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의 금강산이라는 별칭이 잘 어울리는 해남 달마산, 산세의 수려함은 말할 것도 없지만 미황사라는 아름다운 사찰이 함께하여 평소에도 찾는 발걸음이 많다. 이곳에 1년 전쯤 ‘달마고도’라는 그럴듯한 걷기여행길이 개통됐다. 사실 그럴듯한 정도가 아니라 정말 잘 생기고 어여쁜 길이다. 좋은 길 정보에 촉각을 세운 걷기동호인들은 벌써 17.5km에 달하는 달마고도를 섭렵했고, 지금은 일반 관광객들이 가세하는 형국이다. 달마산 중턱을 한 바퀴 돌아 걷는 이 길을 모두 걸어도 좋겠지만 미황사 주변만 다녀와도 먼 걸음한 값은 톡톡히 받는다. 사람의 길, 사람 손으로 만들다 달마고도는 오가는 사람이 교행하려면 슬쩍 옆으로 비껴서야할 정도로 조붓하다. 그래서 걷는 맛이 어느 길 보다 좋다는 찬사를 받는다. 사람들은 넓고 빠른 길을 원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 넓은 길은 보통 일을 하러가거나 어떤 목적을 위해 빠르게 이동하는 길이다. 하지만 여기에 소개하는 길은 느리게 걸으며 쉬기 위한 길이다. 그래서 좁고 우둘투둘한 흙길로 이어진 이 길이 제격이다. 달마고도가 감칠맛 도는 길로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이 걷는 길은 사람 손으로 만들어야 좋다’는
우리는 어려운 현실의 문제에 봉착 할 때, 또는 여유로운 시간이 생길 때 ‘여행’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낯선 곳에서의 만남과 경험을 통해 지금의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여행을 한다는 것은, 비워내는 것인 동시에 채움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막연한 여행의 상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좀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에 이른다. 어디로 갈 것인지, 무엇을 볼 것인지, 무엇을 먹고 또 어디서 잘 것인지. 하지만 그 여러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여행지에서 기다리고 있는 감동이다. 특히 숨겨진 스토리 안에서 또 다른 감동을 찾아내는 일은 여행자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준다. 고전에서부터 현대와 미래를 아우르는 수많은 작가와 작품을 간직한 ‘스토리의 나라’ 영국, 이 곳을 여행한다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의 세계를 여행하는 일이다.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역사성 어두운 골목에서 마치 서부의 사나이를 연상케 하는 망토를 걸친 남자가 암흑 속에 갇힌 범죄를 해결해 가는 탐정소설 ‘셜록홈즈’를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놀라움이란!, 허허 웃음이 나올만큼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탄을 금치 못했으며 그가 따라가는 범죄의 그림자를 함께 쫓
고요한 인레 호수 인근 마을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외국인을 볼 수 있는 관광지를 벗어난지 한참이 지난 터라 바쁘게 다닐 일도 없어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매일 친절한 미소와 소박한 음식으로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식당이 있었다. 어느 날 식당 주인이 약간은 들뜬 미소로 내게 제안했다. 