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8일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23살 2년차 교사가 교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습니다. 고인이 교실을 그 장소로 택한 것은, 교실이 아니면 자신의 죽음이 왜곡되거나 조용히 묻힐 것이라 생각해서 였을까요? 교내에서 발생한 교사의 자살 사건은 국내에선 처음 있는 일이기에, 교단과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사망사건은 선생님의 연령이 23살, 즉 교사 조직에서 가장 낮은 연령대에 속하고 우리 사회에 첫발을 내민 새내기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였습니다. 자살은 개인의 선택이고 학교의 책임은 없다는 학교장 서명의 입장문이 발표되었고 개인 문제가 원인이라는 루머도 양산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담임한 학생들에게 정성을 들여 쓴 손편지가 한 학부모에 의해 공개되며, 아직은 이기적인 타인의 마음에 훼손되지 않은 순수한 제자를 사랑하는 고인이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었고, 고인이 평소 학교생활을 밝고 성실히 하였다는 증언이 더해졌습니다. 올해 복수의 학부모로부터 걸려오는 반복적인 민원전화에 작년보다 10배는 더 힘들어 했다는 동료 교사의 증언들도 이어졌습니다. 교권추락과 붕괴 속에서 사회적 안전장치나 보호장치 없이 훼손된 교사전문성
우리나라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치아우식과 성인의 치주질환 발생을 줄이고, 노인의 자연치아 보유를 늘리고, 저작불편 호소율을 줄인다 라는 구강건강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전 생애에 걸친 이러한 구강건강증진 목표는 타당하며 치과의사를 비롯한 구강보건전문가는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하는 직업적 의무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https://www.khepi.or.kr/hpn/hpnIdx/selectIdxDetailList2030.do?menuId=MENU01426). 이러한 목표 수립에는 2030년의 구강건강 지표 생산 방식과 2018년의 지표 생산 방식이 동일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아동·청소년의 치아우식 지표는 구강보건법에 근거해 매 3년마다 수행되는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를 통해, 성인의 치주질환과 노인의 치아수 및 저작불편호소율 지표는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해 연중 수행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구강검사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2018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는 전국 표본으로 선정된 아동 중에서 만5세 9,786명, 만12세 22,378명을 조사 완료하였으며,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조사된 성인(3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에서는 매년 7월 21일에 학회 주최로 조그만 기념식을 갖는다. 그날은 7년전 치열했던 한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던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봄부터 여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치과계에 유래가 없는 치열한 진료영역 다툼이 있었다. 치과의사가 보톡스를 이용하여 턱부위가 아닌 미간부위에 침습적 미용 시술을 한 것이 문제된 것이었는데, 이에 대하여 의과측은 치과의 진료영역은 치아, 치주조직 및 기껏해야 턱뼈와 구강이라고 주장을 하였고, 그 영역과 아주 먼(?)거리에 있는 미간의 주름은 치과의 영역이 아니므로 이 부위에 침습적인 미용시술을 한 치과의사는 진료영역을 넘어선 불법의료를 행한 것이라는 논리였다. 이에 고발을 당한 치과의사가 1심과 2심에서 패소를 하였고, 이게 대법원까지 가게 되면서 국가적으로 의사와 치과의사의 영역을 구분지어야 하는 중대한 상황이 되며 만일 치과가 패소할 경우 일반 국민들에게 이미지 실추 및 그간 안면에 미용보톡스를 시술하던 치과의사들이 모두 불법행위를 시행한 것이 되어 많은 치과의사들이 곤란한 상황이 될 지경이었다. 이는 특히 구강악안면외과의사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상황이 될 수 있었는데, 외상,
