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한번도 읽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여러 번 읽은 사람들도 많다. 나이와 사회경험이 증가함에 따라 읽을수록 새삼스러워지는 것이 삼국지이다. 삼국지에서 관우, 장비와 함께 도원결의를 맺은 유비의 자(字)는 현덕(玄德)이다. 현덕은 ‘속 깊이 간직하여 드러내지 않는 덕, 만물을 성성하게 하는 하늘의 덕, 천지의 현묘한 이치’ 등으로 풀이된다. 노자도덕경의 제10장과 제51장에서 현덕에 대한 뜻을 잘 풀어내고 있다. “낳았으되 소유하지 않고, (모든 것을) 이루되 (거기에) 기대지 않고, 지도자가 되어도 지배하지 않는다. 이를 일컬어 현묘한 덕이라 한다.[생이불유生而不有 위이불시爲而不恃 장이부재長而不宰 시위현덕是謂玄德]” 현덕을 지니면 가히 성인이라 할 수 있고,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도덕경 제2장에는 이런 구절도 있다. “만물을 지음을 마다하지 않고, 낳되 소유하려 하지 않고, (모든 것을) 행하되 (대가나 명예를) 바라지 않으며, 공을 이루되 그 공을 주장하지 않는다. 공을 주장하지 않기에 이룬 공이 허사로 돌아가지 않는다.[만물작언이불사萬物作焉而不辭 생이불유生而不有 위이불시爲而不恃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 부유불거夫唯弗居 시이불거是以不
서양 사람과 우리나라 사람은 어린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질문하는 내용이 다르다. 서양 사람들은 “이름이 무엇이니?”라고 아이의 존재에 대해 질문을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몇 살이니?”라고 상태에 대해 질문을 한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슨 일로 의견 충돌이 생기면 그 핵심이 무엇인지 생각하기보다 “너 나이가 몇 살이냐?”, “왜 반말을 하느냐” 등을 따지기 시작한다.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사회 환경이지만 나이 하나만으로 존경받고 대접받는 것은 옳지 않다. 대접받으려면 나이가 든 고귀함을 지녀야 하며 나이가 많다는 것 하나만 가지고 자기주장을 고집하면 추해 보이게 된다. 인간이 태어나 20대가 되기까지 성장하고 그 이후에는 성숙을 거쳐 늙어가게 된다. 나이 든 사람을 노인이나 어른이라고 하지만 늙으면 노인이 되는 사람이 있고 어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어른이 노인일 수는 있지만, 노인이라고 해서 다 어른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 어른일까? 2차 대전에 참전한 영국 육군 예비역 대위 톰 무어는 2020년 4월 8일 자신의 100번째 생일인 4월 30일을 앞두고 ‘뒷마당 100회 걷기’에 도전하며 1천 파운드(약 157만 원)를 목표로 코로나
얼마 전 한 프로 골프선수의 감동적인 기사를 보았다. 나이도 27세 밖에 되지 않은 욘 람(Jon Rahm)이라는 스페인 골프 선수의 이야기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대회에서 4라운드 경기 중 3라운드를 6타 차 선두로 끝내자마자 “코로나가 확진 되었으니 기권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이번에 우승하면 6번째 우승이 되고, 우승 상금으로도 한화로 약 19억 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마지막 한 라운드를 남겨두고 시합을 포기하고 격리에 들어갔다고 한다. 얼마나 답답하고, 화나는 일이었겠는지 상상할 수도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욘 람이 2주 후 열린 US오픈에서 우승을 한 것이다. 스페인 선수 최초의 우승이자,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라고 한다. 우승 상금도 약 25억5400만원이나 되었고, 우승과 함께 세계 1위 자리도 탈환하였다고 한다. 앞서 대회에서 기권하는 일없이 두 대회를 연속으로 우승했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었겠지만, 그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 우승했다는 것은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주전 대회 주최 측에서 기권할 것을 통보했을 때 너무 직접적이어서 통보하는
소공동 수련의 시절, 협회 배지(badge) 만들어 달기가 한때 유행하였다. 인상을 뜨고 납형을 다듬어 금 백금 은과 구리를 7:1:1:1로 섞은 합금으로 주조한다. 주조선(sprue wire)을 조금 갈면 그대로 핀이요, 리도카인 앰풀의 고무 패킹은 훌륭한 받침대가 되었다. 치과용 합금은 강하고 은은한 귀티가 나서 선물로도 안성맞춤이었다. 날개 달린 천사 위에 KOREA와 DA를 돋을새김 한 둥근 모양은 디자인 자체로 개성이 있고 아름답다. 천사는 어쩐지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 성덕대왕 신종의 비천상(飛天像)을 연상하게 한다. 에밀레종에 있는 두 쌍의 천녀(天女)는 꽃과 구름 위를 날면서 무릎 꿇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기도하는 모습이다. 의사학(醫史學) 강의에서 들은 기억에 따르면, 성 아폴로니아는 치아를 뽑히는 고문 속에서도 믿음을 굽히지 않고 순교하여, 치과 환자의 수호천사가 되었단다. 치과신협 이사장 시절, D 합금회사에 자비(自費)로 주문한 순금배지를 신협 임원들에게 나누어주었고, 고마운 분들에게 선물로도 썼다. 그렇게 정들었던 배지가 어느 날 갑자기 총회 결의로 바뀌었다. 