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가족과 여행을 하던 중에 경주 시골 농가를 지나가다가 토종닭을 먹게 되었다. 집 근처의 식당에서 먹었던 것과는 확실하게 다른 그 매끈하고 쫄깃한 맛과 식감의 기억이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지독한 향수처럼 나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다. 세월이 꽤 흘렀음에도 그 맛이 잊히지 않은 이유는 지금까지 그때의 육질과 비슷한 느낌의 닭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요새 치킨집에서 조리하는 닭은 전부 냉동이라고 한다. 그래서 직접 잡아서 조리하는 육질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걸까? 그때 경주 농가에는 늙은 부부가 사는 작은 기와집이 있었고 마당과 닭장에는 방목하여 풀어놓은 닭들이 있었다. 닭들은 넓은 마당을 쏘다니면서 운동도 될 뿐 아니라, 자연 속에서 지렁이 같은 먹이를 찾아먹고 있었다. 우리 가족의 주문을 받은 할아버지는 날렵한 닭을 힘들게 잡았고 이를 넘겨받은 할머니는 정성스러운 손맛으로 우리의 미각을 사로잡았다. 이렇게 해서 나의 입과 몸은 생전 처음 먹어보는 미끈하고 쫄깃한 육질을 지금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시간이 날 때 종종 시골마을을 드라이브하다 보면 토종닭이라는 커다란 입간판을 세워놓고 영업하는 곳이 있다. 옛날의 그 농가가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유튜브 시대에 고리타분하게 무슨 소리냐고 하실 것 같습니다. 정말로 유튜브는 정보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차량의 에어필터를 가는 법, 가전제품 수리 방법들까지 손쉽게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리고 역사나 철학에 대한 훌륭한 강의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는 사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동영상은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 정보는 주입식 지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래에는 지식이 풍부한 사람보다 사고의 폭이 넓은 창의적인 사람이 필요한 시대가 되지 않겠습니까? 첫번째로 독서와 친해지는 방법은 좋아하는 책을 고르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실패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 출판업계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이 나오기 쉬워진 시대가 아닌가 합니다. 조금 공격적으로 말한다면, 아무나 책을 낼 수 있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서 유익하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을 고르는 연습이 필요할 것입니다. 구입한 책을 꼭 모두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책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책에 대한 평을 찾아본다든지, 목차를 먼저 살펴본다든
“우리나라의 치과대학 교육은 세계에 자랑스레 내놓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두려움을 떨치고 새로운 도전에 주저하지 마세요” 박지운 교수(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가 최근 미국 치과 전문의 자격증 2개를 획득했다. 박 교수는 지난해 10월 치과수면(Dental Sleep Medicine) 전문의에 이어 11월에는 안면통증(Orofacial Pain) 전문의 자격증까지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박 교수가 획득한 전문의 자격은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다. 구강내과학에 대한 우리나라와 미국의 학문적 범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구강내과가 ‘안면통증구강내과학(Orofacial Pain & Oral Medicine)’으로도 불리며 안면통증, 구강질환은 물론 수면 장애 치료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안면통증(Orofacial Pain)’과 ‘구강내과(Oral Medicine)’를 별도의 전문의 과목으로 구분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는 없는 ‘치과수면’ 전문의 자격증도 있다. 박 교수는 구강내과 전공의 시절부터 일찍이 안면 통증과 수면 장애 환자 치료에 큰 관심이 있었고, 환자에게 수준 높은 진료를 제공하고픈 바람이 컸다고 밝혔다. 박
‘별점 바라기’, ‘별점 노예’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자영업자를 향한 ‘소비자 갑질’의 온상이 됐던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별점 리뷰’가 폐지 수순을 밟는다. 환자가 악의적인 ‘별점 테러’를 행하는가 하면 일부 치과가 댓글 알바를 이용해 별점을 조작하는 등 개원가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 수단으로도 악용됐던 만큼 이번 조치가 치과 개원가에도 선순환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네이버는 자사의 지역정보 서비스인 ‘스마트 플레이스’ 서비스에서 평점 기반의 별점 시스템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별점 리뷰는 특정 업체를 이용한 소비자가 댓글로 간단한 리뷰를 남기고, 최대 별 다섯 개로 평점을 매김으로써 다음 소비자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별점 시스템은 네이버 외에도 여러 플랫폼이 활용하는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소위 ‘진상’으로 일컬어지는 일부 소비자의 악의적인 별점 평가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졌고, 소비자마다 평가의 기준이 달라 참고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었다. 이에 네이버는 올해 9월까지 ‘태그 구름’ 방식을 도입해 해당 업체의 특성을 보여주는 주제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등 점진적으로 리뷰 체계를 개편해
