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영 진 ·수필가, 필명 김겸인, ‘동방문학’등단·영진 치과의원 가을이 되어 벼 베기를 하는 날이면 언제나 메뚜기 축제가 벌어진다. 볏단 위를 이리저리 날아다니던 갈색날개의 연두빛 메뚜기 떼를 생각만하면 지금도 가슴이 뛴다. 하지만 신명이 나서 분주히 쫓아다녀봤자 그리 만만하게 잡을 수는 없었다. 녀석들은 눈치가 빨라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아주 멀리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벼를 베는 어른들의 주변에 메뚜기들이 떼를 지어 난분분해도 맨손으로는 온종일 네 홉짜리 소주병 하나를 가득 채워 오기가 어려웠다. 짝짓기중인 녀석들은 약간 체구가 큰 암컷 메뚜기의 등에 귀여운 수컷이 업혀 있다. 그래서 잘 뛰지도 못하고 날아가지도 못해 두 마리를 함께 잡을 수 있어 좋았지만 정신을 한껏 다른데 팔던 녀석들을 비겁하게 잡는 것 같아 왠지 마음이 찜찜했다. 어쨌든 가을 햇빛에 얼굴이 벌겋게 달구어진 채 지쳐 돌아오면 할머니께서는 가마솥에 소금과 들기름을 지르고 잡아온 메뚜기를 볶아 주신다. 노릇노릇 짭짤 고소하게 볶아진 오동통한 메뚜기 맛은 요즘 통조림으로 나와 있는 말라빠진 북한산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벼 베기가 끝난 논바닥에는 또 다른 맛좋은 단백
100년 ‘역사 시계’를 되돌린다면…유쾌·상쾌·통쾌한 상상 동맹파·자주파 갈등구조 애국심 심어군함 충돌·정부청사 폭파 장면 압권“일본을 세계법정에 세우겠다” 명대사‘한반도’ 강우석 감독의 영화 ‘한반도"는 잃어버린 조선의 국새를 되찾아 을사늑약 이후 일본에 넘어간 경의선의 권리를 지킨다는 얼개다. 일제의 강압에 못 이긴 고종 황제가 가짜 국새로 불평등 조약을 체결하고 진짜 국새를 숨겨두었다는 가정에서다. 영화는 100여년 전의 명성황후 시해 사건, 고종 독살 의혹 전후의 조선시대 정치상황을 경의선 철도 개통을 앞둔 가상의 미래에서 일본에 대한 ‘동맹파’와 ‘자주파’로 나뉜 우리나라 정치상황을 비교해 가며 매우 흥미롭게 전개된다. 그리고 한·일 양국의 군함 출동 장면이나 정부청사 폭파 장면은 박진감이 넘쳐나며 호화 출연진의 연기도 볼 만하다. “대한민국에서 미국과 일본이 빠져나가면 북한과 똑같이 비참해지는 데 10년도 안 걸려"라는 ‘동맹파"인 국무총리(문성근)의 발언은 관객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에 반해 ‘자주파"인 대통령(안성기)은 “우리의 주권을 또 침해하려는 일본을 세계의 법정에 세우겠습니다"라고 외치며 관객의 공감을 유도했다. 하지만 영
올과 날들, 애씀이 서로 얽혀깃털과 같은 옷을 만들지한 줄의 실꾸리가 다 풀려나면뼈마디로 생애를 마감하고 말지 철이 바뀌어도 짐승들은 단벌의 옷으로 살아가지만사람들은 크기와 색깔로자기 몫을 맘껏 고를 수 있지 깃털로 길게 뻗친 날개저들의 목숨까지 받들고 있는데우리들은 부끄럼만 감싸고체온이나 지키는 보호막에 지나지 않지 호사스런 차림을 다듬어 든든한 비상의 깃털을 되게 하면생명의 날개로 휘젓는 새들처럼헐벗은 자들의 깃으로 돋아나야지
최근 미국, 스웨덴 등 해외 치과계에서 구강건강과 전신질환과의 상관성을 보다 상세하게 입증하는 최신 연구결과들이 급속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 치과계 내 주요학회나 유명 대학병원, 치과대학 소속의 연구진들이 치주질환과 뇌졸중, 치주질환과 조산아 출산과의 관계, 결손치와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이를 다루면서 관련 논문이 거의 매달 업데이트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80년대 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이 같은 연구들은 최근 국내외 주요 언론들에 집중 보도되면서 치과진료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소중한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연구 방향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국내 일부 치과 병의원에서는 이를 정기적으로 스크랩해서 내원 환자들의 교육용으로 사용하거나 자체 게시판에 적시해 ‘덴탈 아이큐’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에 발 맞춰 국내에서도 이 같은 주제의 연구결과들이 일부 치과대학과 보건대학의 논문을 통해 산발적이지만 꾸준히 목표에 한걸음 다가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의 확대 움직임은 특히 보건 당국과의 정책 반영 논의 시 중요한 근거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향후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연구 주체 선정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
