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색이 뭐지 은행나무는 노란색 가을 색이 뭐지 솔 나무는 녹색 가을 색이 뭐지 자작나무는 하얀색 가을 색이 뭐지 돌섶 이끼는 흑색 가을 색이 뭐지 옻나무는 붉은색 누나 누나의 가을 색은?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난 무지개색 현준이 넌? 난 내 마음의 색 파란 단풍 신덕재 원장 -《포스트모던》 소설 신인상 등단 - 한국문인협회 인권위원,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 한국 소설가협회 중앙위원 - 국제PEN문학상 소설 부분, 서포문학상, 순수문학상 대상, 대통령 표창 - 수필집 《생활 속에 흔적》 《세월을 거슬러 간 여행》, 소설집 《앙드레 사랑》 《바보죽음》
높은 산, 낮은 산이 정답게 어울려 맑은 공기, 맑은 물을 쏟아내니 강원도에 가면 심신이 회복되어 얼굴빛, 마음빛이 고아진다 도시 민둥산은 인간에 포위되어 공해에 시달리는 몸살로 허약한데 강원도는 심산유곡이 숲을 가득 품어 한반도의 산소공장이 웅장하다 나무들이 매일 하늘을 청소하니 세상의 별들이 우르르 모여들어 밤마다 다정하게 속삭이니 남북 하늘이 다 함께 빛난다 잔인한 문명인들이여! 강원도에 칼과 톱을 대지 마라 강원의 숲이 짙푸르게 우뚝 서면 우리나라가 부강하게 자란다 김영훈 초대 회장 -《월간문학》으로 등단(1984) -시집으로 《꿈으로 날으는 새》, 《가시덤불에 맺힌 이슬》, 《바람 타고 크는 나무》, 《꽃이 별이 될 때》, 《모두가 바람이다》, 《通仁詩》 등 -대한치과의사문인회 초대 회장
그래, 그래, 그래, 아무렴. 얼씨구, 맞고, 맞지, 맞아. 응, 응, 응, 갈이 할게. 옳고말고. 옳지 옳아. 그럼 그렇지, 그렇고말고. 꼭, 꼭, 꼭, 꼭이지. 아이고, 좋고, 좋아, 참 좋다. 이렇게 기쁜가? 기쁘고, 기쁘다. 끝없이 하, 하, 하, 웃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신덕재 원장 -《포스트모던》 소설 신인상 등단 - 한국문인협회 인권위원,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 한국 소설가협회 중앙위원 - 국제PEN문학상 소설 부분, 서포문학상, 순수문학상 대상, 대통령 표창 - 수필집 《생활 속에 흔적》 《세월을 거슬러 간 여행》, 소설집 《앙드레 사랑》 《바보죽음》
몇 억 년 전 이 지구에서 활개 치다 씨 없이 사라진 무리들 그 흔적을 찾으면 환호성이다 공룡의 뼈다귀와 알 심지어 발자국까지 발굴되면 이 시대 사람들은 신줏단지 모시듯 한다 자연대로 살았던 공룡의 영혼이 있다면 자연을 파괴하는 우리를 지독한 독종이라 하겠지 다시 몇 억 년 후 그 시대의 영웅들이 이 시대의 납골당을 소중히 모실까! 김영훈 초대 회장 -《월간문학》으로 등단(1984) -시집으로 《꿈으로 날으는 새》, 《가시덤불에 맺힌 이슬》, 《바람 타고 크는 나무》, 《꽃이 별이 될 때》, 《모두가 바람이다》, 《通仁詩》 등 -대한치과의사문인회 초대 회장
작고 가벼워진 어머니가 주렁주렁 탯줄에 매달려 계신다 숨을 주는 줄 젖을 주는 줄 오줌을 빼는 줄 피를 깨끗이 돌려주는 줄 갖가지 초현대식 기계엄마들이 태반을 대신해 열심인데도 어머니는 자라지 않고 자꾸 작아지신다 눈 맞춤도 못하고 옹알이도 잦아들고 까무룩 잠만 길고 깊어진다 준비도 없이 숨 받아 세상에 왔는데 정리도 없이 숨이 꺼져가고 있다 목련 꽃봉오리들은 뽀얀 젖빛으로 또다시 태어나고 어머님 살갗에는 자목련 꽃잎이 피어나고 있다 이영혜 원장 -2008 《불교문예》 등단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창과 졸업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초빙 부교수 -박앤이서울치과의원 원장 -시집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
봄날 꽃향기 바람 타고 지구촌 방방곡곡 의사들이 의학 발전의 꿈을 품고 금쪽같은 시간 내어 모였다 입안에서 시작하는 우주시대 서울에서 빛나는 첨단 의술 토론의 열기가 성화 되어 인류 문명의 길잡이 되리라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절망의 아픔까지 뽑아낸 인술 더 굵고 뿌리 깊은 거목 되어 세계 평화의 이정표로 자란다 신의술을 연마하는 일마다 근면하고 성실한 치과의사들이 모두가 행복할 자유를 위하여 건강한 미소를 선사한다. 김영훈 초대 회장 -《월간문학》으로 등단(1984) -시집으로 《꿈으로 날으는 새》, 《가시덤불에 맺힌 이슬》, 《바람 타고 크는 나무》, 《꽃이 별이 될 때》, 《모두가 바람이다》, 《通仁詩》 등 -대한치과의사문인회 초대 회장
