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보건소에 언제 다녀오셨나요? 공중보건치과의사로서 보건소 혹은 보건지소에 근무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개원을 하면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할 때는 대부분 보건소를 방문합니다. 사실 그 외에는 치과의사가 보건소를 갈 일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귀찮은 공문들이 가끔 보건소로부터 날라오고, 무슨 검사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는 것 외에 개원치과의사가 보건소에 관심을 두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보건소는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여, 지역의 공중보건 향상 및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모든 시·군·구 단위에 설치되어 있는 기관으로 기본 의료 업무도 보고 있습니다. 우리 치과와 연계된 구강보건사업에는 노인틀니사업, 불소도포 및 스켈링, 학교나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구강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위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치과의사는 어떤 분들일까요? 현실을 살펴보면 안타깝게도 ‘업무대행’이나 ‘임기제’ 등 계약직(비정규직) 형태의 고용계약으로 불안한 위치일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지속성 있고 효율적인 지역 구강보건사업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합니다. 2015년 한 신문에 실린 20년 차의 보건소장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습니
2019년 2월에 개봉한 ‘증인’이라는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1600만 관객을 동원했던 ‘극한직업’에 밀려 누적 관객 수가 250만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에서 변호사역을 맡았던 정우성은 백상 예술대상을 받았고 청룡영화상에서는 남우주연상을 받을 만큼 인정받은 영화이고 자폐아 역을 맡은 김향기 연기 또한 수준급이다. 이 영화는 살인 사건이 주된 내용이지만 사람에 대한 따뜻한 연민이 듬뿍 배어있고 특히 자폐아의 입장에서 바라본 현실을 보게 하는 여운이 남는 영화 중의 하나이다. 영화 줄거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양순호’(정우성)는 과거 민변에서 오래 활동했으나 세상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 세상의 벽을 느끼고 좌절하며 사람들이 그리 선량하지만도 않다는 것, 바꾸려고 애를 쓰고 뛰어다녀봤자 실은 별반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돈을 벌고 성공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빠진 상태에서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큰 기회가 걸린 사건을 맡게 된다. 집주인인 노인이 사망한 사건에서 살인 용의자로 지목받은 가정부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변호사로,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증인으로
며칠 전 보았던 TV 프로그램에서 실명 장애 개그맨의 해외여행에 함께 한 딸의 행동이 잔잔한 미소와 함께 따스한 마음으로 와 닿았습니다. 앞을 못 보는 아빠를 위해 비행기 기내식의 위치를 일일이 알려주고 여행 중에는 바다와 하늘의 색까지 상세하게 설명하는 모습에서 짠하고 울컥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시각장애인 아빠의 소망은 한 번도 못 보았던 딸의 얼굴을 보고 싶다는 것과 딸이 결혼할 때 신부 아빠로서 꼭 함께 손잡고 신부 입장을 하도록 한 시간만이라도 눈이 보였으면 한다는 이야기에서는 나도 모르게 주책맞은 눈물이 흐르고 말았습니다. 이 개그맨 장애인이 오래 전 망막 색소 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어가고 있을 때 한 남성으로부터 안구 기증 제안을 받았는데 개그맨 장애인은 기증 받기를 거부하여 또 한 번 나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이유는 기증자가 근육병을 앓고 있는 남성이어서 “나는 하나를 잃고 나머지 아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그 분은 오직 남아 있는 하나마저 주려고 합니다. 어떻게 그것을 달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것이 거부 이유였습니다. ‘얼마나 기증 받고 싶은 망막이었고 얼마나 다시 찾고 싶은 시력이었는데 기증 받기를 거부하는 마음이 가능하였을까’하는