교합력(咬合力)은 씹는 힘으로 저작근(咀嚼筋) 수축에 의해 위아래 치아가 맞물릴 때 발생한다. 이때 빰과 혀가 교합력 발생의 도우미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교합력은 악구강계와 뇌신경계의 섬세한 조절 및 통합 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그러므로 위아래 맞물리는 치아 수가 부족하거나 입술 주변 및 혀의 근력이 위축되면, 음식을 제대로 씹거나 삼키기가 어렵다. 이것이 여러 개의 치아 소실과 함께 뇌병변을 가진 돌봄 노인에서 교합력이 저하되는 이유이다. 문제는 이런 교합력 저하가 역학적으로 노인의 영양부족, 신체기능 감소, 낙상, 노쇠 및 기능적 장애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에 필자는 교합력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돌봄 노인에서 교합력 저하를 평가할 수 있는 두 가지 근거와 그 의미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 교합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교합력은 턱얼굴 형태, 성별, 나이와 치주질환, 잔존치아 수, 보철물 수복 형태와 위아래 치아의 맞물림(occlusal support) 양상 등 치아 상태, 그리고 저작근 강도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교합력은 각진(square) 얼굴과 남성에서 높고, 대략 50세가 지나면서 줄어든다. 또 치주
나에게는 오래전 선물로 받은 몇 점의 수석이 있다. 문외한이긴 하지만 거의 30년간 한국춘란 취미생활을 하느라 주로 난실을 가꾸고 있는데 난실 구석에 그 수석을 같이 보관하고 있다. 수석에 물을 뿌리고 씻어보면 전후의 모습이 너무나도 차이가 나서 춘란들과는 또 다른 세상을 보는 느낌이다. 최근에 우연찮게 유튜브를 보다가 호피석의 특별한 예술적 작품성을 보게 되면서 수석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다. 애석인의 수준은 아니지만 장식장이나 거실에 있는 몇 점의 수석을 보면서 제대로 된 예쁜 돌 한 점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러던 차에 온라인 카페로 알게 된 애석인의 집에 가서 순창호피석을 인도 받게 되었다. 그 호피석이 내게 안기게 될 줄 생각도 못했는데 꿈에 그리던 순창호피석과의 인연이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호피석: 호피무늬 수석의 일종) 전남 순창 어느 강가에 가서 직접 물속에서 건져낸 돌이라던데 그 호피석을 넘겨받아 안았을 때는 그분이 건져 올렸을 때의 황홀감과는 비교할 수는 없지만 과장인지는 모르겠으나 일생일석의 기쁨과 감격을 맛보며 여느 돌보다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난을 캐러 난 자생지인 전라도나 경남지역을 수십 년 다니며 일생일란을 꿈꾸어 왔
금년의 일본구취학회는 지난 6월 초, 일본 Fukuoka 치과대학에서 개최되었다. 숙소를 정한 Hakata라고 불리우는 도심에서 Fukuoka 치과대학은 꽤 먼 거리였다. 그러나, 학회가 열린 이틀간 지하철로 후배 교수 및 함께 참석했던 개원 원장들과 함께 왕복하는 동안 많은 행복감을 느꼈다. 참가자 모두가 어렵고 바쁜 와중에 애써 시간을 내어 참가한 국제학회였다고 생각한다. 강릉에 본인이 새로 지은 집이 지난 화재에 전소되어 그간의 추억과 기록, 재산을 모두 잃은 M 교수, 최근 ‘치과경영개선’ consultant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K 원장, 최근의 투병을 잘 이겨내고 있는 A 원장과 정년을 앞둔 필자까지 4명이 한국 대표로 참석했던 조촐한 팀이었고, 필자의 머리 속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다소 복잡했지만, 매시간 해야 할 일로 가득차 있었던 것 같다. 대회장을 맡고 있던 다니구치(谷口 奈央) 교수에게 여러모로 배려해 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스승 격인 Honda 선생님(本田 俊一)의 건강하신 모습에 감사 인사를 드리면서, 일본 내 ‘구취진료전문 인정의’를 대한민국 2호로 취득하고자 하는 K 원장의 앞길에 대한 부탁을 드렸고, 추후 일본
MZ세대란 M세대와 Z세대를 합친 용어로 1981년생부터 2012년생까지를 일컫습니다. M세대(Millennial generation)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말하며 1991년 미국에서 출판된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Generations: The History of America’s Future)’라는 책에서 처음 언급되었습니다. M세대는 대학 진학률이 높고 컴퓨터와 정보기술과 친숙하며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를 능숙하게 사용하면서 자기표현 욕구가 강한 특징이 있습니다. Z세대(Z generation)는 M세대 이후 세대를 말하며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입니다. Z는 알파벳의 마지막 글자로 ‘20세기에 태어난 마지막 세대’를 뜻하기도 합니다. Z세대는 어린시절부터 디지털과 IT 환경에 노출된 세대답게 신기술의 이용에 능하고 실생활의 기술적용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타인과의 비교도 쉽게 이루어집니다. 한국의 Z세대는 압박을 유발하는 경쟁과 반복되는 평가 속에서 성장하였고, 공정성에 민감하고, 자기 주장이 확실하며,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이미
