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가 되고 싶어 세계를 누볐고, 결국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기회를 얻었지만 학부시절 꿈꾸던 생활과는 달랐죠.” 정힘찬(32)씨가 필리핀 치대 졸업 후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걸었던 행보는 파란만장하다. 한국에서는 어렵다는 걸 일찌감치 깨달은 그는 북미, 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직접 발로 뛰며 정보를 수집하고 면허증 발급이 가능한지를 문의하기 시작했다. 좋은 소식은 쉽게 들려오지 않았다. 일정은 길어지고 여비는 동났다. 모르는 동네에서 아무렇지 않게 문을 두들기며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자세를 낮추기도 여러 번. 마침내 아프리카 동남부 말라위에서 치과의사 면허 발급이 가능하다는 낭보를 받았다. 필리핀 치대 졸업장을 인정해 준 것이다. 말라위는 아프리카 최빈국 중 하나다. 쓰레기가 산을 이룬 곳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풍경도, 세계의 많은 후원단체가 앞다퉈 홍보사진을 찍어 가는 진풍경도 이곳에선 볼 수 있다. 에이즈 환자, 말라리아 감염자도 흔하다. 정 씨도 말라리아에 감염된 바 있다. 하루는 첫 에이즈 환자 수술을 앞두고 긴장한 모습에 집도의가 “에이즈 검사 환자가 얼마나 되겠냐”며 “방금 환자도 감염자일지 모른다. 확진이라고 떨 이유가 없다”고 충고했을
올해 고교 3학년생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학 입시를 기점으로 의대·약대 정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치대를 비롯한 의학계열 입시 판도를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22학년도부터 의대와 약대 정원이 갑자기 1983명 늘어나게 된 것인데, 의학계열 대학 정원의 전체 파이를 키움에 따라 치대·의대·한의대·수의대 등 합격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부분 약대의 대입 합격선은 치대보다는 낮고, 한의대와 수의대 사이에 위치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메이저 약대의 경우는 웬만한 치대의 합격선에 필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2008학년도 입시에서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약대의 합격선은 지방 의대 수준이었다. 한 대입 전문가는 “약대가 대입으로 복귀하면서 치대보다 약간 낮은 선의 성적대를 형성할 것으로 본다. 선호도가 높은 서울대·중앙대·성균관대 약대는 어지간한 치대 이상의 합격선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며 “2022학년도 의학계열 입시는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3058명인 의대 정원은 2022학년도부터 2031학년도까지 연 400명, 10년간 총 4000명의 추가 인력을 확
최근 모 인터넷 사이트에서 치과대학 교수를 사칭한 것도 모자라, 해당 대학 내부 사진을 무단 촬영해 ‘인증’했다는 사례가 포착됐다. 해당 인터넷 사이트는 불특정 다수 회원의 게시글로 운영되는 ‘커뮤니티 사이트’로, 하루에 수백 건에서 수천 건 이상의 글이 작성되는 대형 사이트다. 이곳에서 모 씨는 본인이 ‘A치과대학 교수’를 사칭했다는, 이른바 ‘인증글’을 게시했다. ‘인증글’이란 어떤 행위나 사건이 실제이거나 사실임을 증명하고자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한 글을 일컫는다. 하지만 현재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서 의미하는 ‘인증글’은 어떤 특정한 사실을 입증하기보다 본인의 뛰어난 경제력 또는 직업, 고학력 등의 ‘능력’을 과시하려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잦다. 특히 치과의사나 변호사, 판사나 검사, 공무원과 같은 대중의 선망이나 높은 선호도를 얻는 전문직의 경우 사칭 사례가 더욱 빈번한 것으로 보여, 주의가 요구된다. # 특정 대학 복도 사진찍어 자신 과시 해당 글에서 모 씨는 “게시판에 대학 교수가 등장했다는 이야기에 확인해봤더니 특정 대학의 복도를 찍고 인증을 했다”며 조롱 섞인 글을 게시했다. 이어 모 씨는 “그래서 나도 A대학교 치과대학의 사진을 촬영한 뒤
교정치료 중 치근흡수·턱관절 탈구 등 의료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개원가에서 자주 일어나는 가운데, 의료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정치료 시 주기적으로 영상검사를 실시하는 등 환자 상태를 면밀히 확인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협이 최근 ‘2020 치과의료기관 의료분쟁백서’를 발간, 실제로 발생한 교정치료 의료분쟁 사례를 공개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공개된 사례에 따르면 전치부 돌출·부정교합으로 치과에 내원한 환자 A씨(여/31세)가 교정치료를 받던 중 통증을 호소하자, 의료진은 파노라마 촬영 등을 통해 일부 치아 부위의 치근흡수를 확인, 상급병원에 전원 조치했다. 이후 A씨는 상급병원에서 해당 치아를 발치하게 됐다. 치근흡수는 교정치료 시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으로, 의료진이 주기적인 영상검사를 통해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사안 조정 결과 당시 의료진은 환자 A씨가 통증 등의 이상증상을 호소한 후 방사선 촬영을 시행하는 등 경과 관찰을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의료진의 책임이 70%가량 적용, 800만 원의 손해배상액이 측정됐다. 