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요즘도 사랑니를 발치했던 환자가 약속시간에 안 오면 아파서 병원에 못 오나, 출혈이 심해져서 응급실에 간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많은 환자들이 아프면 병원에 와야 하는데 아파서 못 왔다고 한다. 오래 전 일이지만 필자의 아버지도 치과의사셨는데 발치 후 밤새도록 요강 한가득 피를 흘렸다고 치과에 요강을 들고 오셨던 환자도 있었고, 한 밤중에 왕진을 가셨던 일도 있었다고 하셨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쉽지 않았던 것 같다. TV에서 사랑니 발치를 하루에 40개씩 하고, 설명이 어렵지 사랑니 발치는 쉽다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사랑니 발치를 전문으로 개원한 후배에게 진짜 그렇게 많이 할 수 있느냐고 물어봤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지난 10월 말 온라인 학술대회에서 한 연자가 사랑니 발치 등 소수술만 하는데 보험 청구만 7~8천만 원을 했다고 한다. 거짓말 일리도 없고 놀랐다. 필자도 “달인이 될 수 있는 발치기법”이란 책도 썼었고, 무엇보다 거의 50년 동안 잘한다고 생각해왔는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았다. 1/5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마취하고, 기다리고, 기다리는 동안 발치동의서 받고, 발치하고, 처방내고, 한 번 더 발치 후 주의사항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은 경제성장과 환경보전이라는 상반된 과제를 안고 있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서,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지속 가능한 발전’이 기본원칙으로 채택되었다. 이 ‘미래 유지가능성’ 원칙은 미래 세대의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을 말하며, 2005년도에는 경제적 발전, 사회적 발전, 환경 보호, 문화 다양성의 영역으로 확대 적용되기 시작했다. 2015년에 72.5억 명의 세계인구가 2050년도에는 97.2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인구 증가에 따른 천연자원의 고갈과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대다수의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래서 점점 더 많은 세계 여러 나라의 정부들, 경제 활동을 하는 기업들, 그리고 소비자들도 매일 매일의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를 유념하고 실천하고 있다. 우리 치과계도 필요한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 있을까? 이미 치과의사들은 장비의 개발이나 개선을 통해 에너지 절감을 추구하고 있다. 전자챠트 사용으로 종이의 이용을 줄이고, 영상자료의 디지털화로 필름 인화와 보관의
우스개 소리로 먼저 시작해 본다. 필자가 공중보건의 시절, 보건지소 옆 철공소 사장님께서 치료 받으러 오셨는데 ‘선생님! 이가 썩어 빵꾸가 났는데 용접 좀 해 주세요!”라고 말씀하셔서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때워주세요!’, ‘땜빵해 주세요!’, 라는 얘기는 종종 들어 낯설지 않았지만, 용접이라니...ㅎ 용접이라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닌 것이 solding이나 welding을 한국말로 풀어서 쓰면 용접의 의미가 되기도 하고, 용접을 할 때 뽀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색과 냄새 또한 동일하지 않은가? 철공소 사장님이 용접이라고 표현하신 아말감충전 또한 무색 무취한 수은증기가 나오니 유해한 연기와 증기를 작업 중에 들이마시는 것을 보면 철공소와 치과가 매 한가지다. 철공소 앞을 지나갈 때면 그라인더와 디스크로 철물 자르는 굉음에 귀를 막고, 사방으로 튀는 불꽃을 피하느라 한걸음 뒤로 물러서 돌아가게 되고, 쇠를 깎아내는 매캐한 냄새를 쫓느라 손사래를 치며 서둘러 벗어나 버린다. 치과진료실에서는 크라운을 깎아내고, 덴쳐 프레임을 깎아내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에 치과의사들에게는 철공소의 소음이나 불꽃들이 낯설지는 않다. 또한 치아를 삭제하고, 의치상을 삭제하면서 어
춘추 전국시대는 주(周)의 쇠퇴에서 진(秦)의 통일까지 550년간이다(770-221 BC). 봉건제도의 약화로 사회는 극도로 혼란하였으나, 무수한 영웅호걸이 종횡무진 활약한 무대요, 뛰어난 학자가 온갖 사상을 꽃피우고 결실시킨 백가쟁명의 시대였다. 명국에 묘수 없고 묘수는 난국(妙手·亂局)에 나온다는 바둑격언은 과연 명언이다. 문명사회의 묘수란 바로 춘추전국시대 같은 혼란기에 나타나 역사의 흐름을 바꾼 불세출의 영웅과 천재 아닌가? 서구사회에서는 르네상스 시대에 백과사전적 천재가 많았고, 프랑스대혁명 전후 루소로부터 나폴레옹까지 현인과 영웅들이 등장한다. 전제군주의 눈으로 본다면 프랑스대혁명의 시작은 미국 독립전쟁의 ‘모방범죄’였다. 형 미국은 자유민주주의공화국 건설의 외길을 곧장 걸어갔고, 아우 프랑스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유럽 제국에 혁명을 수출하려는 열정과 이에 결사 항전하는 전제군주들의 충돌로, 제3공화국이 서기까지(1870) 파란만장한 드라마를 연출한다. 따라서 프랑스 혁명의 영웅들은 80여 년에 이르는 부침과 명멸(浮沈·明滅)로 인하여, 잘 잘못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고 국민의 애증도 교차한다. 이에 비하여 미국 건국의 아버지(Founders