전에도 종종 논의는 있었는데, 일본 모 출판사의 로고와 닮았다는 것이 바꾸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를 위한 자료제출 기한인 7월 13일이 다가오면서 치과계를 비롯한 의료계에서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비급여 신고제도에 대한 반대와 거부의 목소리가 점차 커져만 가고 있다. 지난해 말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의원급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은 비급여 항목의 고지 및 설명 의무 외에도,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대상 항목에 대한 자료제출 의무와 비급여 항목과 기준, 금액, 진료내역 등이 포함된 정보를 의무적으로 보고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 추진을 위해서는 비급여 진료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고 아울러 의료기관의 관리와 감독을 통해 과도한 비급여 부담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비급여 진료비의 보고가 필요하며, 국민의 알권리 및 선택권 보장 그리고 적정 진료비 유도를 위해서 공개대상 항목에 대해서는 제출된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정부의 무리한 비급여 통제 시도에 대해, 지난 4월말 치과계와 의과계는 전국 시도지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비급여 관리 대책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 퍼포먼스를 벌인 바 있고, 곧바로 5월 초, 치협, 의협, 병협, 한의협 등 4개 단체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비급여 신고 의무화 정책 재고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인간의 지능이 풀어내던 문제들을 기계가 해결할 수 있는 현상을 지칭한다. 임상을 하는 치과의사들의 경우 AI라 하면 병의원 관리, 진료실 네트워크, 환자정보와 가상치료, 음성인식, 각종 측정 기구, IT기반의 진단, IT기반의 임플란트 계획과 셋팅, 수술가이드, 교정치료, CAD/CAM, 3D-시스템, 의료영상 시스템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의료기관을 넘어서 국제적이고 세계적인 스케일에서의 AI 활용은 앞에 열거된 내용과 약간 다른 성격을 띠게 된다. 우리 사회와 세계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인 보건분야에서 AI 적용은, 건강 자료들이 점점 디지털화 되고 있고 현 시점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AI 기반의 알고리즘이 빠르게 개발되고 향상되는 속도를 보면, 질병의 초기 진단을 쉽고 정확하게 감별할 수 있어 최고의 의학적 판단이 가능하게 되었다. 과거 역사적 위기 상황들에서 수많은 인류의 생명을 구해냈던 백신이나 항생제 등의 사례들과 같이, AI의 활용으로 전 세계 인류가 적정가격에 양질의 의료혜택을 받게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정부나 세계의료단체들이 거는 이유가 여기 있다. AI라는 용어
한 때 한글 인코딩 방식에서 조합형과 완성형 사이의 대논쟁이 있었다. 조합형은 초성, 중성, 종성을 독립된 문자로 보고 자모의 조합으로 표현하는 방식이고, 완성형은 한 글자를 독립된 문자로 인식하고 각 글자에 코드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조합형은 한글의 원리에 맞는 방식이어서 모든 한글 글자가 다 가능하다. 반면에 완성형은 구현 못하는 한글 글자가 많았다. 당시 행정전산망에서 완성형을 채택했고, 완성형은 11,172자의 한글 글자 중 2,350자만 구현할 수 있어, 잘 안쓰는 한글 글자의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이름을 쓸 수 없는 불편함이 있었다. 지금은 유니코드의 UTF-8 인코딩이 개발되어 조합형을 포함함으로써 그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한다. 필자가 석박사 논문을 쓸 때만 해도 원고를 손으로 써서 공타집에 맡겨서 제본하여 논문심사를 받았다. 워낙 악필이어서 필자가 써놓고도 나중에 무슨 글자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어서 일단 원고를 써놓고, 글씨 잘 쓰는 후배에게 대필을 시킨 적도 있다. 초심을 받고 일주일여 만에 수정한 재심논문을 준비하려면 공타집에 붙어앉아 공타원과 함께 밤을 새워야 할 때도 있었다. 1980년대 초에 16비트 퍼스널 컴퓨터가 나왔다. 타자
대한민국 의료서비스는 환자 입장에서 보면 가성비가 매우 높다. 이러한 좋은 가성비는 2020년 보건의료기관 이용 측면에서 OECD 국가 중 국민 1인당 외래 진료 횟수가 연간 16.9회로 가장 많다는 통계에서도 뒷받침된다. 의료비 경제성과 의술의 관점에서 거의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의료인의 노력과 희생을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건강보험제도(NIH: National Health Insurance)는 의료종사자들에게 헌신을 강요하는 측면이 강하다.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의 도입은 1963년 의료보험법이 제정되고, 민주화 이후 의료보험 확대는 정치 쟁점이 되어 1989년에 전국민 의료보험이 시행되고 1994년에는 전국민 의료보장제가 확립되었다. 1999년 12월에 제정된 국민건강보험법(현재 법령)이 2000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었고 2000년 7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관리가 통합되어 지금에 21년이 되어가고 있다. 치과의사는 서비스 공급자가 되고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강제 가입되어 개원하기 위해서는 사업장현황신고와 개설신고를 한다. 진료수가는 원가 보전률이 50-60%에서 시작되었고 현재는 수가가 인상되어 현실화하려고 한다고하나