저쪽 벼랑까지는 출렁이는 외길 서둘러 도착한 저녁은 젖어 있고 산과 호수, 고요가 깊다 어둑한 한 쌍이 흔들다리를 건넌다 불안과 견고 위태와 안정 사이 느슨하고도 팽팽한 긴장이 손바닥에 흐른다 걸음을 인도하는 건 믿음 흔들리는 마음을 서로에게 가까스로 붙들어 맨 균형이 미끌, 아찔하다 당신까지의 거리는 언제나 곡선 천천히 흔들리며 조심스레 당도하기로 한다 우리 사이, 출렁다리 위에서 문득 저물어버린다 이영혜 원장 -2008 《불교문예》 등단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창과 졸업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초빙 부교수 -박앤이서울치과의원 원장 -시집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
시간이 늦게 흐르는 길 따라 당신은 아직도 오고 있는 중 아무리 그림자 길어지는 시대착오적 곰팡이라 해도 발효의 시간만큼 기다리고 싶다 사모할 틈도 없는 인터넷 세상 설익은 사연 봉함할 수 없는 편지 슬로시티 황소걸음으로 배달된다 물음표가 아니라 느낌표로 눈물 찍어 긴 답장 쓰고 싶다 골목길 모퉁이 돌고 돌아 당신은 아직도 오고 있는 중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
한 칸에 한 사람씩 이름을 채워본다 가족 친구…… 문턱 낮추고 왕래한 사람들…… 누구를 빼고 누구를 넣을까 고민과 불면을 바꾼 시간이 내 관계의 삶을 만들었는데 내밀한 것들은 어느 칸에 적을까 나에게 꽃을 달아준 사람 부를 수 없는 이름은 어디쯤에 끼워 넣을까 화이트리스트는 점점 짧아지고 블랙리스트는 자꾸만 길어져 나 두서없이 어두워지는데 화이트리스트 맨 위 칸에 슬며시 그를 앉힌다 비밀한 죄 하나 받아 평생 속죄하고 싶은데 나는 과연 그의 어느 리스트 어디쯤 올라있는지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넣고 빼고 수정하며 사랑의 꿈보다 달콤한 꿈에 빠져보기도 하는데 앳 리스트(At least), 최소한 내 사랑하는 이들 잔금 많은 두 손바닥 명부 칸칸에 삭제되지 않는 등본으로 새기고픈 마음 잠시 내려놓고서…… --------------------------------------------------------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 이영혜 원장 -2008 《불교문예》 등단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창과 졸업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초빙 부교수 -박앤이서울치과의원 원장 -시집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
세상이 웃지 않으면 너와 내가 많이 웃자 크게 웃고 길게 웃고 배와 온몸으로 웃자 고통을 잊고 싶은가 배꼽 빠지게 웃어라! 행복하고 싶은가 매일 많이 웃어라! 사랑해서 그리운 것이 아니라 그리워하다 보니 사랑이듯이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다 보니 행복해지는 것 억지라도 웃자 웃어넘기자 미치도록 웃자 웃어버리자 웃음은 최고의 유산소운동 부작용 전혀 없는 만병통치약 ---------------------------------- *윌리암 제임스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
몽골의 조랑말은 나를 태우고도 기회만 되면 멈춰 서서 풀을 뜯었다 양과 염소들도 깨어 있는 내내 대지에 고개 숙여 풀을 먹는다 저 먹이활동이 즐거운 휴식인지 마지못한 노동인지 궁금했다 식사=휴식이라는 통념은 늘 옳은 걸까 핸드폰 속 세상을 끊임없이 두리번거리며 빵 한 조각 허겁지겁 베물고 일어 서는 인간의 식사도 있다 혀의 쾌락도 없이 위루관으로 뱃속에 죽을 욱여넣던 루게릭병 친구 휴식도 노동도 아닌 그 순간 눈망울은 말보다 낙타보다 크고 글썽했다 더 이상 고개를 숙이지도 못하니 자연의 섭리를 넘어선 걸까 허기가 인류의 문명을 여기까지 끌고 왔다는 명제를 되새김질해 본다 고개를 숙이지 않고도 엄마 품에 안겨 당당히 허기를 채우던 첫 밥의 힘이 지상의 식사를 끌고 간다 이영혜 원장 -2008 《불교문예》 등단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창과 졸업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초빙 부교수 -박앤이서울치과의원 원장 -시집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