고령 사회의 도래와 초고령 사회의 필연적인 현실화에 대한 우려는 우리 치의학 분야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노인치의학 분야에 대한 관심의 부각이 그것이다. 노인치의학은 당연히 노인을 대상으로 하고 노화 과정에 대한 연구, 노화에 따른 구강악안면의 변화, 노인에서의 치과질환의 진단 및 치료와 함께 관련 제도 및 규정에 대한 연구를 포괄한다. 하지만 우리보다 앞서 노인치의학을 발전시킨 나라의 예를 보면 “치과진료실에 내원한 당뇨나 고혈압을 가진 70세 환자를 진료하는 영역”이 노인치의학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노인은 독립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노인, 쇠약한(frail) 노인 및 기능적으로 의존적인(dependent) 노인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노인치의학 교육은 전체 노인의 약 20~30%에 해당하는 쇠약하고 기능적으로 의존적인 노인을 대상으로 구강악안면 영역의 기능재활에 그 목표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노인치의학이 치과진료실에 독립적으로 방문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노인치의학은 치과진료실에 조호자(care giver)와 함께 방문하는 뇌졸중 혹은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한 진료, 치과진료실에 방문할 수 없는 환자를 위한
우리나라의 GDP가 세계 12위이고, 일인당 국민소득은 4만 달러에 육박하면서 세계 33위라고 한다. 나와 나의 연배들은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상태를 기억하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에 얼핏 들었던 기억으로는 국민소득이 수 백 달러에 머물러 있었다. 거리에는 구걸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아침 저녁에는 그릇을 들고 밥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문 앞에서 구걸하는 일은 매일 보는 일이었다. 1000불 소득, 100만 불 수출을 캐치프레이즈로 걸고, 수출 드라이브를 하던 시대. 그리고, 경제 대국으로 성장된 지금의 시대까지, 그 과정을 모두 보면, 또한 누리며 살아 올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복이라고 생각을 한다. 엘론 머스크, 그는 테슬라 전기자동차의 창업자로서, 현재 space-x를 진행하는 주역이다. 그의 인터뷰 영상을 보면서 두 가지의 인상적인 그의 말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바라는 꿈을 내가 살아 있을 때 보지 않더라도 좋습니다. 이 꿈을 다음 세대가 계속해서 가지고 나가주기를 바랍니다.” “나는 죽기 전에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인터뷰의 많은 내용 가운데 이 두 마디의 이야기가 내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그의
소리굽쇠에 대한 동영상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고 가만히 대 보세요. 안되면 큐알코드 어플을 다운 받으세요. 리듬만 맞추면 아무리 단단해 보이는 것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리듬 1. 일정한 박자나 규칙에 의한 음의 장단, 강약 따위의 흐름. 2. 일정한 간격을 두고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현상. 치과의사 면허증을 손에 쥔 지 30년! 많은 환자와 인연을 맺었고 그 인연 중에는 좋은 인연도 좋지 않았던 인연들도 있었다.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진료 과정과 진료를 마치고 환자분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였을 때 갈등이 폭발 한다. “자녀들이 어려운 살림에 조금씩 모아 틀니를 했는데 김치도 씹기 힘들다. 당신이 틀니 잘못 만들었으니 돈을 내주든지? 다시 틀니를 만들어 주든지.” 개업 초기에는 불만을 인정하면 나의 무능을 인정하는 것 같아 환자분의 모든 말에 나의 주장만 늘어놓았다. 시간이 흐르면 환자분께서는 치과에 오는 것도 귀찮고 틀니에 적응이 되시는지 오시는 횟수가 줄어든다. 틀니가 불편한 것이 모두 나의 잘못이라는 생각에 임상 공부를 열심히 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임상 실력 못지않게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인간관계와 심리 관련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중견언론인인 필자의 고교선배는 본인의 치아관리는 다소 부족하여도, 진료 중 간간이 인문사회학이나 핫이슈들의 synopsis를 전해주시는 소위 ‘인생선배’시다. 지난 달 임플랜트 크라운을 완성하는 날 필자에게 “김 원장님, 동서고금을 통해 국가(國家)라는 공동체가 그 체재를 유지하고 발전하는 과정에 변함없고 예외 없는 공통적인 세 가지 사명이 있어왔다고 하는데, 알고 계셔요?” 하신다. 교합조정 마친 임플랜트 크라운 폴리싱에 여념 없는 필자는 웃어 보이며 “저야 그런 거 모르죠, 그게 뭔가요, 선배님?”으로 응수하며 나에게는 폴리싱 마무리의 시간을, 선배님껜 말씀의 시간을 드린다. “세 가지 중 첫 번째가, 개인과 공동체의 정신과 미래를 다루는 교육(敎育). 두 번째가, 육신을 가져 생로병사의 업을 가진 구성원의 몸을 보듬는 의료(醫療). 세 번째가, 국가공동체를 외부로부터 지켜내는 국방(國防)의 부문이라고 해요.” 정리정돈 좋아하고 번호 붙이기 좋아하는 필자는 선배님의 얘기가 흥미로워 폴리싱은 건성이 되고, 귀를 기울이며 듣게 된다. “…중략… 그런데, 우리나라가 그 세 부문이 모두 병이 들어버린 것 같아요. 역사와 문화가 다듬어낸 세 부문을 함부로 건드리
