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에서 개최된 제55회 PFA국제치학회 일본부회 연차대회가 삿포로 ACU회의연수시설 등에서 개최되어 PFA 한국회의 치과의사와 가족 총 24명의 방문단이 다녀왔다. 공식행사는 연차대회 하루 전 환영행사부터 학술대회와 공식행사 마지막 excursion까지 3일간 진행되었으며 일정 첫날 태풍 10호 산산이 일본 열도를 따라 북상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긴장을 하게 되었지만 주최하는 대회측과 긴밀하게 연락하고 진행에 문제없음을 확인하며 일정을 소화하였다. 한국에서 삿포로로 향하는 비행기는 태풍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았지만 일본 내에서 참석하려 했던 많은 인원의 현지 회원들이 태풍으로 인하여 항공이나 기차를 이용해서 참석할 수 없었던 상태였으므로 아쉬움보다도 안전이 훨씬 커다란 문제였으니 자연재해나 자연의 힘에 사람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가도 다시금 생각하여 보기도 했다. 이번 일정의 1일 차는 지난 8월 30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출국의 설렘과 기상 상태의 우려가 섞인 상태로 출발하였으나 비행 중에 어려운 상황도 없었고 도착 후의 날씨도 흐린 날씨에 한국보다는 훨씬 시원한 상태로 여정을 시작할 수 있었다. 삿포로 시내로 가는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한 명이 치매일 정도로, 주변에 수많은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이 있습니다. 우리 치과에 당장이라도 치매 환자분이 방문하셔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랜 기간 우리 치과를 잘 다니셨던 어르신이 어느 날 갑자기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말씀하시거나 행동하셔서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치매 환자에게 치과 진료를 하는 것은 많은 치과의사에게 큰 도전으로 다가옵니다. 분명히 아프신 것 같은데, 무조건 괜찮다고 하십니다. 소리를 버럭 지르고 화를 내면서 밖으로 나가버리시기도 합니다. 침을 뱉거나 때리기도 하시죠. 치과에 오신 분이 입을 아예 벌리지도 않고 버티십니다. 억지로 벌려보려고 했다가 손가락이라도 깨물리는 날에는 정말 정신이 혼미해지고, 치매 환자 다시는 못 보겠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치매 환자가 보이는 이러한 반응은 사실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환자가 낯선 환경과 진료 과정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리를 지르거나 입을 벌리지 않고 손을 내젓는 등의 행동이 의료진이 보기에는 모두 ‘거부’이지만, 환자
여름은 개망초꽃으로 인해서 행복했다. 여름 내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개망초꽃을 찾아 카메라에 담고 어떻게 하면 개망초꽃을 더 멋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한 짜릿한 시간들이었다. 저녁 어둠 속에서 보는 개망초꽃, 즉 모색(暮色)의 개망초꽃은 밤하늘의 은하수와 같이 반짝거렸다. 개망초꽃은 무리를 지어서 한 다발이나 한 아름일 때 더 예뻐진다. 개망초꽃을 그냥 잡초라고 생각하면 눈길이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보면 꽃이다. 예쁘다. 순수하고 수줍은 꽃이다. 시인은 ‘보여야 꽃이라 하지만 보아야 꽃이다’라고 하였다. 개망초꽃은 잘 보이지 않는 꽃이다. 그러니 안 보면 꽃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으면 핀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 유난스러웠던 여름, 부끄러움 많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 꽃은 여름밤을 하얗게 물들인 채로 그리움 가득 물고 눈길을 기다리며 서 있었던 것이다. 때로 비바람이 불 때면 개망초꽃들은 아이들처럼 자지러지면서 깔깔거렸다. 개망초꽃을 이번 여름 참 많이 만났다. 덤덤히 지나칠 수도 있던 개망초꽃과 함께 꿈결같은 별밤을 헤맨 것이다. 개망초꽃은 우리나라에서 6월, 7월, 8월 볼 수 있
아넬 피네다(Arnel Campaner Pineda, 1967년생 남자, 필리핀). 미국 울트라 슈퍼밴드(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 저니 ‘Journey’의 4대 보컬이다. 저니(Journey)는 한국 일반 대중에게 ‘Open Arms’로 많이 알려져 있다. 내한공연(2017년, 보컬-아넬 피네다)도 했다. 자그만 체구(키 163㎝)에서 엄청난 성량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저음이나 중저음, 고음의 목소리 톤이나 성량 차이가 거의 없다. 아시안(동양인) 성대 구조에선 거의 나오기 어려운 목소리라고 한다. 라이브 공연 영상을 보면, 쉴 새 없이 무대를 뛰어다니면서 프론트 맨(Front man - 보컬)으로서의 역할을 넘치게 해낸다. 12~13곡을 연달아 부르는데도 목소리의 힘이 같다. 저니 노래들은 음역대가 높은 데다 계속 힘 있게 불러야 분위기가 난다(프로들도 저니 노래는 잘 안 건드린다). 더 놀라운 건 현재(2024년)도 투어 라이브 공연을 하는데, 2008년 저니 월드 투어 영상의 목소리와 거의 같다. 타고난 Gifted talents. 필리핀 출신으로 13세 때 어머니 죽음 이후, 빚 때문에 자신을 제외한 형제들은 친척 집에 맡겨진다. 이때 아넬 피네
