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원한지 10년이 된 것 같다. 오로지 진료에만 전념하며 성실한 치과의사가 되기위해 진실한 마음으로 환자를 대해 왔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요즘 들어 새삼스럽게 의사의 윤리에 대해 생각이 새롭게 떠오른다. 대부분의 선배님들이 그래 오셨듯 나 또한 학교에서 배운 원칙 그대로 진료를 하려고 노력을 해왔다. 물론 이 원칙은 아직도 유효하다. 때론 나의 얼굴에 나태의 그늘이 그려지고 있지 않은지 가끔 거울을 보게 된다. 얼마 전 조카 녀석이 대학에 입학하여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다. 치과 구경도 할 겸 구강 검진도 받을 겸해서 내 진료실을 방문하였는데, 그 녀석이 대뜸 내게 하는 말이 “삼촌, 치과하면 원가 대비 얼마 남아요?” 녀석의 아버지이자 나의 큰 형님은 대구에서 전자 제품 대리점과 편의점을 하고 계신다. 그 조카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도와서 그런지 계량적인 사고에 익숙하다. 장사란 물건을 얼마에 떼어 얼마에 팔아야 하는지가 중요한데 이것은 전형적이 자본주의 원리다. 그런 장사꾼(?) 마인드로 자란 조카이기에 그런 질문이 너무나도 당연하였지만 교사의 아들로 자라 의료인이 된 나에게는 적잖이 당황스러운 질문이었다. “저 그게… 의료
재개발 붉은 깃발 매단 ‘卍 천신보살’집 옆늙은 오동나무 가지마다촛불을 밝혔다 오래, 많은 것을 보아 버린 나무 안에신(神) 한 분쯤 넉넉히 살고 있을 터 몇 번이나 더 생의 횃불 치켜 올릴 수 있을까 바람 따라 수런수런 흔들리는보랏빛 눈동자들 낮술 불콰한 두 노인꽃그늘 내린 평상에 걸터앉아장기를 두고 있다더 이상 불끈 세울 일도 없는시간들이 똑, 똑장기 알 위로 흘러간다 거문고 소리내생(來生)에서 흘러올 듯,색 바랜 기와들을어루만질 것 같은해 긴 저녁
자사제품 할인판매·홍보로 시끌수백만원 ‘고가 경품’까지 등장학술연구 발표장 퇴색 우려 지적 근 업계가 주최하는 세미나가 대폭 늘면서 일부 세미나장의 경우 경품추첨 등 각종 이벤트 행사로 인해 학술연구 발표장이 퇴색해 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각종 세미나마다 학술강연 외에 등장하고 있는 다양한 이벤트 행사로 인해 순수하게 학술욕구 충족을 위해 참석한 치과의사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체가 주최한 세미나에 지방에서 참석한 K 원장은 “듣고 싶은 내용이 있어 휴일도 반납하고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강연 내용의 상당수가 자사 제품의 우수성 등 제품 홍보 등으로 채워지는가 하면 강연이 끝나는 중간마다 제품 할인 특가판매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솔직히 허탈했다”고 전했다. K 원장은 또 “세미나를 개최할 때는 무엇보다도 학술강연 내용에 신경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세미나에 가보면 마케팅 측면에만 신경쓰는 등 주객이 전도된 느낌마저 들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요즘엔 세미나 개최 전부터 세미나 일정 속에 강연 외에 제품할인과 경품 행사 등을 적극 홍보하는 경향도 많아지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고가의 경품에 대해 알리고 있는 경우도 증가