2019년 프로 야구 정규 시즌이 3월 말부터 시작되어 10월 초까지 진행되었다.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가 진행되었고 두 차례의 태풍으로 10월 초까지 경기가 순연되면서 1, 2위 팀의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며 막판까지 선두 싸움이 치열하였다. 잔여 경기 마지막 날에 결국 SK와 두산 두 팀은 게임 차 없이 같은 승률이 되었으나 상대방 전적이 우위인 두산 팀이 1위가 되는 예상치 못한 시즌을 보냈다. 이후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걸쳐 한국시리즈(KS)가 진행되었고 많은 사람이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길 바라며 마음을 졸이며 관전하였으며 올해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4전 전승을 한 두산 베어즈가 차지하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는 SK 와이번스팀이 우승하였는데 승리를 이끈 분이 트레이 힐만 감독이다. 힐만 감독은 SK팀에 오기 전 일본 프로 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 팀을 재팬시리즈 왕좌에 올려놨으며 메이저 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직도 수행하였고 미국 메이저 리그 감독 자리가 날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리던 거물 중의 한 분이고 한국에 와서 SK 와이번스팀을 2년 동안 맡아 외국인 감독 최초 KS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미국
오늘은 초등학교 친구들이 천안의 현충사와 독립기념관으로 1박 2일의 가을 소풍 가는 날이다. 구름 한 점 없는 축복받은 가을날이다. 필자는 토요일 진료를 마치고 오후에 SRT로 천안에 조금 늦게 도착하였다. 도착하자마자 친구들의 환대를 받고, 초대 회장으로서 인사말과 노래를 하게 되었다. 친구들은 낮에 임진왜란에 나라를 구하신 이순신 장군의 현충사에 들러 많은 사진을 카톡에 남기었다. 새로운 회장도 선출하고 즐거운 여흥 시간을 보냈다. 항시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어릴 적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서 좋다. 저녁 늦게까지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조식 후에 독립기념관을 향해 출발하였다. 관광버스로 가는 도중에 친구들의 건강을 위하여 필자가 주장하는 ‘5 components of systemic health’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5 components of systemic health의 첫째는 교합 질환이 있을 때 T scan을 이용하여 교합을 조정해 주고, 부족한 부분은 CBK(cranial balancing key) splint, 즉 두개골균형교합안정장치를 잠잘 때나 운동할 때 끼우도록 하는 것이다. 아울
외상으로 유전치를 다쳐서 처음 병원에 내원해 당일 응급처치 받고, 이어지는 치료를 받느라 어른들에 붙들려서 탈진 직전까지 가고, 검진 때 체크만 하는데도 병원 입구에서부터 비명을 지르며 난리가 났었던 3세 공주님! 그래도 어머님께서 포기하지 않으시고 꾸준히 정기검진을 데리고 와주셨는데 그때마다 도저히 울음을 그칠 수가 없었던 겁 많은 꼬마 여자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가 병원에 오는 날에는 모든 스텝들과 함께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면서 기다렸다가 진료가 진행되었었다. 그러기를 어언 5년 동안 꾸준하게 해왔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갑자기 지난번 내원 때부터 울지 않고 스스로 입을 벌리면서 검진을 허용하는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그것만 해도 감지덕지로 정말 기뻤는데 이번 정기검진을 왔을 때에는 제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꼬깃꼬깃하게 접은 종이 편지를 수줍어하면서 건네주었다. 치과 선생님께 치과 선생님, 저의 이를 아프지 않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서운 저도 꾹 참는 지안이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더 양치를 잘하는 지안이가 되겠습니다. 앞으로 치과에서 무서운 걸 해도 지안이는 울지 않을 거에요. 그래도 저는(불소를 안 하고 싶긴 해요) 그래도 지안
인간에게 있어 인생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행복하게 사는 것” 다들 그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전적 체계에서부터 행복(Eudaemonia)은 궁극의 목적이었습니다. 행복은 기쁨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시험을 잘 보거나 맛있는 것을 먹었거나 혹은 무언가 사고 싶었던 것을 산 것과 같은 일들에서 느끼는 일시적인 감정이 기쁨, 즐거움일 것입니다. 이러한 즐거운 일이 매일매일 반복된다면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기쁨과 즐거움을 계속 느끼려면 즐거움을 야기하는 자극이 더욱 커져야 합니다. 저희 이전 세대는 대부분 신혼을 소위 단칸방에서 시작하였습니다. 해외여행은 꿈이었고, 중년이 지나서야 처음 해외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많은 수의 젊은 세대가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일반화되었고 차가 있으며 주말을 즐깁니다. 그런데 왜 예전보다 더 사는 것이 힘들고 우울한 것일까요? 무언가 지속적으로 부족한 것 같은 공허함과 불만, 불안을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순간의 기쁨과 즐거움은 행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성공을 하면 행복할까요? 선생님들의 주변은 어떤가요? 다들 비슷해 보이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