우리가 식품을 살 때 먼저 확인하는 것이 유통기간이다. 특히 신선도가 중요하거나 변질하기 쉬운 제품이라면 유통기간은 더 중요하다. 유통기한은 식품이 만들어진 이후,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유통할 수 있는 기간을 뜻한다. 식품은 공기와 접촉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변질할 수 있고 변질한 음식을 먹게 되면 식중독을 유발하거나 복통에 시달리는 등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식품을 구매할 때는 반드시 유통기한을 확인해야 한다. 식품의 신선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유통기한을 넘긴 식품은 부패하거나 변질하지 않았더라도 판매를 할 수 없으므로 반품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해서 모두 먹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유통기한 표시방식이 안전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사용할 수 있는 식품을 폐기하도록 한다는 지적이 일자, 보건복지부는 2012년 7월부터 판매할 수 있는 유통기한과 먹어도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소비기한을 나눠 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 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0~5℃ 냉장 온도를 잘 유지할 경우, 요플레 소비기한은 유통기간 후 7일에서 10일 정도이며 우유는 개봉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제대로 냉장 보관한 상태에서는 소비기한이 최대
얼마 전 “그의 거짓말에 놀아난 마녀사냥 일주일”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내용은 홈쇼핑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벤츠가 주차 공간 두 칸을 차지하는 민폐 주차를 했다고 하면서, 자신도 화가 났었고, 주차할 곳도 없어서 벤츠 옆에 자기 차를 바짝 붙여 주차했는데, 벤츠 차주가 나타나 적반하장으로 소리쳤다는 글을 올렸다가 경위는 알 수 없지만, 다른 곳에 주차 공간이 있었는데도 보복 주차를 했고, 벤츠 차주가 충분히 사과를 했는데도 골탕 먹일 생각에 일부러 차를 빼주지 않았다 라면서 자신의 폭로가 허위였다는 사과의 글을 다시 올렸다고 하였다. 또 한 가지는 필자도 기사를 보았지만 학폭 사건이 연일 보도되고 있을 시기에 자신이 중학교 다닐 때 현재 활동 중인 프로 배구 선수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기사가 난 후 해당 선수가 사과하고, 은퇴까지 한 일이 있었다. 사실은 폭로한 사람이 그 선수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고, 학폭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그 선수를 엮어서 말했다고 하였다. 전문가들은 “공론화라고 표현했지만 결국 여론의 관심을 끌려고 허위 폭로를 했다는 뜻”이라고 했다. 2칸에 걸쳐 똑바로 주차한 것을 보면 그렇게 급하게 주차한 것은 아닌 것도 같고, 정도의 차
지난 4월 제70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2021회계연도 예산안이 부결되면서, 치협은 큰 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더욱이 협회장 궐위에 따른 보궐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참담한 심정은 이루 표현할 수가 없다. 2019년 2월 대한치과의사협회에 약 50여 명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사무처, 치의신보, 정책연구원 포함 단일노조)이 결성되면서, ‘치협의 건전한 발전과 조합원의 복지증진을 통해 상생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노사단체협약서가 2021년 4월 19일 체결된 후 나타난 후폭풍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측인 집행부를 향한 회원들의 질타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지만, 동시에 노조로 대표되는 사무처 직원들, 사무국 재평가에 대한 회원들의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아 혹여 회원과 노조 간의 큰 갈등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심정이다. 노조의 대승적인 양보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회원들로서는 현 상황이 대단히 생경하고 불편해 하는 것은 회원들의 회비로 이루어지는 예산편성과 100% 치과의사로만 구성된 치협이 노조의 입만 바라보게 된 상황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사측이 3년 임기의 집행부 임원인가, 아니면 매년 예산을 조성해주는 3만회원인가 하는 질문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