의료소외지역 소재 고령환자의 경우 치과의료서비스를 타 진료과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흥통합의료병원의 정문주·전병현·노세웅 연구팀이 의료시설 설치가 미흡한 지방의 통합의료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희망과를 조사한 결과, 치과가 안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연구는 ‘통합의료병원의 환자 미충족 의료서비스 및 경영개선을 위한 IPA’라는 제목으로 대한통합의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지방통합의료병원을 이용한 평균연령 54세의 입·내원 환자 232명을 대상으로 미충족 의료서비스에 관한 심층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의료소외지역의 고령환자가 가장 높게 희망하는 진료과는 안과(35.3%)였으며 2위는 치과(15.9%)로 나타났다. 이어 환자들은 산부인과(15%), 내과(9.9%), 정형외과(6%), 신경정신과(3%) 등을 진료 희망과로 선택했다. 이 가운데 특히 치과의 경우, 임플란트 수술을 가장 높게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연구팀은 환자의 병원 선택 요소에 관한 연구도 펼쳤다. 결과에 따르면, 환자의 병원선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은 친구와 이웃이 25.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배우자(14.2%), 부
코로나19로 인해 전국 치과병·의원의 매출과 환자 수가 각각 평균 23.4%, 25.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소규모 치과일수록 피해가 더욱 심각했고, 소독과 방역 등 추가 소요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하 정책연·원장 김영만)은 ‘코로나19로 인한 치과병·의원 경영 피해 2차 조사’ 결과를 최근 발간한 이슈리포트 29호를 통해 공개했다. 지난 2월 16일부터 6일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이번 조사는 치과 개원의 1708명을 대상으로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과 환자 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에서 매출과 환자 수의 감소가 각각 24.2%, 25.6%로 가장 컸다. 또 피해가 상대적으로 작았던 호남권, 영동권도 매출과 환자 수의 감소가 약 20% 수준으로 나타나 전반적인 피해 상황이 심각했다. 특히 소규모 치과일수록 피해가 더욱 심각했는데, 직원 수가 3명 이하인 경우 매출과 환자가 각각 28.3%, 2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독과 방역에 쓰이는 비용도 만만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간 발생한 추가 경비는 전년보다 15.1% 증가했으며 주로 마스크, 손세정제 등
코로나19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지원키 위한 재난지원금이 최근 4차까지 진행됐지만, 치과병·의원을 비롯한 보건업은 여전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채로 남아있다. 특히 보건업종 중 일부 업종은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가 하면 유흥주점도 지원 대상에 포함돼 형평성 논란을 빚고 있다. ‘버팀목 자금 플러스’라고 불리는 이번 4차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제도로 3월 29일부터 시작됐다. 매출액이 소기업 규모(10~120억원)로 집합금지·영업제한업종이 아닌 일반업종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0% 이상 감소한 경우 200~300만원을 지원 받는다. 현재 치과병·의원을 비롯해 병·의원, 약국 등 보건업은 지원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다만 같은 보건업에 속하면서도 유사 의료업에 속하는 침술원, 조산원, 척추 교정원 등은 지원 대상에 포함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또 사회 통념상 지원이 곤란하다고 여겨져 이전까지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던 유흥업종도 현재는 지원 대상에 포함돼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유흥업종 중에서는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콜라텍 등이 포함됐다. 특히 치과병·의원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105개 주요국의 필수 의료서비스 중 ‘치과의료서비스’가 가장 많이 중단(77%)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단이 없던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이런 세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제 치과의사의 코로나19 감염률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른 의료직군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는 점이 역설적이다. 서울대학교치과병원(원장 구 영)이 최근 내부용으로 발간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현황 및 포스트 코로나 전략 제언’ 책자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치과분야 관련 다양한 국내외 동향과 서울대치과병원의 대응 노력,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제언 등이 담겨있다. 이 자료집에 따르면 세계의 국가들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치과진료분야를 우선적으로 많이 중단했으며, 정기 예방접종, 비전염성질환, 암, 응급의료 순으로 의료서비스를 축소했다. 또 미국 노동부 데이터에 근거한 ‘직업별 코로나19 위험지수’에서 치과위생사가 1위, 덴탈 어시스턴트가 3위, 치과의사가 4위를 차지하는 등 상위를 점령했다. 2위는 호흡기 치료 기술자, 5위는 요양보호사였다. 이는 환자와의 접촉빈도, 행위의 위험성 등을 고려한