여름 끝자락…속리산 ‘속살’ 손짓수려한 경치·암반위 세찬 물살우암 송시열 ‘화양구곡’이라 불러 읍궁암·암서재·첨성대일때‘북벌 의지’ 담은 암각 글 곳곳에 화양계곡은 속리산 자락에 있다. 속리산하면 법주사를 떠올리는 사람들이야 생각지도 못한 지리적 개념이 되겠지만 속리산의 품이 그만큼 넓다는 뜻도 되는 것이다. 괴산군, 상주군, 보은군의 경계를 가르는 속리산은 많은 명승과 전설을 품고 있는데 그 가운데 나의 맘 길이 머무는 곳은 화양계곡이다. 화양계곡은 삼남에서 으뜸가는 명승지로 우리나라에서는 꽤 명성이 높은 곳이다. 웬만한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또는 대학MT, 친목모임 등으로 한번쯤은 다녀왔음직한 곳이며, 혹 다녀오지 못했다하더라도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위압하지 않는 편안한 산과 곳곳에 수석처럼 놓여 있는 바위, 그 사이를 헤집고 흐르는 맑은 물과 전설 한 자락쯤 품고 있을 아름다운 소가 있어 그 명성이 조금도 어긋나지 않는 것을 체험한다. 화양계곡을 여름이 저물고 있는 이때 소개하는 것은 계곡이 아름다워서 만이 아니다. 그곳이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중요한 유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화양계곡이라고도 하지만 화양
우리 시골집 돼지우리는 사립문 옆 두엄자리 건너편에 있었다. 돼지우리는 좌, 우 두 칸으로 나뉘어져 보통 두 마리의 꿀돼지가 살고 있었고 그 오른편엔 해묵은 고욤나무가 외롭게 서 있었다. 고욤은 너무 떫어서 늦가을 된서리를 맞은 후 까무스름하게 익어 저절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도저히 먹을 수 없다. 그러나 떨어진 열매조차도 거의 80%가 씨였고 10%는 껍질이어서 적당히 빨아먹고 나머지는 뱉어야만 한다. 하지만 입안에 남는 새까만 과즙은 조금만 머금어도 정수리가 찡해질 만큼 달고 끈끈했다. 돼지우리 왼쪽으로는 높다란 깨중나무와 작달막한 포도나무가 흙 담장과 오롯하게 어울려 있었다. 돼지우리에서는 항상 질척한 분뇨가 흘러나와 포도나무 뿌리 밑에 고이기 때문에 해마다 포도열매가 유난히도 많이 열리곤 했다. 탱탱하게 여물어가던 초록색포도는 미처 보라색을 띠기도 전인 팔월 초쯤엔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마는데 그 이유는 콧잔등이 시큰해지고 눈물을 찔끔거릴 정도의 신맛까지도 잘 감내하던 우리형제들의 왕성한 식욕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그 포도가 청포도였던 것만은 맹세코 아니다. 당시 집에서 기르던 돼지들은 거의 언제나 검은 바탕에 흰 가슴 띠가 있는 뉴햄프셔 종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구강건조증 및 이와 관련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울시내 59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노인의 구강건조증 유병률이 무려 7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9세이상 유병률 무려 77.5%여성이 남성보다 2.25배 높아약물 복용시 발병 확률 4.6배 서울치대 치의학대학원 이지혜 씨(지도교수 정진우·서울치대 구강내과진단학교실)가 서울시에 거주하는 59세 이상 97세 이하 성인남녀 276명(평균연령 71.5 ± 6.7세)을 대상으로, 구강건조증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 연령이 1년씩 증가 할수록 구강건조증 발병 위험률이 4%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구강건조증 발병 확률이 2.2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2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 보다 구강건조증 발병 확률이 4.60배나 높게 나타났으며 복용약물의 수가 증가 할수록 구강건조증의 심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흡연과 의치착용 유무, 안정시 타액분비율은 구강건조증의 유병률에 유
분류 알씨의 매력은 무엇인가알씨에는 여러 즐거운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크게 2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하나는 만드는 즐거움이고 다른 하나는 조종하는 즐거움입니다. 알씨를 즐기는데 있어 위 2가지, 즉 조립과 조종은 필수적인 것이고 부수적으로 조립시에는 그에 따른 자동차의 구조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움이, 조종시에는 자동차의 움직이는 원리와 보다 빠른 코너링의 숙달, 타 차량과의 경쟁에서 오는 스릴 등이 있습니다. 그중에도 가장 만족도가 높고 우리가 계속 이 취미를 지속하게 되는 요인은 마지막에 언급한 타 차량을 추월함으로써 느끼는 스릴만점의 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취미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런 희열에 알씨자동차를 지속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스피드에 대한 동경과 경쟁 그리고 한차원 높은 드라이빙기술에 대한 염원 등은 현재 알씨자동차를 취미로 하는 이들의 목적이자 목표입니다. 사람마다 알씨를 시작하게 되는 동기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모르고 시작했다가 푹 빠져들게 되는 요인이 바로 위에 언급한 스릴의 감정일 것입니다. 알씨 자동차란 무엇인가알씨자동차란 실차를 여러 비율로(1:5~1:24) 축소해 무선을 통해 원격조종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