어떤 날은 나물만 오고, 어른들 입맛에 맞는 반찬만 준비되기도 하고
2020년 7월 19일 현재 세계보건기구(이하 WHO)에 보고된, 세계의 코로나19 확진자 누계는 1404만3611명, 사망자 누계는 59만7583명이고, 당일 신규 확진자는 16만7170명이다. 미국의 확진자 누계는 354만4143명으로 216개국 중 1위, 브라질은 204만6328명으로 2위, 인도는 107만7618명으로 3위이다. 우리나라는 7월 19일 0시 기준 확진자 누계 1만3745명, 사망자 누계 295명이다. 현재 개발 완료된 백신은 없고, 경미한 코로나19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일부 약재나 전통적 요법이 보고되기도 하지만, 아직 WHO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는 약은 없으며, 임상시험 중인 것들은 있다. 미국의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사(Gilead Sciences, Inc.)가 에볼라바이러스의 치료제로 개발했던 렘데시비르(Remdesivir)에 대해 2020년 5월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임상 실험에 의하면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평균 회복 기간인 15일을 평균 약 31%(약 4일) 단축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월 3일 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가 싶더니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방에까지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젠 방역이 감염을 쫓아가지 못하는 양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더 강화해야 하는지를 논의하고 있다. 이런 사태가 빨리 종식되기 위해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올해 안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더운 여름에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것이 하루하루가 고되고 힘들지만, 직접 방역 현장을 담당하고 있는 의료진에게는 하루하루가 고비이며, 누구보다 가장 고생이 많은 직종이 아닐까 싶다. 그나마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확산 증가세가 크지 않은 것도, 방역 당국과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과 연구진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들의 노고를 기억하고, 응원하기 위해서 ‘덕분에 챌린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오른손 주먹을 쥔 다음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수평으로 펼친 왼손바닥 위에 얹으면 수어로 당신을 존경한다는 메시지로 ‘덕분에’ 이미지가 완성된다. ‘덕분에 챌린지’는 수어 동작을 활용해 캠페인의 상징 이미지를 제작하고, 코로나19의 최전선에서 3개월이 넘도록 밤낮없이 헌신하는 의료진의 사기를 진작하고 격려하기 위해 2020년 4월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