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엔 황사비가 내리더니 만개한 자목련이 또 하나의 구름을 이루고 있는 봄날 오후이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퇴근길에 동대문에서 광화문까지 청계천 냇가를 걷는다. 광화문역까지 간 다음 5호선을 타고 오목교역 근처 우리 집에 도착하려면 모두 70분이 걸린다. 이 환상의 퇴근길을 위해 청계천이 복구된 후 우리 병원의 진료시간을 1시간이나 단축했다. 동대문 옆 버들다리 밑에선 키버들이 하루가 다르게 초록에 물들어가고 경쾌한 물소리가 리듬분수와 어울려 자연의 합창을 연주한다. 여기저기 싹튼 원추리와 꽃창포들이 봄의 전령처럼 하루 내 지친 눈과 마음을 씻어준다.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없는 도심에서 새와 초목과 물고기와 함께 숨 쉬며 걷는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배오개다리 근처에서 요즘 청계천에 짱박은 두 마리의 청둥오리와 인사한다. 처음에는 새우깡을 한 봉지씩 들고 가서 녀석들에게 나눠주곤 했지만 시민들이 음식을 마구 던져주는 것을 보고서는 단념했다. 떡이나 부침개, 김치, 먹다 남은 삼겹살까지 안 주는 것이 없다. 심지어 스티로폴 도시락 껍질까지도 찢어서 던져준다. 검은 녀석이 며칠 동안 안 보여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어제 돌아와서 흰 목도리
백사장 두고 온 자국 바람에 지웠지만흐르는 물가에 남긴 노래가먼 산 넘은 바람결 새소리로 다가 왔네봄이여 바람타고 꽃으로 왔다면노을 속 물든 단풍 바람결에 갔다오오늘 다시 젖은 모래 발자국 두고 가오 백사장 두고 온 자국 물결에 지웠지만내리는 봄비에 젖은 노래가갈대숲 둥지 떠난 새소리로 다가 왔네봄이여 바람타고 꿈길로 왔다면찬 서리 갈대숲도 바람결에 갔다오오늘 다시 젖은 모래 발자국 두고 가오
첩보영웅의 숨 돌릴 틈 없는 액션 ‘진땀’ ‘미션임파서블’이란 매혹적인 시리즈는 타고난 볼거리를 제공해줌에 있어서 시간을 잊게 해주는 영화임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을 듯 하다. 매혹적인 탄생에 이어 시리즈화 돼버린 이 작품은 2편 이후 잦은 감독 교체가 이뤄진 후 6년이 흐른 시점에서야 완성됐지만 우려했던 바를 씻고 그 위용을 자랑한다.스릴러 구조 위에 기가 막힌 액션을 첨가한 스토리가 빼어난 1편의 브라이언드팔마 감독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오우삼 감독의 2편은 솔직히 실망한 속편이었다. 원래의 의도에 보다 더한 색을 더하기 위한 3편의 작업은 그보다 심혈을 기울였을 것은 당연한 듯. 데이빗핀처-세븐, 파이트클럽 감독, 조나 카나한-나크 감독에서 결국 ‘앨리어스’‘로스트’의 J.J 에브람스 감독에게 낙점되었다. 하지만 ‘미션임파서블’이란 작품은 톰 크루즈를 배제하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그는 주연뿐 아니라 제작자로 참여하여 감독의 결정뿐 아니라, 로케이션 장소, 음악 하나하나까지 톰의 선택에 의해 이뤄졌다고 하니 이는 J.J의 영화라기보다 톰 크루즈의 영화로 보인다.이번 미션임파서블3의 가장 큰 특징은 액션이 팀의 환상적인 조화와 함께 사건들이 큰 임팩트 한
‘웰빙’붐 속 구강위생용품 관심 ‘업’ 칫솔 살균기 시장 급성장 가격대 다양… 소비자 선택폭 커2001년이후 특허출원 5배 증가 최근 케이블 TV 속 상업광고와 인터넷 스팸메일 등을 통해 치과 관련 제품에 대한 노출 빈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이들 제품이 과연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친 ‘건실한’ 제품이냐 하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일단 이 같은 현상은 일반인들의 구강위생에 대한 관심이 과거와는 달리 적극적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요즘에는 기존의 칫솔이나 치약 등 기본적 구강위생용품 뿐 아니라 관련 주변 기기들도 당당히 주류 제품군에 명함을 내밀고 있다.특히 이 중 칫솔 살균기 업체들의 외적인 성장세는 전체 구강위생용품 시장에서도 주목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현재 각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1만원 내외의 휴대용 제품부터 24만원이나 하는 단체용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이 각기 특색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모 업체에서는 국내에서 이미 300만대를 판매했고 해외 13개국으로 수출하는 등 단일 품목으로 수백만 달러 수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급속하게 팽창한 칫솔 살균기 시장의 규모를 뒷받침
