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착각해 어디쯤 널 지지해 줄 누군가 두 손 모아 기다릴 거라 두리번두리번 선택이 틀렸다 깨닫는 순간 후회는 사정없이 숨통을 조여와 삶은 저만치 돌아누워 침을 뱉고 네 옷을 찢어버리지 혼자야 넌 혼자라고 열 손가락 깨물어 다 아픈 전화기 너머 목소리 애쓰지 마라. 애쓰지마 괜찮아 그래도 괜찮아 로뎀나무 아래 지친 너를 뉘시는 어머니의 카랑카랑한 목소리 임용철 원장 선치과의원 <한맥문학> 단편소설 ‘약속’으로 신인상 등단 대한치과의사문인회 총무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2013 치의신보 올해의 수필상> 수상
그대 삶의 오솔길 접어들어 맑은 시냇물 만나거든 그때는 잠시 멈추어 손 한번 담그어도 좋다 굽이치며 튀어 올랐던 그 파편들은 이제는 놓아버려도 되리라 너무 오래 머물면 손 끝 아려올지 모르니 그저 네 몸 네 맘 고요히 식어 내렸거든 다시 길을 나서자 걷고 걷다가 지켜보는 눈 하나 마주한다면 지난 기억 이젠 깡그리 잊어버린들 나무랄 이 누가 있겠는가 강인주 -2021년 《가온문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경북대학교 치과대학ㆍ대학원 졸업 -대학병원 치과 인턴ㆍ레지던트 수료 -치의학석사. 치과 보존과 전문의. -시집 《낡은 일기장을 닫다》
달빛이 소리를 깐다 멀어서 기 일 게 가까워서 짧게 끝마디 풀어져 외딴섬 나를 감돌며 흐르는 강줄기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
비록 상처 난 내 손끝에서 피워내는 그림에도 따스함의 체온이 있었던가 한껏 움켜쥐어도 늘상 공허로 가득했다 찌르르르 온몸 떨어가며 울던 그 새가 홀연히 날아간 자리엔 지워지지 않는 투명한 낯선 그림자 하나 있다 습관이 된 눈물에도 웃음 한 가락 섞어보니 세상 모든 웃음에도 아픈 조각 없는 이는 없더라 강인주 -2021년 《가온문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경북대학교 치과대학ㆍ대학원 졸업 -대학병원 치과 인턴ㆍ레지던트 수료 -치의학석사. 치과 보존과 전문의. -시집 《낡은 일기장을 닫다》
갑자기 찾아온 입동 한파 거실의 차가운 침묵 속에 갇혀 도망갈까 붙들고 있는 꿈들로 뒤척이며 잠 못 드는 시간 누가 알까 지금도 말 못 하고 숨겨둔 일들 마지막까지 매달린 단풍처럼 눈앞에 선명한데 가슴 안에 가두었으나 먼 곳에 있는 사람 차가운 유리창 곁에 서서 달빛 희미한 밤을 꼬박 새우네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
궁금함을 참지 못해 철길에 귀를 대면 먼 곳에서부터 덜커덩 잠이 온다 길은 무수히 뻗어가고 너의 안식은 안개꽃처럼 흐려진다 홀라당 뒤집어져 버린 풍뎅이의 몸부림, 퍼득이는 힘겨운 나비의 날갯짓, 헝크러진 상자에서 빛바랜 몇 장의 사진이 제멋데로 불쑥 나와 낯설게 응시한다 떠난 지 오래된 너는 보내지도 못한 나를 자꾸만 불러 돌이켜 세운다 임창하 원장 -2014년 《시선》 등단 -계간지 《시선》 기획위원 -시와 고전을 찾는 사람들 회장 -미래창조독서토론회 활동 중 -현) 임창하치과의원 원장