치과가 코로나19 취약지대라는 편견과 오해가 여전하다. 특히 이 같은 편견이 실제 환자들의 치과 접근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한국리서치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한 해 구강검진을 받았다는 응답이 48%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 중 1~2명꼴로 코로나19 이후 치과 검진 빈도가 줄었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코로나 감염 위험이 가장 많이 꼽혔다. 치과가 코로나19 상황에 취약하다는 선입견이 작용한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한 대형 건강검진센터에서 “치과가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며 내원객을 대상으로 치과 검진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안내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검진센터 내에 위치한 서울 A치과 원장은 검진센터 안내직원이 환자에게 “감염 우려가 있으니 치과 구강검진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는 것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이런 상황이 치과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불 보듯 뻔했다. A 원장은 “검진센터 직원이 자제를 권하는 상황에서 굳이 구강검진을 받겠다고 나서는 환자가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 구강검진만 아니면 된다? 피해 ‘눈덩이’ 이 같은 상황이 수개월 간
지난 연말 1인 1개소법 보완입법의 역사적 국회통과를 이끌어 낸 치협이 또 다른 숙원인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을 대국회 정책 과제의 다음 목표로 정조준하고 있다. 이는 치의학 및 치과 관련 산업의 비약적 성장과 위상 강화에 발맞춘 시대적 요구에 따른 것이다. 현재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법안 관련 논의가 국회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상훈 협회장에게 직접 들어봤다.<편집자 주> Q.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어디까지 와 있나? 우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를 통해 법안을 마련한 상태다. 양정숙·김상희·이용빈·허은아 의원이 각각 4개의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며, 현재 과방위 법안소위에서 이에 대해 논의 중이다. 또 다른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전봉민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Q. 법안 발의 전·후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일단 과방위로 방향을 잡은 만큼 21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이원욱 과방위원장과 박광온 직전 위원장을 비롯해 조명희·김상희·양정숙·조승래·이용빈·허은아·정필모·김영식·한준호·전혜숙 의원 등 과방위 소속 의원들과 전봉민 의원 등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을 집중 면담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치과계 내 새로운 학술상이 제정됐다. 대한치의학회(회장 김철환·이하 치의학회)가 지난 3월 26일 정기이사회를 치협 회관에서 열고, MINEC 학술상 제정의 건을 통과시켰다. MINEC학술상은 Megagen International Network of Education & Clinical Research의 약자로, 디지털치의학 분야의 젊은 연구자를 지원해 대한민국 치의학 연구 발전에 기여하고자 만들어졌다. 후원은 메가젠이 맡았다. 수상 후보 추천 공고는 매년 5월 발표되고, 심사위원회 심사와 이사회 결의로 대상과 금상 수상자를 결정한다. 대상에게는 2000만 원, 금상에게는 1000만 원이 수여된다.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디지털치의학 분야 연구업적과 논문 이력 등의 자격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2020 회계연도 최우수·우수학회 선정도 이뤄졌다. 대한구강악안면임플란트학회가 최우수 학회로 선정됐으며, 우수학회로는 대한치주과학회(회원 수 800명 이상 학회), 대한영상치의학회(회원 수 300명 이상 800명 미만 학회), 대한치과보험학회(회원 수 300명 미만 학회)가 이름을 올렸다. 치의학회는 이날 치협 인준학회 인준기준 개선에 대해서도 의
국민 10명 중 3명이 치과 진료가 필요했으나 받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청장 류근관)은 지난 3월 25일 ‘2020 한국의 사회지표’(이하 사회지표)를 발표하고 2019년 연간 미충족 의료율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밝혔다.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9년 병·의원의 미충족 의료율은 6.6%였으며, 치과 미충족 의료율은 30.9%로 약 4.7배의 차이를 보였다. 치과 미충족 의료율은 직전연도인 2018년보다 1.0% 감소했으며, 2016년부터 4년 새 1.7%p 줄었다. 성별로는 남성(31.0%)이 여성(30.9%)보다 치과 미중촉 의료율이 0.1%p 높았다. 연령별로는 50~59세의 치과 미충족 의료율이 33.9%로 가장 높았다. 이어 40~49세(33.0%), 60~69세(32.1%), 70세 이상(31.9%), 30~39세(28.8%), 19~29세(25.0%)의 순으로 대체적으로 연령이 낮아질수록 치과 미충족 의료율도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소득수준에 따른 치과 미충족 의료율은 월 가구 균등화소득 5분위 기준에 따라 하층이 가장 높은 38.1%를 기록했다. 이어 중하층(35.1%), 중층(31.2%), 중상층(25.2%), 상층(26.0%)의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