양곤에서 대학을 다니는 아들이 집에 왔는데, 그 아이는 영어를 매우 잘하니 너를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식당주인의 아들이자 양곤 대학생은 그 청년은 어머니의 말처럼 영어를 매우(!!) 잘하지는 못했지만, 다음날 가까운 소수민족 마을 둘러보는 동안 나의 일일 가이드가 되어주었다. 맑고 따뜻한 햇빛 아래 조용하고 작은 마을들을 걸었다. 작은 집들 앞 마당에는 제철을 맞은 파파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고, 청년의 어릴 적 모습을 기억하는 마을 아주머니는 마당에 열린 파파야를 따서 큰 칼로 서걱서걱 썰어 내주었다. 가이드가 되기엔 수줍음이 많은 청년과 말 없이 마을 길을 걷다 보니 작은 학교가 보였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아이들은 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가기 위해 학교를 나서고 있었다. 초등학생 정도 되는 아이들은 마을에 갑자기 나타난 외국인 여성의
몇 년 전 걷기여행길 전문가들과 길 컨설팅으로 충남 부여의 사비길을 11월 하순에 걸었다. 이전에도 여러 번 걸었던 곳이어서 별다를 것 없으리라 생각했건만 부소산성의 때늦은 화려한 단풍에 감탄을 하고 말았다. 동행했던 일행 중에는 부여 출신의 여행작가도 있었는데, 그분도 부소산성의 늦단풍이 이리 좋을 줄 몰랐다며 연신 셔터를 눌렀던 기억이 있다. 부소산성은 백제의 마지막 수도였던 사비성을 서기 660년까지 120년 간 지켰던 최후의 보루이자 왕궁의 후원이기도 했다. 걷기 좋은 숲 산책로를 5km 넘게 보유한 부소산성은 패망한 나라의 왕성이어선지 언제 걸어보아도 검박하고 소슬한 맛이 독특한 아취를 그려낸다. 부소산성의 화려한 가을단풍은 이런 쓸쓸한 느낌과 대비를 이루며 더 깊이 스며든다. 부여 사비길 따라 역사순례 부소산성만 걸어도 그 자체로 훌륭한 걷기여행이자 단풍걷기가 되지만, 걷기여행길을 통해 영역을 조금만 확장하면 부여 사비길이 등장한다. 사비길은 부여가 가진 다양한 백제역사자원을 엮은 길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한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42곳 중에서도 첫 손에 꼽는 대표적인 역사탐방로다. 이 길은 2015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백제역사지구
세계유산에 등재된 우리나라 대표 전통한옥마을인 하회마을은 전국 최고라는 유명세를 뒤따라온 관광지화의 쓰나미 속에 본래의 정신을 잃어간다는 혹독한 말을 듣기도 한다. 매표소가 있는 마을입구부터 전동차를 타고 돌아보라는 호객행위가 시작되고 국적을 알 수 없는 조악한 물건들로 좌판을 벌린 노점들과 현대화된 상점가는 ‘하회마을은 점찍고 가는 것만으로 족하다’라는 냉혹한 평가를 종종 불러낸다. 하회마을 매표소에서 줄 서서 타는 무료셔틀버스를 이용해서 마을만 휙 돌아보고 나오는 관람객들은 이러한 실망감을 안고 돌아가기 십상이다. 하지만 하회마을과 숲길 넘어 병산서원을 잇는 유교문화길 2코스 ‘하회마을길’을 두발로 온전히 걸어본다면 우리 전통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한 의미있는 여행길이 될 것이다. 마을입구부터 낙동강 따라 오솔길 걷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로 지정된 유교문화길 2코스 ‘하회마을길’은 본래 안동한지에서 출발하지만 보행쾌적성이나 여행만족도를 위해서 하회마을 입구부터 걸어서 병산서원에서 마무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총 걸리는 시간은 마을을 어느 정도 둘러보느냐에 따라 가감되지만 대체로 3시간에서 4시간30분 정도 잡으면 된다. 스마트폰