교정치료 중 턱관절 탈구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의료진은 안면비대칭·골격성 부정교합으로 진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이하 건보공단)이 ‘노인 임플란트나 틀니 시술 시 수진자(환자)에게 건보적용 대상자 등록 신청서 서명을 정확히 받아 보관해야 한다’며 개원가의 주의를 당부했다. 건보공단은 최근 치협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치과시술 불만 민원 증가에 따른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왔다. 치과에서 건보적용 노인 보철 시술 과정에서 ‘수진자가 등록 취소 요청’, ‘관련 시술을 받지 않았거나 동의하지 않았다’ 등의 민원이 한국소비자원, 국민신문고, 고객의 소리(VOC)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개원가의 주의를 요청한 것이다. 다빈도 민원 유형은 ▲노인틀니·임플란트 등의 시술 불만에 따른 수진자의 등록 취소 요청 ▲노인틀니·임플란트 등록 대상자 중 시술받지 않았음을 주장하거나, 보험급여 적용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는 민원 ▲노인틀니·임플란트 등록 대상자 중 휴대폰 등록번호 착오입력으로 안내문자를 미수신한 경우 등이다. 이와 관련 건보공단 측은 요양기관에서 노인틀니·임플란트 등록 대상자에게 진료단계 중 다른 치과로 이동이 불가하며, ‘틀니 교체기간 7년’, ‘임플란트 급여적용 개수 평생 2개’ 등을 사전에 꼭 안내해 줄 것을 요청했
사람들은 ‘첫’이라는 수식어를 참 좋아한다. 그만큼 의미도 크고 기억에 가장 많이 남기 때문이다. 첫사랑, 첫눈, 첫술, 첫출근, 첫월급... 처음이라는 색다름의 아찔함 때문인지 아니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여서 그럴까, ‘첫‘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그에 따르는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함께 공유하고 있는 ‘첫’경험이 있을 것이다. 바로 첫사랑 말고 첫환자 이야기이다. 작년 초에 화이트코트 세러모니를 통해 흰색 가운과 함께 예비치과의사 선서식을 마치고 새로운 배움터, 병원에 등원을 하였다. 그간 이론을 통해 배웠던 내용들을 실제로 교수님들께서 하시는 것을 보고 새로웠던 점, 신기했던 점도 많았고 앞으로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설렘과 함께 걱정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나의 차례가 다가왔다. 원내생 진료실에서의 진료의 기회가 드디어 우리에게 주어졌다. 치과대학 생활을 하면서 하루 빨리 환자를 보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막상 영예의 첫환자를 선택하는데 어려웠다. 여기서 나의 인간관계는 시험대에 올라섰다. 마침 얼마 전에 필자의 소개팅 주선으로 연애에 골인한 친구가 생각이 나서 부담없이 연락을 하여 초진 그리고 스케일링
장애인치과 전문의제도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이상훈 협회장이 지난 1월 29일 스마일재단(이사장 김건일)의 장애인치과진료소 더스마일치과(센터장 김우성)를 방문했다. 이날 이 협회장은 김우성 더스마일치과 신임센터장의 취임을 축하하고 장애인치과진료 발전을 위한 소정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더불어 김 신임센터장의 취임에 따라 명예센터장으로 이임한 이긍호 교수, 정태성 대한장애인치과학회 회장과 대담을 나눴다. 이날 이 협회장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장애인치과주치의제도 시범사업의 경과를 포함해 국내 장애인치과의 현황과 달성과제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특히 이 가운데 장애인치과전문의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실현 방안이 제시됐다. 정태성 대한장애인치과학회 회장은 “전국에 장애인 전용 진료시설이 확충되고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장애인치과치료의 특화 인력인 장애인치과전문의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며 구체적인 계획안을 내놓는 한편 이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 조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계획안에는 장애인치과전문의 수련기간, 시행 일정안, 기대효과 등이 상세히 포함됐다. 먼저 수련기간은 ▲인턴을 제외한 장애인치과 수련기관에서 레지던트 3년의 수련기간을 거친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 혈중지질이 높을수록 치주질환 발병 위험이 증가하며, 이는 남성, 특히 도시에 거주하는 남성에 있어 눈에 띄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융합학회논문지 최근호에 실린 ‘한국인 남성과 여성의 혈중지질과 치주염의 연관성에 관한 융합적 고찰(저 이세영, 심선주)’ 논문에서는 7기 국민건강영양조사 대상자 1만1797명의 혈액검사 결과를 분석해 혈중지질이 치주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에 비해 높은 남성의 경우 치주질환 위험이 1.12~1.3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에도 치주질환 위험이 1.38~1.63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 더해 흡연을 하는 경우 치주질환 발병 위험이 더 증가했는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서 흡연까지 할 때 치주질환 위험이 1.85배,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며 흡연까지 할 때 치주질환 위험이 1.76배까지 증가했다. 또 높은 혈중지질에 따른 치주질환 위험이 도시에 거주하는 남성일수록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도시에 거주하는 남성의 경우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남성의 경우와 비슷하게 높더라도 치주질환 위험이 각각