세계치과의사연맹(FDI)에서 곧 ‘비전2030: 모든 사람에게 최적의 구강건강을 제공한다’를 발표한다. 이는 2012년도에 FDI가 발표했던 ‘비전2020: 구강건강의 미래 만들기’에 이어 약 10년만에 만들어진 비전 선언문이다. 비전2020은 전신건강을 위해서는 구강건강이 기본적이고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2012년도에 2020년도의 구강보건이 직면할 여러 분야의 상황을 전망하면서, 회원국들과 소속단체들이 함께 법률적 규제를 고쳐나가고자 하였고 구강보건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점들을 제기하였다. 비전2020에 제시된 FDI의 비전은 비전염성 질병에 대한 인식을 높였고, 보편적인 건강보험(universal health coverage)의 필요성을 제기하였으며, 마침내 2019년 유엔(UN High-Level Meeting) 정치선언문에 ‘구강건강’이라는 단어를 포함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부터 구강건강을 전신건강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다루는 새로운 보건체계를 만들어나가는 과제가 남았다. 비전2030은 세 가지 방면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2030년까지 1. 모든 나라에서 기본적인 구강건강 서비스가 적절한 수준으로 저렴하게 제공되게 하고, 2. 일반의료 체계에
‘우리 역사’ 또는 ‘우리나라 역사’는 얼핏 아주 명확하고 쉬운 말로 여겨진다. 초등학교 5학년만 되어도, 선사시대인 구석기, 신석기를 거쳐, 단군왕검에 의해 최초의 국가 고조선(청동기시대)(삼국유사에 나옴)이 탄생하고,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시대를 지나, 통일신라 및 발해시대, 후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대한민국시대로 이어졌다는 것을 훤히 안다. 그런데 ‘우리 역사’가 과연 쉬운 말일까? 예로 고구려 유민 대조영이 만주지역에 세운 발해는 우리 역사인가? 아닌가? 우리 역사서들에서도, 말갈족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말갈역사로 보는 견해도 있고, 조선에서는 거의 우리역사로 치부하지 않은 경향이 더 우세한 편이었다. 우리가 익히 들어온 동북공정[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은 ‘동북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 과제(공정, 프로젝트)’로 중국의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연구 프로젝트이다. 중국은 동북공정에 대한 연구 추진 결정(2001.6), 정부의 승인(2002.2.18)을 받아 공식적으로 2006년까지 5년간 동북공정을 진행했다. 연구는 중국 최고 학술기관 사회과학원과 지린
현대 사회에서 존경 받는 전문직 단체 중 하나인 치협이 가져야 할 중요한 가치는 공평함과 정의로움이 아닐까? 2019년 12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된 2019년 젠더갭(gender gap) 지수, 즉 세계 각국의 남녀평등 수준의 순위에 의하면 한국은 108위였다. 한국은 선진국 클럽인 OECD 국가 중에서 거의 최저 수준이다. 양성평등기본법 제15985호 3조에는 양성평등에 관한 정의가 명시되어 있다.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하 및 폭력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고 모든 영역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대우 받는 것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20조 21조에서는 정책결정 과정에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참여하기 위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방법을 확실하게 제시하고 있다. 한국 사회 전체가 세계기준으로는 양성평등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이러한 현상은 치협의 여러 제도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의료계 중에서도 유난히 스타디그룹, 세미나도 많아 주말에도 열공하고 진료에 매진하며 늘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새로운 것에 환호하는 우리 치과의사 선생님들은 치협이 이러한 양성평등을 달성하려는 사회적인 변화에 못 미치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2020년 12월 2일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규정한 의료법 제 33조 8항, 일명 1인 1개소법을 위반 시 그 제재와 처벌을 강화하는 보완입법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재석의원 대다수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된 것이다. 