이번에 소개하는 루트는 일반인이 갈 수 있는 현존하는 서울의 마지막 별천지를 지나는 길일지도 모르겠다. 먼저 오성대감으로 알려진 백사 이항복이 경치에 반해 별장을 지었다는 북악산 아래 백사실계곡을 걷는다. 그리고 만나는 곳은 세종의 셋째아들로 꿈에 본 선경(仙境)을 안견에게 그림으로 그리게 하여 ‘몽유도원도’라는 걸작을 남긴 안평대군이 그 꿈에 보았던 곳과 경치가 닮아서 집을 지어 머물렀다는 인왕산 자락 무계정사터의 무계원이다. 마지막은 아름다운 주변 경치로 흥선대원군이 영의정을 지낸 김흥근으로부터 소유권을 빼앗다시피 넘겨받았다는 석파정이 장식한다. 세검정서 시작해 백사실계곡 거쳐 창의문으로 걷기의 시작은 종로구 홍지동의 세검정 버스정류장부터가 좋겠다. 복원한 세검정 정자에서 너럭바위를 씻어내며 흐르는 홍제천을 바라보자. 세검정은 이름대로 검을 씻었다는 곳으로 과거 군사훈련장소였다는 설과 인조반정 때 반군들이 광해군의 폐위를 논하고 검을 씻었다는 설 등이 있다. 작명의 연원이 무엇이든 속이 후련해질 정도로 시원한 물줄기가 꽤 볼만하다. 크게 굽어지는 홍제천을 따라 상류로 향하면 백사실계곡으로 이어지는 골목을 안내하는 안내판들을 볼 수 있다. 입구를 놓쳤다면
지난 7월말 8월초 서울의 폭염이 한창이었을 때 6박5일간 트레킹한 스페인 카탈로니아 지방의 높은 ‘피레네 자연공원’은 바르셀로나에서 북서쪽으로 380여 킬로미터 거리에 북쪽은 프랑스, 동쪽으로 안도라, 남서쪽은 카탈로니아에 둘러 싸여있는 지역을 말한다. 계곡의 깊은 골짜기에 위치한 해발 1천 미터의 타바스칸을 중심으로 이번 트레킹이 이루어졌다. # 길가에 꽃들과 나비가 춤을 추고 첫날은 휴양지 주위 옛 산골 동네를 한바퀴 도는 6시간 일정의 몸 풀기라고 하였는데 8시간 걸렸으니 이번 트레킹이 간단치 않음을 예감하였다. 옛날 집들은 벽도 지붕도 모두 돌로 지어졌고 집들도 산비탈이라 많지 않은데 백년이 넘었다는 교회가 보존되어 있었다. 길가에는 꽃들이 지천으로 피었고 온갖 나비가 춤을 추었다. 생소한 풀과 약초 나무들을 가이드는 설명하기 바쁘다. 이번 트레킹 일정은 나와 외손자, 미국에서 온 세 모녀, 뉴질랜드 아줌마 이렇게 6명의 단출한 인원이었다. 둘째 날은 세르타스칸 호수를 찾아가는 날. 차로 10여 분 가서 9시부터 침엽수, 자작나무 숲 속을 1시간 여 걸었는데 경사도 완만하고 흙길이라 걸을 만 하였다. 차츰 나무가 작아지고 뙤약볕이 내려 쪼이고 다음은
바람이 분다! 파도 위를 날아 육지에 상륙한 시원한 바닷바람에 강릉의 솔향기가 더해진다. 해변을 따라 길게 띠를 이루며 4km 정도 이어지는 해송숲은 강릉을 커피의 고장으로 올려놓은 안목해변(강릉항)에서 북진한다. 강릉을 대표하는 걷기여행길인 강릉 바우길 5구간이 바로 이 길을 지난다. 바우길 5구간은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해파랑길 770km 50개 코스 중에 39코스와 노선이 정확히 겹치는데, 걷기여행길 방문객 규모면에서 동해안 톱클래스에 들어가는 명품코스로 정평이 나 있다. 바우길 5구간은 사천진항 출발해 남항진해변 솔바람다리 부근까지 약 16km를 남진(南進)한다. 하지만 코스 후반부에 볼거리와 먹거리가 집중되므로 코스 종점인 남쪽에서 출발해 북쪽으로 걷는 것이 더 좋다. 남쪽 출발점인 남항진해변에서 걷기를 시작한다면 16km를 다 걸어도 좋지만 오래 걷기에 익숙지 않을 경우 출발점에서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까지 7km만 걸어도 핵심은 거의 지나는 셈이니 걷기부담을 줄여 걸을 수 있다. 솔바람다리 건너 커피향 그윽한 안목해변으로 남쪽에서 걷기를 시작할 곳은 바람을 형상화하여 디자인한 남항진해변의 솔바람다리다. 남항진해변과 강릉항 사이를 관통해 바다와