지난해 초부터 여전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는 개원을 염두에 둔 치과의사에게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본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개원한 치과의원 수가 예년보다 상당수 감소한 것으로 조사돼 바짝 움츠러든 개원가 분위기를 여실없이 보여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4월부터 12월 사이에 개원한 전국의 치과의원 수는 4월 43곳, 5월 47곳, 6월 44곳, 7월 48곳, 8월 44곳, 9월 45곳, 10월 45곳, 11월 51곳, 12월 31곳 총 398곳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9년 동기간에 개원한 치과의원 수가 464곳인 것과 비교해 16.6%(66곳) 감소했으며, 2018년(485곳)과 비교한다면 21.8%(87곳) 줄어든 수치다. 2019년에 개원한 치과의원 수가 2018년 대비 4%(21곳)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최근 눈에 띄게 위축된 치과 개원시장 흐름을 명백히 보여준다. 치과병원 개원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개원한 전국의 치과병원은 단 4곳에 그쳤다. 2019년 7곳, 2018년 12곳, 2017년 13곳의 치과병원이 개원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초라하다. # 치과 폐업 오히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흔히 겪는 구강 질환은 무엇일까? JDR 2월호에 게재된 ‘코로나19 환자의 구강 관련 증상’이라는 제하의 논문에 따르면, 미각장애(gustatory disorders)가 가장 빈번히 겪는 구강 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브라질리아 대학 연구팀(구강 조직 병리학)은 전세계 19개국의 코로나19 환자 1만228명의 사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미각 장애는 유병률 45%로 가장 흔한 구강 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각 관련 세부 질환의 유병률을 살펴보면, 이상미각증(dysgeusia)이 38%, 저미각증(hypogeusia)이 35%, 무미각증(ageusia)이 24%였다. 특히, 코로나19 환자에게 미각 장애가 발생할 위험은 12.68배나 높았으며, 중증 환자보다는 경증·중등도의 증상, 여성 환자일수록 미각 장애를 겪을 위험이 각각 2.09배, 1.64배 더 높았다. 그 밖에 구강 점막 병변 등도 보였는데, 환자는 백색 및 홍반성 플라크, 불규칙한 궤양, 작은 물집, 점상 출혈, 박리성 치은염 등 여러 임상 증상을 보였다. 특히 경증의 경우 구강 점막 병변이 호흡기 증상과 함께 발생했다. 그러나 약물치료 또는 입원 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병상이 부족해져 입원 대기 기간이 전년도 대비 3일 정도 증가했으며, 의료기관을 이용하며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경우도 전년도 대비 9%p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국내 의료서비스와 제도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파악해 국민 중심의 보건의료체계 수립을 위한 자료로 활용코자 실시한 ‘2020 의료서비스경험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약 6000가구의 15세 이상 가구원 1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 13일부터 10월 9일까지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함께 실시했다. 조사결과 지난 1년(’19.7.~’20.6.) 동안 진료를 위해 병·의원(치과, 한방 포함)을 최소 1번 이상 방문한 1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외래 60.8%, 입원 3.5%로, 전년(’18.7.~’19.6.)에 비해 각각 8.5%p, 0.7%p 감소했다. 입원진료를 예약 없이 당일에 받은 경우는 44.4%, 희망일에 예약해 받은 경우는 48.3%으로 전년에 비해 각 0.3%p, 1.0%p 감소했다. 입원을 대기한 경우 대기기간은 평균 11.6일로 전년에 비해 3.1일 증가한 수준이다. 외래진료를 예약 없이 당일에 받은 경우는 69.
온갖 성격의 환자들이 수시로 들고 나는 치과의 하루는 사람과 사람의 갈등으로 점철된다. 힘겨운 이유는 가지각색이지만 치과라는 공간에서 경험하는 상처에도 저마다의 ‘내러티브’는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환자들의 태도와 반응이 갈수록 예민해지고 있는 가운데 도를 넘어선 ‘갑질’이 치과 구성원들의 사기와 의욕을 잠식하는 사례로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치과의사 A 원장은 지난 휴일 개인 연락처로 걸려온 환자 전화에 마음을 쉽게 진정시킬 수 없었다. 도대체 자신의 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반문하자 이 환자의 대답이 가관이다. 건물 주차장에서 관리인에게 차 주인을 물어 핸드폰 번호를 적어 갔노라고 당당히 밝히는 그에게 A 원장은 할 말을 잃었다. 개인 연락처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이들은 치과 데스크에서도 가장 기피하는 환자 유형이다. 직원 등 지인을 통해 소개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들이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한 치과 스탭은 “소개를 받고 온 환자가 병원이 문을 닫을 때 자신이 연락할 수 있는 비상연락망(?)을 달라고 해서 거부했더니 계속해서 불만을 표현했다”고 황당해 했다. # 결제하는 날 맨 손, 노쇼는 밥 먹듯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