치과의사로서 살다 보면 수많은 난관에 봉착한다. 고약한 진상 환자가 등장하여 터무니없는 이유로 날마다 치과에 드러눕는 경우도 있고, 손버릇 나쁜 데스크 직원을 만나 상당한 금액을 횡령당하는 경우도 있으며, 얌체 같은 건물주를 만나 잘 꾸려 놓은 치과를 통째로 날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일상을 누리기 위해서는, 동일한 좌절의 상황 속에서도 최소의 체감을 느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굳건한 정신을 갖추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한데, 바로 이 부분에 있어 해결책을 조언하는 철학의 사조로서 나는 주저 없이 금욕주의를 꼽는다. 스토이시즘(금욕주의)의 거두 세네카는 거대한 재앙 또는 비극 앞의 인간의 운명을, 예측 불가능한 경로로 주행 중인 마차에 묶여 있는 개와 같은 것으로 보았다. 개는 목줄이 허용하는 만큼의 자유를 자의에 의해 누린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리고 우연히도 개가 가고자 하는 길이 마차의 주행방향과 같았을 경우, 개는 무한한 효능감을 느끼며, 자신이 자유로운 존재라는 확신이 들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마차의 움직임에 귀속되는 것은 묶여 있는 개의 숙명이다. 마차의 방향이 개의 의지와 달라지는 순간 개는 마차에 저항하겠지만,
의대 입학정원의 2000명 증원 발표와 함께 시작된 의과 전공의 집단 사직과 의대생의 휴학 사태가 좀처럼 해결의 묘책을 찾지 못한 채 6개월이 흘러갔다. 사실 이렇게 끝간 줄 모르고 길어지게 될 줄은 누구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물론 의대 학생과 전공의들 자신들마저도…그리고 현장에서 전공의가 떠난 병원을 고수하는 교수와 전임의들 조차도! 전공의들이 거의 한 연차를 마칠 즈음인 2월에 사표를 내고 병원을 떠났을 때, 교수들은 2020년의 전공의 파업의 기억을 떠올렸고, 곧 돌아오리라 생각하고는 학습된 대로 나름 젊은 교수들과 펠로우들의 도움을 받아, 비상운영 계획을 세우고 대처했다. 그러나 떠나간 그들은 돌아올 줄을 모른다. 비록 과외 알바를 하고 택배를 뛰는 한이 있어도 말이다. 1년만 더하면 그토록 바라던 전문의가 되는데도, 또 어렵사리 경쟁을 뚫고 수련의 길에 들어섰는데도… 일단 들어와서 투쟁하자는 교수들의 설득에도 묵묵부답이었다. 처음에는 이들의 단체 행동을 MZ세대의 특징이라고, 개인적 이기주의의 발로일 뿐으로 호도하던 정부와 조속한 정상적 병원 운영의 회복을 기대한 병원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것이다. 공권력을 이용하여 진료
약 15년 전인 2009년 10월, 당시 대한치주과학회의 회장이었던 조규성 연세대 교수님에게, 당시 몽골치주학회 라브자(Tseren Ravjaa) 회장님이 보낸 메일이 도착하였다. 학회가 결성된 지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치주과학 임상과 교육 및 연구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몽골은, 인접 국가 중 이미 세계적으로 학계를 선도하고 있었던 우리나라에 임상 교육 측면에서의 교류 협력을 요청하였다. 1960년대에 대한치주과학회가 창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우리도 초창기 어려움을 겪었기에 대한치주과학회 입장에서는 도움을 요청한 몽골 측의 손을 잡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당시 학회 부회장이었던 장범석 강릉원주대 교수님과 국제이사 구영 서울대 교수님이 몽골을 방문하여 현지 실태 조사를 진행하면서 양국 간 교류의 물꼬가 트였다. 조규성 교수님에 이어 류인철 서울대 교수님이 회장에 취임한 2011년, 양국 간의 친선 교류 행사인 몽골치주학회-대한치주과학회 교육 워크숍 개최 안건이 정기 이사회를 통과하였다. 이에 따라 제1회 행사가 2011년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개최되었고, 당시 이영규 교수님(부회장), 구영 교수님(국제
3월의 휴일에 부산보다도 더 오래 걸리는 마산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지천명이라는 나이를 지난지도 제법 되지만, 아직도 세상이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을까? 2월에 시작된 의대정원의 문제가 4월의 총선까지 지속되면 안될텐데의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8월의 한여름까지도 전공의 추가모집 문제로 오리무중이다. 양측의 정당성은 차치하고라도,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비애라고 할까, 아무튼 소시민으로서 당장의 걱정은 나와 가까운 지인들의 급박한 진료에 차질이 없기만을 소망하는 바이다. 결국 큰 틀에서 보면, ‘신뢰’의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이고, 이는 눈앞의 대치 전선에서는 해결의 실마리를 결코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이리라. 아마도 더욱 깊은 곳에 있음 직한 해법에 대한 희망을 품어보고 싶었다. 10년을 앞서 살아오신 치과의사 선배이고, 2015년 치과의료정책전문가과정에서의 인연으로 독서와 인문학에 대한 식견을 보여주셨던 분을 찾아 나선 길이었다. 정확한 방문지는 3·15의거와 4·19혁명이 시작된 마산 창동 골목의 ‘이은문화살롱, 헌이네 작은 도서관’이라는 곳이었고, 미리 보내드린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주셨다. 1인1개소 문제로