바늘귀에 실을 꿰어야 찢어진 두 폭을 꿰맬 수 있는데 구멍이 작은지 실 굵기가 큰지 그리 쉽지 않다 어두워진 눈 탓일까 찢어지고 갈라진 곳 이런저런 곳을 꿰매려면 작은 바늘귀에 굵은 실은 어려운 처방이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굵은 실로 휘감은 실꾸리 얼마나 겉을 발라내고 속을 비워야 가느다란 실이 되는 걸까 세월이라는 비만으로 때가 끼어 두꺼워진 실타래 실패*에서 풀려도 봉합은커녕 바늘귀 꿰지 못하고 있다 *실을 감아두는 작은 나무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
첫새벽 골목 귀에서 부는 바람을 깨우는 외마디 풍경(風磬)이 되었으면 좋겠네 먼 길 가는 봇짐 속 베개가 되어 환희(歡喜)의 눈물로 젖어졌으면 좋겠네 비상하는 독수리의 눈이 되어 수평선 너머 설산(雪山)을 보았으면 좋겠네 솟구치는 나뭇잎이 되어 담장을 넘고 들창문 붉은 심장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네 징검다리를 건널 때 찰랑이는 냇물이 되어 충혈(充血)된 발목을 어루만졌으면 좋겠네 늦은 밤엔 시(詩)가 되어 시절 없이 어리숙하기만 한 고단함을 녹였으면 좋겠네 임창하 원장 -2014년 《시선》 등단 -계간지 《시선》 기획위원 -시와 고전을 찾는 사람들 회장 -미래창조독서토론회 활동 중 -현) 임창하치과의원 원장
맛이란 참 이상도 하지. 계란 푼 라면보다 스프만 끓이는 라면이 더 맛있다. 나름의 식성이라지만 간짜장이나 삼선짜장보다 그냥 짜장이 맛있다. 그만 화장을 지운 옆 사람 얼굴처럼 맛있는 건 뒤에 먹는 법, 등심 먹고 나서 된장찌개에 밥 먹듯, 가장 싼 것이 가장 맛있다. 재료가 귀해서 비싸지. 싼 것은 맛없어서가 아니라 흔해서 그 런 걸. 곁에 있는 사람 떠나면 그때 그 맛 알게 되는 것처럼 자리 없는 식당에서 식탁을 혼자 차지하기 눈치 보이거든 주문 먼저 하고 앉 아라. 차림표 가지고 오기 전 그 집 맛이 최고란 걸 행동으로 보여라.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젓가락 들고 있으면 더욱 좋다. 표정이나 몸짓으로 전하게 되 는 사랑처럼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
아마도 깊은 심연 궁정 정원사였을까 덩굴손이 바삐도 움직인다 한때 성벽을 기어올라 파수꾼 노릇도 했다더니 매끄러운 몸에 줄무늬 문신이며 북소리도 제법 파문(波紋)을 일으킨다 꿈을 꾼 것이다 속살 파내어 뱉어내고 피멍울에 시커먼 씨를 받았다 배가 불러오는 것이다 만삭이기 전에 수면으로 치닫는다 일탈이 아닌 꿈을 꾼 것이다 대륙과 초원의 꿈은 고달프고 초라하기도 했다 가끔 멋들어진 연회에 장식이거나 종막이 되어 주기도 한때 씨받이로 모양을 바꾸기도 했지만 꿈은 지울 수 없었다 산비탈, 햇빛과 구름과 바람과 비를 담고 이슬과 그늘과 달빛과 별빛으로 빚어 맑고 고운 날 해거름 평상에 둘러앉은 이들에게서 쩌억, 벌어져 선홍 꽃들을 피우는 것이다 임창하 원장 -2014년 《시선》 등단 -계간지 《시선》 기획위원 -시와 고전을 찾는 사람들 회장 -미래창조독서토론회 활동 중 -현) 임창하치과의원 원장
당신에게는 무심해서 탈색되었을지라도 혼자 걸었을 곳의 흔적 나의 눈에는 가득히 보입니다 오늘은 무수한 별들 감싸고 있는 숨결을 속에 담아 두려 나도 혼자 길을 걷습니다 속으로 깊숙이 숨 들이키면 여전히 포근하고 따스한 호흡 심장의 피를 순환시키고 있습니다. 멀리 계신 탓에 보이지 않는 모습 당신이 걸었을 거리 텅 빈 공간에 숨결은 여전히 달무리 되어 가득합니다 가느다란 하늬바람에도 흔들리나 무심해서 사라지지 않는 다정한 이여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