지난 2011년 12월 29일 의료인 1인 1개소 강화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9년여만의 일로 기업형 사무장병원과 불법 네트워크의료기관에게 철퇴를 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 의료법 제4조 2항, 의료법 제33조 8항 등 소위 ‘1인 1개소법’을 위반해 개설, 운영되는 의료기관에 대해 1인 1개소법 등을 위반했다는 수사결과가 나오면 요양급여 지급을 보류하거나 이미 지급한 요양급여를 환수할 수 있는 근거를 명시했다. 그동안은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 공단 측의 패소가 잇따르는 불리한 상황이었다. 2019년 8월 기준으로 1인 1개소법을 위반한 95개 의료기관에 대해 1320억여원의 급여비 환수결정을 통보했으나 징수율은 21.17%에 그쳤고 동년 5월의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것은 지난 11월 3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선거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갖는 위상과 영향력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각 나라의 정치, 경제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맞붙은 이번 대선은 개표 초반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가능한 것으로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고 부재자투표, 우편 투표함이 집계되면서 상황은 바이든 후보의 우세로 상황은 바뀌었다. 현재 바이든이 306표를 얻어 당선이 확실하다. 그러나 트럼프 측에게서는 부정선거를 강력히 주장하며 경합지역에서 본인이 패배한 지역에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대부분 우편투표나 전자개표기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내용으로 트럼프는 투표 불복선언을 하고 항소하고 있다. 주에 따라 소송을 기각하거나 재검표를 하는 상황인데 조지아주에서는 500만 표를 수작업으로 재검표 하였지만, 바이든의 승리가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아직도 트럼프 지지층은 결국 트럼프가 재선할 것으로 생각하고 무력 시위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후 3주 지난 11월 23일에야 조 바이든 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0년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공모 안내서를 받았다. 요즘은 유치원에서도 융합형 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문제만 잘 풀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책을 많이 읽고, 대화도 많이 하여, 문제를 잘 풀면서 말도 잘 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고 한다.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의 목적은 융합 연구가 가능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하여 의사에게 기초의학, 자연과학, 공학 등 타 학문의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여, 1. 임상 지식과 타 학문이 융합된 의과학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하여,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는 융합형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2. 융·복합 연구결과를 활용해 질병 치료 및 신약, 의료기기 개발에 기여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추진사업으로 ① 연구에 관심이 있는 전공의에게 임상 수련과 병행하는 연구 방법교육 및 연구 참여 기회를 제공하여, 전공의 수료 후 의사과학자(M.D.-Ph.D.) 진출을 지원하고(임상의학을 제외한 기초의과학, 자연과학, 공학 분야 및 연계전공을 통해 융·복합 의과학 연구 수행이 가능한 분야), ② 의사과학자 양성 인프라 구축을 하여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양성된 의사과학자 정착,
지난 추석 무렵 그리스 아테네의 철학자인 소크라테스가 대중가요 가사에 등장하면서 대한민국은 온통 나훈아의 <Again대한민국>신드롬에 빠져들고 말았다. 시청률이 무려 40%를 넘어서면서 장안의 큰 화제가 되었던 ‘테스형!’. 서양철학의 스승격인 소크라테스를 동네 형 불러세우듯 도발적인 가사는 어찌보면 불경스러울 법도 했지만, 소크라테스를 형!으로 불렀던 가수에게 가황(歌皇)이라는 극찬의 수식어를 붙여주는데 있어 대한민국은 주저함이 없었다.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물을 수밖에 없는 존재의 이유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일갈하였거늘 ‘툭 내뱉은 말’이라 하고 ‘모르겠소’로 답한 나훈아의 ‘테스형!’ 이 외침 한마디에 많은 사람들은 신기루 같은 인생의 여정에 대해 공감과 위로를 받는 듯하다. 진료시간에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아! 테스형~~ 아! 테스형~~’의 허밍은 나 역시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한 고뇌의 배설이자 고백이 되어 이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