지난 5월 14일부터 17일까지 이란에서 열린 치과기자재전시회(EXCIDA 2024 Tehran Iran)에 참가하게 되었다. 해외여행이 아닌 해외 출장이라니! 타 직종 직장인들이 해외출장을 가는 것을 많이 봤었지만, 치과위생사의 직업으로 해외 출장에 가게 되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었던 것 같다. 언젠가 가보고 해보고 싶었던 일이 나에게도 일어난 것이다. 특히 두 아이 엄마의 역할을 하면서 이번 이란행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하늘이 돕는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모든 것들이 나에게 다녀오라고 말해주고 있어 망설임 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다. 이번 해외 출장은 EMS의 초청으로 다녀오게 되었다. 에어플로우Ⓡ 프로필락시스 마스터의 경험을 전하기 위해 이란 전시회에 참가하여, 임상가에게 라이브 GBT 시연을 맡아서 진행하고, 현지 딜러에게는 SDA(Swiss Dental Academy)의 GBT 교육을 하였다. GBT(Guided Biofilm Therapy)는 4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예방 치과 선도기업 스위스EMS(Electro Medical Systems S.A.)에서 개발한 혁신적인 예방 치과 솔루션이다. 스위스의 첨단 기술과 결합한 GBT는
요즘처럼 날씨가 더워지면 점점 더 그늘을 찾기 마련이다. 이때 나도 모르게 나무 그늘을 찾게 되는데 그게 바로 느티나무다. 느티나무는 수 천년 동안 우리네 서민들의 힘든 삶을 보듬어온 고마운 나무다. 지방의 어디를 방문해도 마을입구에는 어김없이 큰 느티나무가 버티고 있다. 꼭 마을뿐 아니라 아파트 입구, 학교 정문 앞에도 심심치 않게 듬직하게 서있는 느티나무를 발견하게 된다. 느티나무는 크기가 클뿐더러 잎이 무성하여 사람들이 그 그늘에 정자(亭子)를 놓고 옹기종기 모여 대화를 나누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도둑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 준다 하여 마을의 수호목(守護木) 또는 정자목(亭子木), 당산목(堂山木)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느티나무는 느릅나뭇과의 낙엽활엽교목으로 높이는 25m까지 자라고 잎은 어긋나며 끝은 뾰족하고 거치(鋸齒)가 있다. 회갈색 수피(樹皮)는 피목(皮目)이 많으며 비늘처럼 떨어지고 꽃은 암꽃과 수꽃이 4~5월에 따로 피며 사실 너무 작아 발견하기 힘들다 하지만 꽃이 지면 바닥에 노란 작은 꽃들이 눈처럼 쌓여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느티나무는 벚나무처럼 화려한 꽃을 피우는데 자신의 에너지는 쓰는 대신 긴 수명과 왕성한 성장을
공중보건의사 제도의 영속성이 위협받고 있다. 공중보건의사들은 늘 보건의료 취약지역의 최일선에서 일해 왔다. 병역의 의무를 해결하며 공공의료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은 공중보건의사들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 위기상황에서는 언제나 공보의의 역할이 재조명 받기도 한다. 얼마 전의 코로나19 사태나 현재의 전공의 부족 사태 등의 상황에서 집단적으로 동원되어 한국의 의료체계를 지켜나가고 있다. 공중보건의사 제도는 1979년 첫 시행되어 올해로 36년차를 맞았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제도이기에, 역사의 흐름과 함께 공중보건의사 체계도 많은 변화를 맞이해왔다. 공중보건의 생활을 하신 선배님들을 만나 대화하면 당시와 달라진 현재의 근무환경을 체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는 늘 제도의 개선보다 빠르다.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는 체계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현재 공중보건의사 제도는 그 영속성에 위기가 찾아왔다. 핵심은 바로 공중보건의사 수급의 부족이다. 공중보건의사의 인원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2024년 올해에는 작년에 비해 신규 공보의 편입이 현저하게 줄어, 치과의 경우 전년대비 74%의 인원밖에 충원되지 않았다. 당장 올해는 복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