저작기능·잇몸 통증·의치 탈락 등 심각관절염·고혈압·당뇨병 만성질환도 “88.4%”부산·서울 거주 노인 105명 대상 설문결과 보건복지부 노인의치 보철사업 대상자의 57.1%가 저작기능, 잇몸 통증, 의치 탈락 등으로 인해 의치사용에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상자의 88.4%가 관절염,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따라서 노인의치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의치의 기능과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의치의 적응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교육,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의치 시술 전 구강검진 단계서 전신질환자들이 지역 내 종합병원 치과나 치과병원 등에서 안전한 외과적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전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미경 서울시 영등포구 보건소 치과의사와 김미자 부산시 부산진구 보건소 의무사무관 등 연구진이 ‘노인의치보철사업 수혜자의 치료만족도와 사업개선 방안’에 대한 최근 연구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지난 2004년 보건복지부 노인의치보철사업 대상자 중 부산시 부산진구(56명)와 서울시 영등포구(49명)
말기 암 환자이거나 임종이 임박해 보이는 경우 힘들게 치과에 내원하면 사실 치과의사도 환자만큼 불안하고 찜찜하다. 구강통증을 해소하려고 애쓰고 왔는데 무조건 대학병원에 가라고 나 몰라라 하기는 직업본성에 위배되므로 마음이 불편하고, 참고 해주자니 의료사고가 염려되어 손대기가 뭣한 것이다. 매일 안전하게 밥 먹듯 쓰고 있는 리도카인이지만 이런 환자에선 만일 잘못되면 주사 탓이라고 뒤집어 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다 건들거리는 치아는 그냥 그대로 발치하고 싶은 유혹도 생기지만 그렇다고 마취를 안 하고 하는 것은 고통을 안겨주므로 생각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다. 눈치 챈 환자가 “아무 걱정 말고 빼주세요, 선생님께 뭐라고 안할 테니…."하는 경우도 있지만 뒷감당이 두려운 것이다. 몇 년 전 사촌 형님이 내원 했었다. 간경화로 인한 오랜 투병생활로 매우 병약한 상태인데다 후두암으로 수술을 받은 직후라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내가 어렸을 적 날렵하고 쌩쌩 다니던 용돈도 잘 주는 형님이었건만 지금은 가느다란 두 다리는 휘어서 걸음마저도 제대로 떼지 못하고 움푹 패인 눈과 튀어나온 광대뼈가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미 사십대부터 틀니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수술을 받고
푸른 숲 골 지나능선 넘고 넘어높은 봉 작은 바위쉬어 가라 붙잡아 때마다 신세져서 미안한 마음 그득한데 골짜기 숨겨 둔 바람한 대야 퍼다가 온몸 가득 배인 땀단번에 씻겨 주네 한 모금 남긴 물입에 물까 하는데바위 아래 수줍어 핀 꽃 목말라 하길래툭툭 털어 주고 일어서니그 옆 솔가지맑은 햇살에 반짝이네 서쪽 하늘새색시 볼처럼 물들 때산길 거두며약수터에 들러한 모금 적신 물에산 마음젖어 드네
비운의 역사속으로 가족나들이 어때요!!역사의 고장 ‘연천’ 임진강과 한탄강이 짙푸르게 흐르는 경기도 연천은 특별나다. 역대 왕조의 비운이 감도는가 하면 현대사의 질곡도 짙은 멍으로 커다랗게 남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아픔과 슬픔을 깊은 곳으로부터 지각이 요동치듯 뒤집어 놓은 사건이 있었으니 선사유적의 출현이다. 지층 깊숙이 꼭꼭 갈무리해 놓았던 선사(先史)의 비밀을 풀어놓으므로 해서 국내에서보다 세계사에서 단번에 주목받는 곳이 되었으니 전곡리구석기유적이 그 것이다. 눈맛을 쫓아 다니는 여행객들이야 관심 밖이지만 사람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 문화유산답사 여행꾼에겐 최고의 여행지 중 한 곳이라 자부한다. 무엇보다 오가는 길이 편하며, 현지에서도 웬만해선 다른 여행객들에게 시달리지 않는다. 전 시대를 거쳐 나타나는 유적 분포가 흥미를 돋운다. 아직은 풀섶을 헤쳐야 하는 곳이 많지만 그러므로 해서 박제된 역사의 현장이 아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하고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곳이 많다. 휴전선을 가까이에 두고 있어 제약이 심하던 것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일주일 전에 군부대에 신상명세를 접수하고 허가를 받아야만 갈 수 있었던 여행지(경순왕릉, 태풍전망대)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