자연과 더불어 자연 속에서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이모든 생물의 운명일 터 가까운 선배님의 자제분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화창한 토요일 낮, 오랜만에 동부간선도로를 달리게 되었다. 이미 봄이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어 햇살은 눈부시다 못해 따가울 정도이고 적당히 밀리는 도로에서 절로 감기는 눈을 애써 추스르는 일은 짜증스러움을 넘어 오히려 고통이다. 이 순간을 이겨낼 방도는 한가지 밖에 없다. 운전은 오감과 반사신경에 맡기고 의식은 저 가고 싶은 데로 흐르게 놓아두자. 오랜만에 여유로운 상념에 젖어 보는 거다. 내가 태어난 곳은 경남 거창의 어느 시골 마을이라고 한다. 초임의 교사들이 으레 그렇듯, 중등학교 교사이셨던 아버지께서 깡촌을 겨우 면한 정도의 작은 시골학교로 발령을 받으셨던 것이다. 기억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는 어린 나이에 잠깐을 살았을 뿐이지만 그곳이 얼마나 아늑하고 양지바른 곳이었으며, 풍수지리학 적으로 괜찮은 배산임수의 집터였는지를 자라며 내내 들어서 나는 마치 그 동네를 직접 보기라도 한 듯, 총 천연색으로 상상할 수가 있다. 공기 좋고 물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 그랬는지, 집터가 좋아 그랬는지는 알 수 없
프랑스 샤모니 위치·해발 4807m스위스·프랑스 양방향 노선 가능시즌별·주말 등 기차시간표 달라2800m 절벽 케이블카로 ‘단숨에’얼음동굴·알프스 전경이 한눈에 ‘쏙’국경 넘나드는 곤돌라 체험 ‘별미’ 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은 알프스를 대부분 차지하는 스위스에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몽블랑(Mont Blanc, 4807m)으로 프랑스에 있다. 아마 몽블랑은 우리한테 명품으로 널리 알려진 몽블랑 만년필 때문인지 유럽알프스산 중에서는 가장 지명도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몽블랑이 위치한 곳은 프랑스의 알프스지역인 샤모니(Chamonix)에 있다. 샤모니는 우리 나라 여행사들의 버스를 이용한 패키지여행코스에는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여행하게 되면 찾아가는 곳이지만, 대도시를 연결해주는 기차노선에서는 빗겨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기차여행 하는 분들은 잘 찾아가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유럽을 순회하는 여행의 경우 이탈리아에서 독일이나 오스트리아로 이동하는 코스는 인터라켄에 있는 융프라우나 루체른의 필라투스 또는 루체른에서 1시간 거리인 엥겔베르그의 티틀리스봉을 찾아보는 것이 편리하지만 이탈리아에서 파리로 올라가는 경우는 샤모니에 있는 몽블랑을 찾아가 보는 것도 좋다.
사진을 찍는다는 건피사체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한번 더 생각해 보는 좋은 ‘멍석’ 번쩍! 눈을 떴다. 으앗~ 5시50분이다. 늦잠이다. 얼굴에 물만 찍어 바르고 렌즈랑 카메라를 주워 담고 후다닥 집을 나선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새 직장에 적응하느라 바쁘고 피곤해서 잃어버렸던 여유… 오늘은 카메라에게 바람을 제대로 쐬어 주리라 맘 먹으며 집을 나선다. 싸부님과 치사회(齒寫會) 선배들과 함께 추적거리는 도시를 벗어난다. 목적지도 모른채 싸부님이 이끄는 대로 차로 달리기를 한 시간여. ‘뭘 찍을 수 있을까, 어떤 걸 남겨야 하나, 비 오는 풍경은 어떻게 찍는 게 느낌이 살까, 카메라에 물 들어가면 안 되는데…’ 잡다한 생각이 머리를 휘돌아 나갈 무렵 차는 주남저수지 부근 어느 연(蓮)밭에 다다랐다. 한 손으로 우산을 받치고 한 손으론 카메라를 감싸며 연잎과 내리치는 빗방울들을 바라본다. 세찬 빗방울은 연잎에 다다르자 그대로 송글송글 맺히고는 또르르 구른다. 잠시 숨을 멈춘다. 그리곤 끊어지는 셔터 ‘철컹’ 돌다가 고인 물은 일렁이다 어느 순간, 연잎은 밑으로 물을 쏟아낸다. “그래 그렇게 찍는 거야”라고 말하기라도 하듯 연신 고개를 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