지금 필자의 시간은 6월 8일로, 내일 6월 9일은 구강보건의 날이다. 첫 어금니가 나오는 시기인 6세의 숫자 ‘6’과 어금니를 뜻하는 구치(臼齒·절구 臼, 이 齒)의 구를 숫자 ‘9’로 바꾸어 조합하여 탄생한 6월 9일은 일제 해방 직후인 1946년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전신인 조선치과의사회가 국민구강보건을 위한 계몽사업을 펼치기 위해 지정한 날로, 치과계는 정부와 협력하여 대국민 대상 다채로운 구강보건행사를 개최해왔다. 2015년에는 구강보건법에 명시되면서, 2016년 구강보건의 날부터 법정기념일이 되었고, 지정 이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구강보건의 날 취지에 부합하는 관 주도의 행사가 거행되며, 치과계가 이를 후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법정기념일 지정 이전인 2010년의 보건복지부의 행사 기록(https://blog.naver.com/preventive_dentistry/223123815776)을 살펴보면, 당시에도 보건복지부와 구강보건사업지원단,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치과위생사협회를 비롯한 범 치과계 단체는 2010년 6월 9일(수) ‘치아건강,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제65회 구강보건의 날(치아의 날) 기념행사를 민관 합동으로 개최한 것을 알 수
드라마를 잘 보지는 않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K-드라마가 인기라고 한다. 요즘에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 특징 중의 하나가 여러 등장인물의 관계설정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어서, 소위 “막장”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런 “막장” 상황이 최근 우리나라 의료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람은 어딘가 아플 때가 가장 약할 때이다. 바로 그때 아픈 자신의 몸을 누군가에게 내어주는 것은 그 사람을 무한히 신뢰한다는 의미이며, 그 신뢰에 답을 주어야 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많은 직업 중 의료인만이 가질 수 있는 영광스런 특권이다. 원내생 시절 전공의 선생의 지시로 처음 환자를 예진 했을 때, 나를 향한 환자들의 절박한 눈빛과 안타까운 호소를 들으며, 비로소 내가 어떠한 일을 하여야 하는지를 느꼈고 이때의 긴장감과 사명감은 어렴풋하지만 아직도 내 기억에 남아있다. 이후 면허를 따고 나의 작은 의술로 환자의 환부가 낫고 감사해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무언가 좋은 일을 하고 있고, 사회에 의미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기뻤고, 이러한 보람을 동력 삼아 의업에 종사하며 근 30년의 시간이 지났다. 세상이 아무리 의사가 이기적이고 돈만 밝히는 사람들이라 욕을 하여도 대다수의 의료인은 기본적
구강노쇠 진단의 세번째 항목으로 돌봄 노인의 구강건조에 대한 평가이다. 침(타액)은 하루에 1-1.5L 분비되고, 그 성분들의 완충, 윤활, 항균 및 소화 작용으로 구강질환을 예방하고 음식물을 잘 먹을 수 있게 해 준다. 일반적으로 침 분비가 반 이상 줄어들면 구강건조(입 마름)를 느끼는데, 80세 이상 노인의 40%에서 구강건조가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스스로 구강관리가 어려운 돌봄 노인에서의 구강건조가 구강불결, 저작 불편 및 삼킴 곤란을 더욱 악화시켜 흡인성 폐염의 발생 빈도를 높인다는 점이다. 이에 필자는 나름대로 돌봄 노인의 구강건조에 관련된 제반요인들을 살피면서 그 관리법을 제시해 보고자 하였다. # 돌봄 노인의 구강건조 파악과 측정 구강건조란 어디까지나 입이 마르다고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이다. 이는 침이 구강점막으로 흡수되며 구호흡으로 빠져나가는 양보다 적게 분비되거나 침 성분이 변해도 느끼기 때문이다. 돌봄 노인에서의 구강건조는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들이 관계한다. 먼저 노화에 의한 타액선 기능 감소와 약한 입 주변 근력에 의한 타액선 자극의 부족이다. 여기에 알코올이 함유된 구강양치액 사용, 불결한 틀니 및 설태에 의한 구강 캔디다증 감염
한국 토종 야생화 중에 ‘솜다리’가 있다. 다소 생소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에델바이스로 알려져 있다. 유독 관심이 생겨 찾아보니 원래부터 우리 고유의 솜다리라는 꽃은 설악산이나 한라산 일대에 자생하고 있었고 예쁘고 앙증맞은 꽃이다 보니 필자가 많이 좋아하게 되었다. 뽀송뽀송한 솜털이 난 국화과의 꽃으로 7월 전후로 개화하는 보호종에 속한다. 꽃말은 맑고 깨끗한 선녀의 마음씨로 귀중한 추억, 고귀한 사랑을 뜻하는데 에델바이스로 부르기 보다는 솜다리라고 기억하며 전통 우리 꽃을 사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해변의 바위나 절벽에 붙어사는 야생풍란처럼 솜다리도 인적 없는 절벽이나 척박한 산기슭에 꿋꿋하게 생명력을 지탱하고 있어 고고하고 신비한 자태와 함께 솜털처럼 부드럽고 깃털처럼 가볍고 귀여운 모습이다. 몇 년 전에 화원에서 씨를 구해 발아를 시도해 봤으나 실패하여 집에서 배양하기 어려운 식물인가보다 하며 단념했었는데 근자에 발아시킨 모종을 구입하여 열심히 배양 중이다. 꿈에 그리던 꽃을 인터넷상이 아니라 직접 볼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감격스럽고 황홀하다. 솜다리 종류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1)솜다리, 2)산솜다리, 3)한라솜다리, 4)들쑥꽃, 5)왜솜다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