산수(山水) 좋은 홍천의 여러 걷기여행길에서 걷기꾼들이 단연 첫손에 꼽는 길은 용소계곡 트레킹길이다. 안 걸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걸어본 사람은 없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용소계곡 트레킹길은 상당한 만족감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소계곡은 주말에도 걷는 이들이 많지 않아 한산한 편이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코스 시작점과 종점을 연계하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다. 그러다보니 대절버스를 이용한 단체 이용자가 많은 편이고, 개인적으로 가더라도 자가용 두 대를 이용해 한 대를 종착점 주차장에 두고 다른 한 대로 시작점까지 간 후 걷는 방법을 택하곤 한다. 필자가 용소계곡을 처음 찾았던 10년 전에는 오지 트레킹 코스로 첫 발을 떼었지만 몇 년 전 용소계곡에 대한 전체적인 탐방로 정비가 이뤄지며 걷기가 한결 편해지고 길찾기도 쉬워졌다. 예전에는 바짓가랑이 걷고 수심 얕은 계곡을 건너면서 트레킹을 마무리했으나 지금은 그 자리에 대형 현수교가 놓여 건너기는 편해졌으나 예스런 맛은 조금 줄어들었다. 에메랄드빛 신비로운 소(沼)의 환상 릴레이! 계곡 시작점인 내촌면 광암리 부근에 트래커들을 위한 주차장이 최근 마련됐다. 이곳에 주차하고 차량통행이 거의 없는 좁은 포장도
신라 천년고도 경주는 유적지 가득한 시내를 벗어난 동쪽 해안에도 고대국가의 흔적이 적지 않다. 경주 봉길해변 앞바다의 대왕암이 삼국통일을 이뤄 남북국시대를 연 신라 문무왕의 수중릉이고, 그 부근에 신문왕이 아버지 문무왕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감은사지가 있다. 그곳에는 한국 석탑사에 기념비적 작품으로 칭송되는 감은사지 삼층석탑이 쌍탑으로 웅장하다. 또한 감은사지에서 바다 쪽으로 나가면 죽어 용왕이된 문무왕과 김유신이 보내준 만파식적을 건네받았다는 이견대 정자가 자리하며 ‘경주바다 전설의 트라이앵글’을 완성한다. 이번에 소개할 길은 전설의 트라이앵글 지역에서 남쪽으로 5km떨어진 읍천항을 출발점으로 하는 경주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이다. 이 길은 경주지역에서 동해안 드라이브를 즐길 때 앞서 열거한 세 곳의 유적지와 함께 반드시 차를 세우고 두발로 걸어봐야 할 곳이다. 걷는 거리는 편도 2km이고, 갔던 길을 되짚어와도 왕복 4km 정도로 결코 길지 않지만 느낌이 매우 강렬한 명품길이다. 부채꼴 주상절리로 화룡점정 찍는 국가지질공원 2017년 8월 환경부 지정 국가지질공원에 이름을 올린 이곳에는 인류가 나타나기 한참 전인 신생대 3기(약 2천만년 전)에 형성된 주상
Q. 2018년 치과계 노무 주요 쟁점은 뭐죠? A. 주로 두 가지가 분쟁의 이슈인 것 같습니다. 하나는 근로계약서 미작성이고, 또 다른 하나는 퇴직금 지급입니다. Q. 근로자명부와 임금대장을 비치하지 않아 문제가 된 경우가 있나요? A. 원칙적으로 벌금부과이나, 아직까지 부과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반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교부하지 않으면 벌금(최대 500만원)이 부과됩니다. Q. 근로계약서는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표준근로계약서’가 기준이라는데, 그것과 비교했을 때 푸른치과 근로계약서에는 빠진 것이 있네요. A. 표준근로계약서에 있더라도 법에서 정한 필수항목이 아닌 것은 뺐습니다. 2번 근무장소, 3번 업무의 내용, 8번 사회보험 적용, 9번 근로계약서 교부가 이에 해당됩니다. Q. 필수항목들 외 근로계약서에 추가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자주 추가되는 항목들이 있습니다. -사업자는 업무상 필요 시 연장 및 휴일근무를 명할 수 있으며 근로자는 이에 따라야 한다. -사직하는 경우, 사직일로부터 30일 전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업무인수인계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업무 중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안 된다. -직원 상호간에 임금